지원 못받는 우크라…“올해 말 러시아에 패할 수도”

CIA 국장 분석 공개

18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주 쿠피얀스크시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다연장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의 침공전에 맞선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군사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올해 말 패할 수 있다는 미국 정보당국의 진단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CNN 등에 따르면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센터에서 열린 행사에서 의원들에게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법안의 통과를 촉구하며 이 같은 분석을 공개했다.

번스 국장은 "우크라이나가 군사 지원을 받는다면 실질적, 심리적인 증강 효과와 함께 올해 내내 자국을 전체적으로 방어하고 시간이 자기편이라는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오만한 견해를 거덜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지원법안이 부결될 경우에 대해서는 "상황이 훨씬 나쁘다"며 "우크라이나가 2024년 말에 전쟁터에서 지거나 최소한 푸틴이 (우크라이나전의) 정치적 해결 조건을 강제할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번스 국장은 2000명으로 구성된 우크라이나 여단이 하루에 겨우 야포 15발, 박격포 42발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밀려 고전하다가 전열 재정비에 성공해 점령지 확대를 위한 봄철 대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번스 국장의 이날 발언은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610억 달러(약 84조 원) 규모의 지원안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왔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쟁 속에 지난해부터 중단돼왔다.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은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지난 2월 처리했으나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미국 공화당 내 강경파는 이번 지원안에도 반발하고 있어 가결 여부는 불투명하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