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라앉는 중… 100년 내 25% 사라질 수도” 中 연구팀의 경고

박선민 기자 2024. 4. 2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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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중국 상하이 푸동 루자주이 금융지구 빌딩숲. 상하이 타워, 상하이 세계 금융 센터, 진마오 타워, 동방명주 TV 타워 등 고층 빌딩들이 빽빽하다./Imagine China

중국 주요 도시들이 급속한 지반침하 현상으로 인해 가라앉는 중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속도대로라면 앞으로 100년 안에 중국 영토의 약 4분의 1이 해수면보다 낮아질 거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19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성리 타오 중국 베이징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중국 주요 도시들이 과도한 지하수 사용과 고층 빌딩 건설로 매년 10㎜ 이상 가라앉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는 2015~2022년 중국 도시인구 4분의 3을 차지하는 82개 주요 도시의 지표면 변화를 위성 레이더로 측정, 수치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위성 데이터를 사용해 중국 전역에서 얼마나 많은 도시가 가라앉고 있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그 결과 중국 인구 29%를 차지하는 도시 지역의 거의 절반이 연간 3㎜보다 빠른 속도로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에 해당하는 인구수는 약 2억 7000만명이다. 특히 매년 10㎜ 이상 속도로 가라앉는 영토에는 6700만명이 살고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100년 이내에 중국 영토의 약 26%는 해수면보다 낮아질 것”이라며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주민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0년 베이징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모습. /AFP 연합뉴스

연구진은 과도한 지하수 추출을 지반침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지반침하의 영향은 해안일수록 더 심각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베이징, 톈진, 상하이, 광저우 등 해안 대도시들이다. 폭풍과 홍수 등의 위험에도 더 쉽게 노출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실제로 작년 5월 지반침하로 중국 톈진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도로 곳곳이 내려앉고 아파트가 기우는 일이 있었다. 당시 2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조사반은 이 정도로 국지적이고 돌발적인 지반침하에는 복잡한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고층 건물이 난립하는 점도 땅을 가라앉게 만드는 또 다른 원인이다. 토양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쌓이는 퇴적물 무게 등으로 자연적으로 압력을 받아 가라앉게 되는데, 과도할 경우 더 빠르게 암반 탄성 변화와 퇴적물 응고 등의 현상을 일으킨다.

도시 교통 시스템의 반복적인 하중, 진동도 잠재적으로 지반침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베이징 등 대도시에 지하철과 고속도로 주변 지역에서의 침하가 더 빠르게 나타났다는 점이 근거다.

다만 연구진은 지반침하는 비단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도 뉴욕시를 비롯한 수십 개의 해안 도시가 가라앉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토지 25%가 해수면보다 낮게 가라앉았고 멕시코시티는 연간 최대 50㎝ 속도로 가라앉고 있다. 논문을 검토한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의 토목공학자 로버트 니콜스는 “지반침하 문제는 매우 큰 문제로 국가적인 차원을 넘어 국제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대책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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