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로 알려졌던 의사, 사실은 환자 죽이는 '저승사자'였다 [주말 뭐 볼까 OTT]

라제기 2024. 4. 20. 11: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편집자주※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파울로는 정말 환자들을 위해 새 수술법을 개척하는 진취적인 의사일까.

악의를 지닌 의사가 얼마든지 시스템을 농락할 수 있고, 환자들은 애먼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현실을 꼬집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웨이브 드라마 '닥터 데스: 미라클 맨'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파울로는 '기적의 남자'로 불릴 정도로 빼어난 의술을 지닌 의사로 알려져 있다. 친절하고 실력이 출중한 듯한 그는 무시무시한 비밀을 가지고 있다. 웨이브 제공

웨이브 바로 보기 | 8부작 | 15세 이상

파울로(에드거 라미레즈)는 묘한 인물이다. 스위스에서 태어나 이탈리아에서 자랐고 스페인에서 주로 살고 있으며 스웨덴과 미국, 러시아를 오가며 일한다. 국경을 넘나든 삶을 반영하듯 5개 언어를 구사한다. 매력적인 외모에 바이크를 몰고 다니는 그는 외과의사다. ‘기적의 남자’라는 수식이 따르고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다. 완벽하다는 표현이 적합할 이 중년 남자는 섬뜩한 비밀을 지니고 있다.


①모두가 칭송한 새 의술

파울로는 환자들에게 늘 웃음으로 대하나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의 그의 얼굴에서 가식을 발견한다. 웨이브 제공

파울로는 의학계 스타다. 줄기세포와 신소재 기관을 활용한 새 수술 기법으로 주목 받는다. 그의 수술법은 실험으로 검증을 거쳤고, 유명 학술지에 관련 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환자들에게는 복음이나 다름없다. 파울로는 여러 투자를 끌어모으기 좋은 인재다. 유명 의료기관들은 그를 고용해 의학기술을 선도하는 동시에 재정 증대 효과를 노린다. 스웨덴 명문 의대 카롤린스카도 마찬가지다. 파울로를 영입해 여러 도전적인 수술들을 적극 지원한다.

파울로의 활동 영역은 스웨덴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미국 뉴욕으로도 원정 수술을 간다. 유력 방송사 저널리스트 베니타(맨디 무어)가 파울로를 주목한다. 그가 행하는 ‘기적’을 화면에 담으려 한다. 파울로를 취재할수록 그의 신념과 사명감, 추진력에 빠져든다.


②환자를 위한다는 거짓말

파울로는 기관지 관련 무리한 수술을 하고는 한다. 환자 대부분이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고 하나 그의 실험대상이 될 이유는 없다. 웨이브 제공

파울로는 정말 환자들을 위해 새 수술법을 개척하는 진취적인 의사일까. 베니타는 직업윤리를 어기며 파울로와 가까워진다. 결혼 결심까지 한 후에야 의심스러운 점을 하나하나 발견하게 된다. 베니타뿐 아니다. 카롤린스카의 동료 의사 네이선(루크 커비)과 안데르스(구스타프 함마르스텐)도 파울로의 수술법에 강한 의문을 가지게 된다.

환자를 위한다는 파울로의 말은 거짓말이다. 그는 환자를 살리는 천사가 아닌 저승사자다. 여러 의혹에도 불구하고 파울로는 승승장구한다. 그를 통해 얻는 이익이 크다는 걸 아는 조직과 사람들의 맹신 덕이다. 파울로의 비밀을 세상에 알리려는 베니타와 네이선의 노력은 종종 벽에 부딪힌다.


③사람을 죽이는 의료 시스템

파울로는 워낙 스타 의사라 그의 언행에 이의를 제기하는 동료들은 많지 않다. 그의 악행이 잘 드러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웨이브 제공

드라마는 의료 시스템에 질문을 던진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들에게 도박이나 다름 없는 수술을 시도하는 게 그나마 나은 일일까. 이기적인 의사가 의술 진화라는 선의를 악용한다면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파울로와 네이선은 대척점에 서 있으나 비슷한 말을 한다. 모국 이탈리아와 미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일하는 이유로 “의료 시스템 붕괴”를 꼽는다. 아무리 의욕을 가져도 자신들의 나라에선 제대로 된 의술을 펼칠 수 없다는 논리다. 여러 방면에서 선진국을 대표하는 스웨덴이라고 다를까. 파울로는 스웨덴 의료 시스템의 허점을 파고든다. 네이선은 시스템의 무력함에 좌절한다.

뷰+포인트
제목이 암시하듯 사람을 살리기보다 죽음을 부르는 의사에 대한 이야기다. 실화에 허구를 더했다. 악의를 지닌 의사가 얼마든지 시스템을 농락할 수 있고, 환자들은 애먼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현실을 꼬집는다. 파울로의 병원 밖 행각이 엽기적이기도 하나 수술 관련 사연이 더 소름 끼친다. 튀르키예 20대 여성과 관련한 이야기는 공포 자체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었던 청춘이 병원에서 어떻게 몸과 마음이 망가질 수 있는지를 섬뜩하게 묘사해낸다. 2021년 처음 선보인 ‘닥터 데스’의 시즌2에 해당하나 시즌1과는 전혀 다른 인물들의 다른 서사를 전한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80%, 시청자 84%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