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에 한 걸음 더… 희망상가·일자리 지원 주택으로 힘 싣는 LH [이지민기자의 하우징]
전국 400만, 경기도 100만 소상공인 시대. 최근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상공인은 사업을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가 2024년 초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기대 정책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시행한 결과, 이들은 어려운 자금 사정에 따른 금융 지원 정책을 가장 많이 원했고, 상권이 활성화될 방안을 마련해주길 주문했다.
공공지원건축물 지원을 통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으로 청년들의 창업과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번에는 청년은 물론, 경력 단절 여성과 영세 소상공인을 위한 자립 지원책을 마련, 신규 일자리 창출에 나섰다. 기업가로서 새로운 시작을 꿈꿀 수 있도록 사회적 기반을 제공하고 있는 LH경기남부지역 상가를 찾아 이들의 희망찬 이야기를 들어 봤다.
■ “첫발 내디딜 수 있는 용기를”…LH, 청년 창업에 한 걸음
19일 오전 화성 남양읍 LH 화성남양뉴타운 20단지의 여유로움 사이, 단지 앞 상가는 이른 시간이지만 하나둘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을 준비가 한창이었다. 활짝 문을 연 상가 사이로 퍼지는 맛있는 음식 냄새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파스타 등 서양식 전문점인 ‘파스타 FeeL라프’. 이른 아침부터 바삐 영업 준비를 시작한 황성욱 대표는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며 밀려드는 주문에도 침착한 모습으로 음식을 내놨다.
바로 옆 살랑이는 커튼 사이로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카페 코이’ 대표 김혜수씨도 아침 일찍 부지런히 카페 문을 열고 영업 준비에 나섰다. MZ 사장님의 취향이 한껏 반영된 카페에서 퍼지는 고소한 원두 향은 내리 쬐는 햇빛 속 시원한 커피 한 모금을 상상하게 했고, 가던 걸음을 붙잡았다.
‘파스타 FeeL라프’ 황성욱 대표와 ‘카페 코이’ 김혜수 대표는 1995년생 동갑내기 청년 사장이다. 두 사람은 연고가 없는 화성으로 와 창업에 뛰어들게 됐으며, 업종은 다르지만 ‘청년’이라는 공통점으로 서로 의지하는 동료가 됐다.
황 대표는 “요식업에 오랜 시간 일을 했고 나만의 가게를 꾸려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LH 아파트에 거주하게 되면서 친구를 통해 희망상가를 알게 됐고 저렴한 가격으로 좋아하는 요리를 할 수 있게 돼 너무 행복하다”며 “경제적 부담으로 창업을 망설이는 청년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업”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도 “상가 바로 뒤에 LH 단지, 대학교, 무봉산 산책로 등이 있어 오가는 손님이 꽤 있다”며 “권리금이 없고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창업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는 LH 희망상가를 우리 청년들이 잘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많은 분께 이를 선사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 청년·소상공인 등에 희망상가 지원…LH, 꿈 실현에 한 걸음
이들 같이 창업을 원하지만, 창업에 대한 경제적 비용 부담에 쉽게 창업에 뛰어들지 못하는 청년 소상공인을 비롯해 경력 단절 여성과 영세 자영업자들이 보다 부담 없이 창업할 수 있도록 LH는 공공임대주택 단지 내 근린생활시설을 청년·경력 단절 여성·영세 소상공인 등 대상자에게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임대하는 공공지원형 ‘희망상가’를 운영 중이다.
청년·경력단절여성·사회적기업·보훈대상자 등을 공급 대상으로 하는 ‘공공지원형 I’의 경우 주변 시세보다 50% 저렴하게 공급된다. 최초 임대차 계약 기간은 2년이며, 계약 해지 등의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 2년 단위로 갱신 계약을 체결해 최대 10년까지 계약기간이 보장된다.
청년 지원자의 경우 창업 아이디어와 의지를 보유한 만 19~39세(공고일 기준)의 예비 또는 초기 창업자라면 누구나 공모 지원할 수 있으며, 서류 심사 등을 통해 창업 아이템·사업 계획의 적합성, 일자리 창출 효과, 지역사회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공정하게 평가해 대상자를 선정한다.
혼인·임신·출산·육아와 가족 구성원의 돌봄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했거나 경제활동을 한 적이 없는 여성 중에서 창업을 희망하는 여성,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자,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자,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자도 창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국가보훈기본법 제3조 제2호에 따른 국가보훈대상자로서 국가보훈등록증을 발급받은 자 또는 국가보훈부에서 확인하는 자도 LH 공공지원형 희망상가 공모에 지원할 수 있어 사회적 효과가 더욱 기대된다.
‘공공지원형Ⅱ’는 영세 소상공인에게 시세의 80% 수준으로 공급되며, 소상공인으로서 최근 10년간 영업경력이 1년 이상인 자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LH 희망상가는 저렴한 임대료뿐 아니라 임대주택 단지 내 시설을 제공함으로써 배후 수요가 풍부한 상권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 입점자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해 분야별 전문 컨설턴트로부터 창업 단계별 1대 1 맞춤형 컨설팅 기회도 누릴 수 있다.
LH경기남부본부가 보유하고 있는 희망상가 380여호 중, 현재 청년 등이 공급 대상인 공공지원형I 희망상가는 150여호, 공공지원형Ⅱ 희망상가 40여호 정도를 운영 관리 중이며, 하반기까지 경기남부권역 내 총 20개 이상 단지에서 공공지원형 희망상가 총 56개호 이상을 순차적으로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LH는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둥지 내몰림 방지 등 사회적 가치 실현과 함께 이들이 소중한 꿈을 펼치고 성공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며 또 다른 청년이 입점해 본인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의 구축을 최종 목표로 한다.
LH경기남부본부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가 임대료는 오히려 상승하면서 이번 희망상가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양한 계층이 창업과 관련해 지원받을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 취업·창업 통합지원 네트워크 구축…LH, 자립에 한 걸음
이와 함께 LH는 주거와 일자리 지원시설 등이 결합된 특화형 임대주택을 운영, 자립 청년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편리한 취업 시스템을 제공한다.
올해 LH는 부천시와 함께 춘의동, 내동, 상동동에 위치한 LH 매입임대주택 상가를 활용, 청년 자립 사업을 추진한다. LH는 사업 진행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부천시는 상가에 일드림센터를 유치하거나 마을 청년들을 위한 네트워크 거점 공간 또는 지역 청년 공동체 일자리 사업을 위한 교육 및 작업공간으로 활용해 청년의 취업과 창업을 위한 네트워크 및 멘토링에 주거까지 해결할 수 있는 ‘원플레이스 창업시설’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LH는 부천역 인근 신축 매입임대주택 8호를 일자리 지원 주택으로 공급하고 있다. 창업 실적이 있는 부천시 무주택 청년 창업가와 종업원이 입주 대상이며, 올 상반기 입주를 앞두고 있다. 전용면적 18~20㎡(원룸)에 임대 보증금은 100~200만원, 월 임대료는 19만원에서 24만원 수준이다.
해당 주택은 일자리 지원 주택이라는 취지에 맞게 역세권에 위치하고 세탁기, 에어컨 등 기본 가전제품이 구비돼 있어 청년층의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지민 기자 eas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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