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살이 버틸만 하십니까?…너도나도 수도권 모여들더니 [창+]

이영현 2024. 4. 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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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창 '대한민국 공간 재배치-메가시티 시나리오' 중에서]

지난해 10월부터 국민의힘은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공론화 했습니다.

<녹취> 김기현/국민의힘 대표(23.10.30)
"김포시가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가지고 우리는 서울시로 편입하겠다, 이런 절차를 만약에 거치신다면 우리 당은 적극적으로 당정협의를 통해서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시키는 절차를 진행하겠다."

<녹취> 한동훈/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24.2.3)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동료 시민이 원하시면 저는, 국민의 힘은 합니다."

국민의 힘은 더 나아가 김포 뿐 아니라 구리 등 주변 도시도 서울에 편입시켜 이른바 메가 서울을 만든다는 계획을 당론으로 밝혔습니다.

<녹취> 윤재옥/국민의힘 원내대표 (24.2.21)
" 서울과 경기는 행정 구역 개편을 추진할 때가 됐습니다. 이에 우리 국민의힘은 주민들의 열망을 반영하여 김포, 구리 등 서울 인접 도시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겠습니다. "

김포는 북쪽과 동쪽으로 한강을 사이에 두고 서쪽으로는 인천광역시 남동쪽으로는 서울시와 접하고 있습니다.

이 김포가 서울 편입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교통 문제였습니다.

<인터뷰> 서형배/김포·검단 시민연대 위원장
대부분이 서울로 출퇴근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행정 구역이 같아지면 훨씬 더 자연스러운 부분이
있고요, 행정 구역이 같게 되면 이제 도시 철도로 자연스럽게 연장이 될수가 있거든요.
(기자: 서울도 김포를 편입시키는 게 이익이 될까요?)
저희는 사실 서울 편입이라는 용어보다는 통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김포에서는, 이제 편입은
우리가 어떻게 보면 우리만 원하는 것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데 사실 아니다. 서울도 김포를 필요로 한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지금 서울 같은 경우는 사실상 개발할 땅이 없어요. 아예 없다시피 하는데 그 개발할 여력을 김포라는 서울의 절반이나 되는 면적을 수용함으로써 그걸 해결할 수 있다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기자: 김포의 서울 편입·서울 통합 추진으로 인해서 지방 분권에 역행한다라는 비판이 있어요. 이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로의 두 지자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이걸 추진하는 것이고 그거를 지방 분권에
역행한다는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두 지자체가 서로 필요에 의해서, 서로 협력을 하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될 것 같습니다.

국민의 힘이 김포시의 서울 편입 추진을 밝히고 사흘 뒤 한국은행이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현재도 수도권 집중이 멈추지 않으니 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김포의 서울 편입에 반대하는 듯한 내용이었습니다.

연구팀은 5대 광역시에 살던 19살에서 35살 사이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옮겨간 추이를 분석했습니다.

줄어들던 이동량이 2015년을 기점으로 매우 빠르고 가파르게 상승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2015년부터 2021년 사이 늘어난 수도권 인구 가운데 78.5%가 전부 비수도권에서 온 청년들이라는 게 확인됐습니다.

호남권에서는 줄어든 인구의 87.8%가 청년층이었고 대구 경북은 77.2%, 부산 등 동남권은 인구 감소의 75.3%가 청년층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정민수/한국은행 조사국 지역연구지원팀장
압도적으로 청년층 인구가 많습니다. 전체인구변동의 한 7-80% 정도를 청년층의 이동으로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연구하면서 좀 특이했던 점은 성적이나 다른 환경과 관계 없이 너도나도 다 서울로 가는
그러한 현상이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지금의 현상이 조금 더 우려된다고 보겠습니다.

한국은행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사실을 한 가지 더 확인했습니다.

비수도권의 청년층 유출이 가파르게 늘어나기 시작하는 2015년부터 대한민국의 출산율도 급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정민수/한국은행 조사국 지역연구지원팀장
그 지역에 훨씬 경쟁이 덜한 곳에 남아있었을 때는 결혼하고, 아이를 2, 3명 낳고, 이렇게 살 수 있었을 것인데.
서울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나서는 거기에 있는 강한 경쟁 때문에 결혼도 미루고, 출산도 적게 하는 그런 효과가 첫 번째 있고요. 원래 살고 있던 청년들의 입장에서 그냥 이동이 없으면 원래 있던 사람들끼리 경쟁하는데. 이제 다른 경상도든 전라도든, 이런 데서 청년들이 몰려온단 말이에요. 그러면 자기 입장에서 경쟁자들이 많이 늘어나죠. 그러면 또 그 경쟁 때문에 결혼을 미루게 되고, 출산도 더 적게 하게 되고.

연구팀은 2001년부터 20년 동안 누적된 청년층 이동이 2021년 출생아 수 감소에 미친 영향은 호남권이 만 2천 명으로 가장 컸고 동남권이 7천9백 명 대구 경북권이 7천3백 명으로 추산했습니다.

<인터뷰> 정민수/한국은행 조사국 지역연구지원팀장
최근에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굉장히 심각한 저출생 출생률 저하 문제 배경에 수도권 집중이라는
현상이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은 이른바 전 세계 산업구조의 변화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민수/한국은행 조사국 지역연구지원팀장
2010년대 중반 이후에 산업 구조의 변화 특히 지식 서비스 그 다음에 정보통신 이런 분야에 그런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그런 경제구조의 변화가 심화됐습니다. 그러다보니까 그런 산업구조 변화와 맞물려서 청년층 이동이 더 강해지는 것이 아닌가....

한국은행의 이 보고서로 수도권 집중이 저출산 위기를 초래하는 등 그 부작용이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연구팀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지방 거점 도시에만 집중 투자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수도권 집중 해결이 대한민국 소멸을 막을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정책이라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관련방송: 2024년 4월 16일(화) 밤10시 KBS1TV/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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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현 기자 (lee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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