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가수에서 의전 비서로…커지는 영향력

KBS 2024. 4. 2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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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빈번해진 김정은의 공개 활동에 따라 모습이 자주 포착되는 인물이 있죠.

네, 바로 김정은을 따라다니며 의전을 챙기고 있는 현송월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입니다.

북한의 인기가수 출신인 현송월은 이제 여느 간부와 견주어도 빠지지 않는 당당한 위상을 자랑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도 그녀의 영향력을 실감케 하는 장면이 조선중앙TV에서 포착됐습니다.

김정은을 어려워하며 받아쓰기에 열중인 고위 간부들 사이에서 홀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모습이 북한 보도에 그대로 나온 건데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요?

오늘 <클로즈업 북한>에선 북한의 대표적 여성 파워, 현송월을 집중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5일, 완공을 앞둔 평양 화성지구 주택 건설 현장을 찾은 김정은 위원장.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책임일꾼들이 맞이했습니다."]

당과 군의 고위 간부들은 김 위원장을 수행하며 지시 사항을 받아 적기에 여념이 없었는데요.

유독 한 사람은 지시에 상관없이 휴대전화를 보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바로 김정은 위원장의 의전을 담당하는 현송월 노동당 부부장이었습니다.

다른 간부들이 김 위원장이 가리키는 곳을 볼 때도 현송월의 눈은 휴대전화에 가 있었는데요.

최고 지도자의 의전을 담당하는 만큼 긴급한 정보를 확인했을 수도 있지만, 공개적인 방송에 이런 모습이 노출되는 건 그만큼 그녀의 위상이 높다는 걸 의미합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김정은 시대가 시작됐을 때부터 현송월은 언론에 노출됐었고 그 이후로도 모란봉악단 창단이라든가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남북 관련 행사에서 의전했던 여러 가지 과정을 통해서 신뢰를 검증받았다고 할 수 있고요. 현송월 같은 경우에는 수행비서 역할과 의전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방송에 노출될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1977년생, 평양음악무용대학 출신으로 알려진 현송월은 보천보 전자악단 활동 당시 발표한 '준마처녀'라는 노래로 얼굴을 알렸습니다.

[북한 가요 '준마처녀' : "장군님 태워주신 준마에 올라 내 한생 그 이름을 빛내며 살리 랄라라~ 날 보고 준마처녀래요~"]

[한서희/전 북한 인민보안성 협주단 성악배우 : "허스키한 음색으로 예술단 단원으로 활동했는데 북한에 흔하지 않은 음색을 갖고 있다 보니 굉장히 인기를 많이 누렸었죠. 특히 '준마처녀'라든가 이런 노래를 해서 북한에서 인기를 많이 누렸던 대중가요 가수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현송월의 역할은 점차 커졌는데요.

2014년, 제9차 전국예술인대회에선 모란봉악단장 신분으로 연단에 올라 김 위원장에게 충성을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현송월/당시 모란봉악단장 : "원수님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우리 군대와 인민을 위하여 예술창작 창조의 불길을 더욱 세차게 지펴 올리겠습니다."]

2017년엔 당중앙위원회 후보위원으로 정치 분야에까지 진출했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한민국을 찾았을 당시엔 자신을 삼지연 관현악단장으로 소개하며 한국 대중에게도 이름을 알렸습니다.

[현송월/삼지연 관현악단장/2018년 2월/서울공연 : "이 자리에 서게 되어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 현송월입니다."]

특유의 허스키한 음색으로 열창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북한 가요 '백두와 한라는 내 조국' : "아~ 통일. 통일, 통일이여 오라."]

한국 가수들의 방북 공연 때는 북측 실무 책임자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현송월/당시 북측 대표 : "우리는 귀측 예술단의 평양방문 공연을 성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이후 현송월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건 북미 정상회담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북한 예술단의 공연이 예정된 것도 아닌데 현송월의 모습이 포착된 겁니다.

다른 수행원들과 함께 호텔을 드나드는 모습도 잡혔는데요.

현송월은 단원들로 보이는 젊은 여성들, 수십 명의 경호원들과 함께했습니다.

이후 현송월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수행원에도 이름을 올렸는데요.

당시 현송월은 세계적인 휴양지인 할롱 베이를 찾아 크루즈를 타고 일대를 둘러보고 선상에서 오찬을 즐기며 남다른 영향력을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2019년 6월, 현송월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북 행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의전을 맡으며 최측근 수행원 자리를 꿰찼습니다.

이전에 김 위원장을 보필한 인물이 여동생 김여정 노동장 부부장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인사 조치였습니다.

이후 현송월의 김정은 위원장 밀착 수행은 언제, 어디서나 계속 됐는데요.

모든 현장에 먼저 가 김정은 위원장의 동선을 파악하고, 김 위원장의 출입부터 착석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살피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송월이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백두산을 등정하고 제8차 당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과 같은 가죽 코트를 입는 모습 등에서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또 최근엔 김정은 위원장의 딸 주애를 살뜰하게 챙기는 모습이 자주 노출되고 있는데요.

이 역시 김 위원장 가족과 현송월 간의 두터운 신뢰가 작용했다는 평가입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일종의 제2부속실처럼 김정은의 일가 특히 김주애라든가 아니면 리설주와 관련된 일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 여성 중에서 그 정도의 신뢰를 줄 만한 대체할 수 있는 인물이 있겠느냐는 생각을 해본다면 여러 가지 면에서 사상 그다음에 행정 능력 등에서 검증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예술인 중에는 유일한 김씨 일가의 최측근 수행원.

공식적으로 공개되거나 확인된 바는 없지만 김정은 위원장 집권 내내 부침이 없는 현송월의 위상에는 출신 배경도 작용했을 거란 분석입니다.

[한서희/전 북한 인민보안성 협주단 성악배우 : "현송월이 알려지기 전부터 이슈됐던 집안, 어쩌면 '중앙당의 막강한 권력이 배경에 있었다' 이런 것들이 지금에 와서 보면 상당히 뒷받침되는 사실이란 생각이 들고."]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굉장히 훌륭한 가문이라고 하는 것은 저희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일반 행정 라인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전문화된 분야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김정은 최측근에서 보좌하고 보위하는 일이라고 하는 것은 그만큼의 사상이 탄탄하다는 것, 사상적 토대가 탄탄한 것을 이야기하는 것들이고요."]

또 김정은 위원장이 여성의 역할과 사회에 진출을 강조하는 만큼 현송월의 활약에도 제약이 없을 거란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다만 김씨 일가의 일원인 김여정 부부장이나, 전문 영역에서 활약하는 최선희 외무상과는 달리 현송월이 올라갈 수 있는 정치적 직책은 한계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더 높은 위치라고 하는 게 행정이나 노동당의 중앙간부로 올라가는 경우인데 저는 그것보다는 가족들 관리하는 쪽으로 더 역할이 좀 고정돼 있지 않나 그렇게 보고 있고 예를 들어 최선희 같은 경우엔 외무통으로 오랫동안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현송월이 그 정도의 자기 분야의 전문성을 쌓았다고 보긴 어렵거든요. 그렇다고 한다면 지속해서 김정은 일가 관리나 김정은의 수행비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 가요 '축포' : "축포, 축포 우리 축포. 경축, 경축의 축포."]

북한 대중 가수에서, 어떠한 행동의 제약도 받지 않는 수행원으로 올라선 현송월.

김정은 위원장의 신임 속에 그녀의 위상과 권한이 얼마나 더 커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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