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저시력 체험 VR 끼자 사물 분간 안돼…제자리서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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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 경계가 구별이 안 되죠. 이게 저시력 장애인분들의 시야입니다."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오후 부산 남구장애인복지관 인근 도로.
강은정 남구장애인복지관 팀장은 "노란색이 파장이 길어서 눈에 그나마 보인다"면서 "하지만 점자 블록을 노란색으로 하는 게 강제조항이 아닌 탓에 노란색이 아닌 곳도 많아 저시력 장애인분들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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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사물 경계가 구별이 안 되죠. 이게 저시력 장애인분들의 시야입니다."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오후 부산 남구장애인복지관 인근 도로.
저시력 장애인의 보행 환경을 경험하기 위해 저시력 체험용 VR을 낀 참가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발걸음을 멈췄다.
점자블록 바로 위에서 손에 시각장애인용 흰 지팡이까지 쥐여준 채로 VR을 끼게 했지만, 온통 흐릿하게 변해 버린 시야에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부딪칠 거 같아 발이 굳어버린 모습이었다.
기자가 VR을 실제로 착용해보니 도로가 온통 하얗게 보였다.
길잡이 역할을 하는 노란색 점자블록만 그나마 형태가 흐릿하게 눈에 들에 왔다.
강은정 남구장애인복지관 팀장은 "노란색이 파장이 길어서 눈에 그나마 보인다"면서 "하지만 점자 블록을 노란색으로 하는 게 강제조항이 아닌 탓에 노란색이 아닌 곳도 많아 저시력 장애인분들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했다.
실제로 체험이 진행된 곳이 아닌 바로 옆 인도는 점자 블록이 회색으로 되어 있었다.
이날 보행로 위에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 시각 장애인을 위협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노란 점자블록을 통째로 가리고 주차한 화물차나, 점자 블록에 바짝 붙어 주차한 차들도 보였다.
이날 휠체어 체험에는 오은택 남구청장이 나섰다.
아버지가 휠체어를 이용해 비장애인치고는 휠체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알려진 오 청장도 도로 위 '보이지 않는 함정'에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겉보기에는 평평해 보이는 도로였는데 미세한 경사에도 휠체어는 한쪽으로 치우치기 일쑤였고, 맨홀 뚜껑 등으로 인한 약간의 단차에도 바퀴가 빠지자 바로 탈출하기 어려웠다.
오 청장은 "도로의 턱이나 경계석은 우리가 넘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지만, 휠체어나 유모차는 이 턱을 넘어가지 못한다"면서 "1㎝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알기에 단차가 없는 '남구 제로 시티'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 구청장은 지난해에도 장애인 보행환경을 경험하고 실제로 개선 사업까지 진행한 바 있다.
유경상 남구장애인복지관장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식당이나 상점 등에 경사로가 없어 진입이 쉽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유 관장은 "남구의 경우 지난해 10곳 정도에 경사로 설치사업을 했지만, 모든 장애인이 내 집과 가까운 상점이나 식당을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장애인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다 같이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목표를 세웠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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