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인덱스로 본 2024 프로야구 10개 구단 [경기장의 안과 밖]

최민규 2024. 4. 2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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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BO리그가 3월23일 개막했다. 포지션 인덱스(PI)와 대체선수 대비 승수(WAR) 지표로 10개 구단 타선이 어느 정도 균형이 잡혀 있는지를 살펴봤다.
3월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 한화와 LG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KBO리그가 3월23일 개막했다. 2022년부터 개막 시점에 포지션 인덱스(PI)라는 지표로 10개 구단 타선이 어느 정도 균형이 잡혀 있는지를 살펴봤다. 올해가 세 번째다. 지난해까지는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본 지표로 했지만 2024년 버전은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가 산정한 WAR(대체선수 대비 승수)로 대체했다. WAR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까지 포함한다. 그래서 ‘타선’이 아닌 ‘야수진’으로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 공격 면에서도 주루 능력과 구장 효과를 포함했다는 점에서 OPS보다 나은 지표다. 9개 포지션 ‘WAR 순위’의 평균값이 PI다.

▶KIA 타이거즈=PI 4.0(2022년 2위→2023년 1위) WAR 27.8승(2022년 2위→2023년 2위)

지난해 KIA가 가장 균형 잡힌 야수진을 보유했다. 3루수·유격수·2루수·중견수·우익수·지명타자 포지션 WAR은 모두 리그 3위 이내였다. 유격수 박찬호는 LG 오지환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최고 유격수 반열에 올랐다. 리그 최고 수비에 공격에서도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주전 나성범이 58경기만 뛰었지만 우익수 포지션 순위는 리그 2위였다. 그만큼 나성범이 대단했다. 나성범은 올해도 부상으로 개막전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특정 포지션 의존도가 낮은 KIA 타선은 부상 등 돌발 상황을 극복할 힘이 있다. 7위 이하 포지션은 딱 하나였다. 10위인 포수였다. 박동원과 FA 계약을 했더라면 달랐을 것이다. 전임 단장의 뒷돈 요구로 계약이 무산됐다는 점은 다시 비난받아 마땅하다.

▶LG 트윈스=PI 4.8(1위→공동 2위) WAR 29.8승(1위→1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모두 거머쥔 LG는 강타선을 자랑했다. PI 2위이지만 WAR은 두 시즌 연속 1위였다. 2022년 LG의 ‘외국인 야수 잔혹사’를 끊은 오스틴 딘은 지난해 이 포지션 WAR 순위를 리그 1위로 끌어올렸다. 홍창기가 주전으로 뛴 우익수도 1위. ‘출루의 왕’ 홍창기는 리그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야수였다. 2위에 랭크된 유격수도 LG의 강점이었다. 한국시리즈 MVP 오지환은 2020년대 한국 프로야구 최고 유격수로 자리를 굳혔다. 2루수(10위)와 좌익수(9위)는 취약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신민재와 문성주는 올해 더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다. LG 야수진이 무서운 이유다.

▶NC 다이노스=PI 4.8(5위→공동 2위) WAR 26.9승(6위→3위)

올 시즌 NC를 하위권으로 분류한 전문가가 많았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힘이 있는 팀이다. 야수진이 강력하다. 지난해 WAR은 LG와 KIA 다음이었고, 짜임새도 톱 3에 포함됐다. 박민우가 지킨 2루수(2위)와 박건우의 우익수(3위), 손아섭의 지명타자(1위) 포지션은 올해도 경쟁력이 있다. 취약했던 포수(7위)와 유격수(8위) 포지션은 향상될 것이다. 김형준과 김주원이라는 차세대 스타가 있다. 두 선수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지난해 NC에서 가장 약한 포지션은 1루(10위)였다. 이 자리에 외국인 선수 맷 데이비슨이 들어왔다. 상무를 제대한 뒤 두 번째 시즌을 맞는 김성욱이 지난해 주전 중견수 제이슨 마틴의 빈자리를 어느 정도 메워주느냐가 중요하다.

▶두산 베어스 PI 5.0(6위→4위) WAR 21.2승(8위→5위)

두산은 2022년 정규시즌 9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이승엽 신임 감독 체제에서 포스트시즌에 복귀했다. 야수진도 바닥을 치고 중위권 수준으로 올라섰다. WAR 증가분은 10개 구단 최다인 6.0승이었다. 양의지가 복귀한 포수 포지션은 WAR 7위에서 1위로 수직 상승했다. 양석환의 1루수(3위), 김재호의 유격수(3위)도 경쟁력이 상위권이었다. 중견수(4위) 포지션에선 정수빈이 대단한 활약을 했다. 좌익수도 같은 4위였지만 호세 로하스의 활약은 다소 아쉬웠다. 올해는 2022년 KT에서 뛰었던 헨리 라모스가 로하스를 대신한다. 포지션은 우익수다. 지명타자(6위) 포지션이 가장 아쉬웠다. 이 포지션 주전인 김재환이 살아나는 게 올해 가장 중요한 과제다.

▶KT 위즈 PI 5.2(4위→5위) WAR 20.6승(5위→6위)

지난해 KT에서 WAR 순위가 가장 높은 포지션은 1루수(2위)와 좌익수였다. 하지만 주전 1루수 박병호의 OPS는 입단 첫해인 2022년 0.908에서 지난해 0.800으로 감소했다. 좌익수 앤서니 앨포드도 0.812로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짐을 쌌다. 지난해 PI와 WAR은 2022년 대비 한 계단씩 뒷걸음질쳤다. KT는 여전히 좋은 야수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약점이 있다. 지난해 타석수 상위 13명 가운데 8명이 31세 이상이었고, 24세 이하는 강백호 한 명뿐이었다. 올해는 한 살씩 더 먹었다. 상무에서 병역을 마치고 복귀한 26세 천성호의 올 시즌 활약은 그래서 반갑다. 천성호의 포지션인 2루의 원래 주인은 올해 마흔 살 생일을 맞은 박경수였다.

▶SSG 랜더스 PI 5.3(3위→6위) WAR 22.3승(3위→4위)

지난해 WAR에 비해 PI 순위가 낮았다. 그만큼 짜임새가 떨어졌다. WAR 순위에서 앞섰던 KT보다 득점이 적었던 이유다. 최정이 버틴 3루수(2위)와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좌익수(1위)는 리그 정상급이었다. 하지만 포수와 1루수는 9위였다. 이재원이 오랫동안 부진한 포수 문제는 풀리기 어려웠다. 하지만 홈런이 자주 나오는 문학구장에서 공격이 중요한 포지션의 1루수 약세는 심각했다. SSG도 KT와 함께 야수진 고령화가 문제인 팀이다. 지난해 타석수 상위 12명 가운데 20대 선수는 유격수 박성한과 중견수 최지훈 두 명뿐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PI 6.1(6위→공동 7위) WAR 16.6승(7위→8위)

포수는 힘들지만 ‘장수하는’ 포지션이다. 강민호는 지난해 서른여덟 나이에 양의지 다음으로 가치 있는 포수였다. 삼성 포수 포지션 WAR 순위도 리그 2위였다. 호세 피렐라가 주전으로 뛴 좌익수가 3위, 김지찬의 2루수, 구자욱의 우익수는 5위였다. 김지찬은 배트에 공을 맞히는 능력은 최고이지만 수비가 약점이다. 구자욱은 지난해 화려하게 부활했지만 리그 전체적으로 우익수 포지션이 강세였다. 나머지 포지션은 모두 6위 이하. 피렐라는 준수한 활약을 했지만 2022년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시즌 뒤 팀을 떠났다. 지난해 8위로 떨어진 1루는 향상이 기대된다. 시프트 제한은 좌타 1루수 오재일의 재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유격수(6위)도 향상이 기대됐지만 차세대 스타 이재현이 부상을 당했다.

▶롯데 자이언츠 PI 6.1(10위→7위) WAR 14.2승(10위→10위)

2022년 롯데의 포수와 유격수 포지션 WAR 순위는 모두 리그 꼴찌였다. 그래서 유강남과 노진혁을 FA로 영입했다. 지난해 순위는 각각 3위, 5위로 뛰어올랐다. WAR도 3.1승 올랐다. 하지만 2년 연속 최하위를 피하지 못했다. 포지션 균형을 나타내는 PI가 세 계단 상승했지만 워낙 기본 전력이 약했다. WAR 4위 이내 포지션은 포수·2루수·지명타자뿐이었다. 그런데 주전 2루수 안치홍은 FA로 이적했다. 지명타자 전준우는 올해 38세다. 3루수와 중견수는 지난해 10개 구단 WAR 최하위였다. 주전 한동희와 김민석은 성장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모두 부상으로 개막전을 뛰지 못했다. 한동희는 시즌 중 상무 입대가 예정돼 있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 선수.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PI 6.7(9위→9위) WAR 18.2승(9위→7위)

지난해에도 한화 야수진은 약했다. 하지만 강해지기도 했다. 야수진 WAR은 2022년에 비해 5.4승이나 향상됐다. 상승폭은 두산, NC 다음으로 컸다. 외국인 야수의 공헌도가 마이너스였다는 점에서 내국인 야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젊은 홈런왕 노시환이 지킨 3루수는 리그 최고였다. 프레이밍이 뛰어난 최재훈의 포수(5위), FA 채은성이 주전인 1루수(4위), 이진영이 깜짝 활약을 한 우익수(4위)도 좋았다. 지난해 9위였던 2루수엔 FA 안치홍, 그리고 새 외국인 선수로 요나탄 페를라사가 가세했다. 페를라사는 올 시즌 초반 한화 돌풍의 핵심이 됐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시절 기회를 받은 젊은 선수들이 성장한다면 올해 한화 타선은 무서워진다.

▶키움 PI 7.9(8위→10위) WAR 16.1승(4위→9위)

2023년 가장 크게 향상한 팀이 두산이었다면 키움은 가장 퇴보했다. 2022년 대비 야수진 WAR이 무려 6.4승이나 감소했다. WAR 4위로 준수했던 2022년에도 PI는 8위에 그쳤다. 이정후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타선이었기 때문이다. 2022년 이정후가 키움 야수진 WAR에서 차지한 비중은 무려 45.6%였다. 이정후가 부상으로 86경기만 뛴 지난해 팀 WAR이 급격히 추락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고도 중견수 WAR 1위였다. ‘최원태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주형이 이정후의 공백을 메우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올해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뛴다. 이주형은 스프링캠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지난해 키움에서 WAR 순위 8위 이하 포지션은 포수·1루수·유격수·우익수·지명타자 등 절반이 넘는 5개였다. 롯데와 함께 최약체 야수진을 다툴 것이다.

최민규 (한국야구학회 이사)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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