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탈락’에 멘탈 흔들렸나… 고우석-최지만-박효준, 마이너리그 가시밭길 언제 탈출?

김태우 기자 2024. 4. 2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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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고우석은 충격적인 빅리그 로스터 탈락에 이어 더블A에서도 확실한 성적을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 뉴욕 메츠에서의 경쟁에 자신감을 드러냈던 최지만은 팀의 막판 변덕으로 마이너리그에 내려간 뒤 아직 정상적인 타격감을 찾지는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년 4월 19일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선수는 두 명이다. 샌디에이고 부동의 주전 내야수인 김하성(29),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에 계약하며 화려하게 빅리그에 입성한 이정후(26)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이 숫자는 5~6명까지 바라볼 수도 있었다. 시범경기에서 생존 경쟁을 벌이는 선수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피츠버그의 주전급 선수였지만 부상으로 시범경기 도중 낙마한 배지환(25·피츠버그)이 개막 때까지 대기가 어렵다고 해도, 빅리그 로스터 진입을 기대할 만한 선수가 세 명 더 있었다. 이제 메이저리그에서도 경력이 꽤 쌓인 최지만(33·뉴욕 메츠),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절실한 각오로 달려든 박효준(28·오클랜드),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고우석(26·샌디에이고)이 있었다.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을 보장받을 계약은 아니었다. 그래도 꽤 가까이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세 선수는 소속팀의 마지막 선택을 받지 못했고, 결국 시즌 개막을 마이너리그에서 한 채 아직도 마이너리그 무대에 머물고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해야 메이저리그 콜업이 가능할 텐데 아직은 활약상이 저조하다. 여기에 자리도 잘 나지 않는다. 그 결과 마이너리그 생활이 기약 없이 길어지고 있다.

세 선수 모두 개막 로스터 합류를 기대했던 만큼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았을 때의 정신적 충격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스포츠도 멘탈 싸움인 만큼 마음을 추스르는 데 다소간 시간이 걸렸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4월 말로 향하는 시점에서도 아직 자신들의 경기력을 다 찾지 못한 양상이다. 되도록 빨리 전환점을 마련하는 게 필요한데 그게 말처럼 참 쉽지 않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최지만은 올 시즌을 앞두고 뉴욕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하필 FA 자격을 코앞에 둔 지난해 부상으로 모든 것을 망친 최지만은 총액 350만 달러에 스플릿 계약을 했다. 메이저리그에 가면 약속된 연봉을 받고, 인센티브를 더해 1년 최대 350만 달러를 받는 조건이었다. 뉴욕 메츠는 백업 1루수 및 지명타자가 필요했고, 좌타자인 최지만은 충분히 경쟁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메츠의 제안을 수락했다.

최지만은 시범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듯보였다. 경쟁자들보다 공격 성적이 더 좋았다. 그러나 메츠가 시범경기 막판 베테랑 우타자인 J.D 마르티네스를 영입하면서 모든 게 꼬였다. 최지만이 경쟁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전혀 시나리오에 없던 선수였다. 마르티네스의 준비 과정까지 시간이 걸릴 예정이었지만 메츠가 최지만을 선택하면 약속된 연봉을 지급해야 하는 만큼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결국 메츠는 최지만을 선택하지 않았다.

최지만은 옵트아웃(잔여계약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획득) 권한을 가지고 있었지만 메츠에서의 경쟁을 선택했다.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시라큐스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첫 12경기에서 타율 0.175로 저조한 타격감에 머물고 있다. 볼넷을 제법 골라 출루율은 0.314를 기록 중이지만 어필 포인트인 장타가 가뭄이다. 언제쯤 타격감이 올라올지도 장담하기 어려운 흐름이다.

▲ 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시범경기 성적이 가장 뜨거운 선수였던 박효준은 석연치 않은 탈락으로 오클랜드 팬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연합뉴스/AP통신
▲ 피츠버그의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배지환은 시범경기 도중 찾아온 부상으로 결국 개막 로스터 진입에 실패한 뒤 재경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AP통신

올 시즌을 앞두고 오클랜드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박효준은 시범경기에서 대활약했다. 오클랜드 내에서도 가장 뜨거운 선수였고, 마지막 경쟁까지 살아남았다. 박효준은 시범경기 23경기에서 타율 0.477(44타수 21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137이라는 미친 활약을 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당연히 개막 로스터에 들어가야 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오클랜드는 박효준을 외면했다. 그렇다고 비슷한 포지션에 박효준만한 활약을 한 선수도 없었다. 오클랜드 팬들이 뽑는 가장 미스터리한 결정 중 하나였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라스베이거스에서 시즌을 시작했으나 이미 기세가 꺾인 뒤였다. 시즌 첫 11경기에서 타율 0.222, 출루율 0.318에 머물렀다. 근래 들어 타격감이 조금씩 올라오는 듯한 느낌이지만 좋을 때의 기세는 확실히 아니다. 오클랜드는 팀 사정상 언제든지 로스터 변화를 열어두고 있는 팀이지만, 언제쯤 박효준의 이름을 주목할지는 알 수 없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 2+1년 최대 940만 달러에 계약한 고우석은 더 힘이 빠진다. 당초 팀의 필승조로 평가되기도 했으나 시범경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서울시리즈 원정 멤버까지 포함됐는데 여기서 로스터에 진입하지 못하며 마음만 무거워졌다. 팀은 고우석이 구위를 차분하게 끌어올릴 수 있도록 트리플A가 아닌 더블A로 보내는 배려를 했지만, 고우석의 경기력은 아직 들쭉날쭉하다.

구단 산하 더블A팀인 샌안토니오에서 뛰고 있는 고우석은 시즌 5경기에서 7이닝을 던지며 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5.14를 기록 중이다. 7이닝 동안 안타 9개를 맞아 피안타율이 0.300으로 제법 높다. 볼넷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등 의도적으로 스트라이크존 투구를 하고 있다는 점은 감안할 수 있다. 7이닝 동안 삼진도 10개를 잡았다. 구속도 많이 올라왔다. 그럼에도 결과 자체가 좋지는 않아 샌디에이고가 이를 어떻게 판단할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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