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100만원 깎고 주4일 vs 안깎고 풀재택 주5일...여러분의 선택은? [더테크웨이브]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4. 4. 2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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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혁명과 근무제도 변화 분석

요즘 테크 업계에서는 ‘주 4일 근무제도(주 4일제)’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립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른 ‘생산성 혁명’과 맞물려 과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AI 도입 최전선에 있는 정보기술(IT)기업·스타트업들은 최근 근무 방식·제도 개편을 진지하게 바라보기 시작했어요. 상대적으로 이직이 자유로운 IT업계는 고급 인재 유치 경쟁이 치열하고, 젊은 직원들이 많아서 근무형태·사내 복지에 민감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간 국내에서도 일부 정치권과 노동계를 중심으로 주 4일제 공론화가 꾸준히 시도돼 왔는데요. 하지만 전면적인 주 4일제 도입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실제 유즈케이스(사례)가 부족한데다 업계(업종), 회사, 직무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천편일률적인 적용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전 세계적으로 수십 년간 지속돼온 주 5일 근무 제도를 손볼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어요.

특히 영국, 일본, 호주, 미국 등에선 주 4일제 근무와 관련한 기업들의 실험과 정치권의 논의가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지, 이번주 <더테크웨이브>에서는 주 4일제를 둘러싼 테크 업계의 분위기와 여러 관점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월급 깎여도 ‘주4일제’ 선호?
‘월화수목일일일(주 4일 근무하고 3일을 쉬는 형태)’이 보장된다면 월급이 줄어도 상관없을까요.
주 4일제 도입 시 감수할 수 있는 연봉 삭감률. 원티드랩
지난해 원티드랩이 1700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HR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주 4일 근무제’에 대해 국내 직장인의 약 51.4%가 연봉이 감소해도 주 4일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주 4일제 도입 시 감당할 수 있는 연봉 삭감 폭에 대해서는 5% 미만(73.4%), 5%~10%(21.5%), 10%~15%(3.2%) 순으로, 감당할 수 있는 연봉 삭감률 최대 폭은 10% 미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근무제 두고 세대간 시각차이 ‘뚜렷’
Z세대가 속속 사회로 진출하면서 하이브리드 근무, 주 4일제 등을 도입하려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선 총선을 앞두고 젊은 세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주 4일제’를 수면 위로 올렸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총선 전인 지난 3월 ‘22대 총선 공약 월드컵’ 설문(국민 1만 2000명 응답)을 진행한 결과 ‘주4(4.5)일제 도입 기업 지원(5.9%)’은 더불어민주당의 인기공약 1위로 꼽혔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주 4일제에 대한 세대간 인식 차이입니다. 전체 91개 공약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공약을 묻는 질문에 20대와 30대는 모두 1위로 응답한 반면 40대는 2위, 50대는 19위로 꼽았습니다. 이는 세대 별로 근로 문화에 대한 인식차이가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최고의 복지는 주 4일제? 퍼블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커리어리’ 이용자 420명을 대상으로 가장 원하는 복지 제도를 조사한 결과 50%가 주 4일제를 선택했다. 퍼블리
전체 직장인 대상 설문과 대비해서 허용 가능한 연봉 삭감의 수준에서도 어느정도 차이가 존재하는듯 합니다. 올해 2월 AI 매칭 채용 콘텐츠 플랫폼 캐치가 Z세대 취준생 1076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 도입과 연봉 삭감’에 관해 조사한 결과 ‘연봉 삭감해도 괜찮다’고 답한 경우가 53%로 절반을 넘었는데요. 허용할 수 있는 삭감 정도에 대해 ‘10~15%’로 응답한 비율이 13%로 나타났습니다. 15%이상 삭감도 가능하다고 응답한 비율도 5%에 달했습니다.

Z세대의 경우 출근 형태에 대해서도 ‘하이브리드 근무’를 선호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캐치가 Z세대 취준생 2342명을 대상으로 ‘연봉 높지만, 출퇴근 왕복 3시간’ ‘연봉 낮지만, 가깝거나 재택’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59%가 후자를 택했다고 합니다. 특히 Z세대의 경우 시간의 가성비를 뜻하는 ‘시성비’를 중시하기에 ‘재택근무’를 선호한다는 분석입니다.

네이버노조 ‘주32시간 근무제’ 요구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이 올해 단협에서 ‘주 32시간 근무제 도입’을 회사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자 IT업계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네이버 노조가 단협 요구안에 주 32시간 근무제 도입을 포함한 것은 처음이었거든요. 현재 네이버 직원들은 오전 6시~오후 10시 사이 8시간을 선택해 법정근로시간인 주당 40시간을 채우는 구조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노조 측은 ‘주 32시간 근무제’의 구체적인 실행방안까지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노동시간 단축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선언적 차원의 요구라는 해석도 나왔죠.

근무형태별 득과 실 분석. 매경DB
앞서 네이버는 지난 2022년부터 주 3일 출근 또는 주 5일 재택근무를 할지를 직원들이 고를 수 있도록 하는 ‘커넥티드 워크(Connected Work)’제도를 도입해 시행중입니다. 주 5일 전면 재택근무를 공식 제도화한 것은 국내 IT업계에서 네이버가 처음이었습니다.

현재 네이버 직원의 절반가량이 ‘풀재택’을 하고 있죠. 네이버 직원은 반기에 한 번씩 자신과 조직, 진행 중인 프로젝트 상황 등을 고려해 근무 형태를 바꿀 수 있습니다. 또 주3일 사무실 출근을 하더라도, 날짜는 본인이 원하는 대로 변경할 수 있어요. 예컨대 이번 주에 회사 출근을 5일 했다면, 그 다음 주에는 내내 재택근무를 할 수도 있는 것이죠.

네이버의 근무제도는 상반기 이후 재평가를 거쳐 향후 방향성이 결정될 예정입니다.

IT업계 근무시간 단축 시도 이어져
사실 IT업계에서는 그간 ‘주40시간 미만’으로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시도가 빈번히 있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생산성’과 ‘구성원 만족’ 두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으로 전면 재택을 해제하는 대신 점진적으로 주당 근무시간을 줄이는 방안이 언급되기도 하죠.

외식배달앱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2022년부터 ‘주 32시간제’를 도입했습니다.

여행·숙박 플랫폼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여기어때컴퍼니도 ‘주 37시간 근무제’를 운영 중입니다. 월요일 오전 근무를 없애 전체 노동시간을 줄였다는 후문입니다. 금융 앱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는 월~목요일 40시간 근무를 채우면 금요일 오후 2시부터 퇴근할 수 있도록 하는 ‘얼리 프라이데이’를 도입해 운영중입니다. 카카오 역시 2023년 초부터 월 1회 주 4일제를 시행 중이고요.

대기업도 근무제 실험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가령 격주에 한 번 금요일을 휴무일로 지정해 운영하는 등 주 4.5일제에 가까운 시도를 해보는 것이죠. 예컨대 삼성전자는 ‘월 1회 주 4일 근무제’를 시행중입니다. 이른바 ‘쉬는 금요일’을 운영하는 것인데요. 매달 월 필수 근무 시간을 채웠다면 월급날인 21일이 있는 주 금요일에 출근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에 앞서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는 ‘해피프라이데이’제도를 시행중입니다. SK텔레콤과 SK스퀘어는 격주 금요일, SK하이닉스는 매달 둘째주 금요일 필수 인력을 제외한 전 직원이 출근하지 않죠.

또 CJ그룹의 콘텐츠 계열사인 CJ ENM도 지난해 2월부터 주 4.5일제를 운영 중입니다.

이같은 근무제 실험은 IT·플랫폼·스타트업 업계를 넘어 제조업계로도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대표적으로 포스코는 올해 1월부터 상주 근무 직원 1만여 명을 대상으로 ‘격주 주 4일제’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반도체를 제외하고 국내 주요 제조(철강, 자동차, 조선, 배터리) 업체 중에서 주 4일제를 도입한 곳은 없었습니다.

미국서 ‘주4일 근무제’ 법안 발의
테크업계 본산지격인 미국은 지금으로부터 84년전인 1940년에 주 40시간제를 도입했어요. 최근 들어 90년 가까이 묵은 제도를 손 보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사진)이 급여 삭감 없는 ‘주4일 근무제’ 법안을 발의했다. 매경DB
지난 3월 미국의 대표적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이 급여 삭감없는 ‘주4일 근무제’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는 기준이 되는 표준 근로시간을 기존 주간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4년에 걸쳐 낮추는 것이 발의된 법안의 골자입니다. 하루 8시간을 초과하는 근무에 기존 급여의 1.5배를, 12시간을 초과하는 근무에는 2배를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죠. 또 주당 근무시간을 32시간으로 줄여도 노동자가 받는 급여나 혜택을 줄이지 못하게 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관련 법안 제출후 열린 청문회에서 “급여 감액이 없는 주당 32시간은 급진적 구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는데요.

그는 “오늘날 미국 근로자들은 1940년대에 비해 400% 이상 더 생산적이지만 수십년 전보다 더 낮은 급여를 받고 더 오래 일하고 있다. 바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또 “AI와 자동화 등 기술의 발전에서 비롯된 이득은 기업 최고경영자와 월가 주주들뿐 아니라 근로자에게도 돌아가야 한다. 미국인들이 더 나은 삶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죠.

“공짜 점심은 없다” 반론도
당장 공화당은 생산성저하와 급여부담 우려에 기업들이 해외로 떠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요. 샌더스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에서 논의된 법안은 공화당의 강한 저항에 부딪쳤습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표준 근로시간을 줄이면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자가 피해를 입게 되고 결국 근로자들도 피해를 보게 된다고 주장을 펼쳤습니다.

공화당 간사인 빌 캐시디 의원(루이지애나)은 “공짜 점심이란 없다. 정부가 주당 32시간을 의무화하면 기업들이 급여를 시간당 최소 25%는 더 올려야 하는데 이는 고용주들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겨우 이익을 내는 수백만 중소기업들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게 주4일 근무제 반대론자들의 주장입니다.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되거나 자동화로 대체되고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더 고용하려고 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관건은 ‘생산성’
업무 시간을 줄이더라도 생산성을 유지하거나 높일 수 있을까요.

주 4일 근무제 정착의 관건은 노동계가 주목하는 근로시간보다 ‘업무 생산성 향상’에 달렸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근로시간이 줄어도 생산성을 높여 동일산 산출을 내는 방식으로 근무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지난 2022년 영국에서는 비영리단체 ‘주 4일 글로벌’과 옥스퍼드·캠브리지·보스턴 대학 연구진 등의 주도로 주 4일제 실험(34시간 근무제도 )이 이뤄졌습니다.

60여개 기업, 직원 직원 29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시작된 실험을 통해 근무 시간은 20% 줄이고 생산성과 임금은 기존대로 100%를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로 했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상당수 회사에선 직원들의 근무일이 줄었는데도 생산성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향상됐다고 합니다.

적지 않은 직원들이 스트레스가 줄고 수면의 질이 개선됐다고 응답했으며, 일과 가정의 균형을 잡기가 쉬워졌다고 답한 비율은 54%에 이르렀습니다.

그 결과 실험이 끝난 뒤에도 61개 기업 가운데 56개 기업이 주4일 근무제 시행을 연장하기로 했고, 18개 기업은 영구적으로 주4일제를 도입했습니다.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드로잉 로봇 ‘아르토원(ARTO-1)’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 네이버
직원들의 만족도와 구직자들의 선호도만이 전부는 아니겠죠.

주4일제 근무와 생산성(효율성)의 정확한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와 실험이 진행됐으나 확실하게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업종, 회사별로 편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도가 잘 운영됐을 시 효율성이 최소한 주 5일 근무제도와 동일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 것은 분명한 성과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재팬은 지난 2019년 직원 2300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를 테스트해 본 결과 생산성이 40% 향상됐다고 밝혔습니다.

‘주 4일제’ 걸림돌은?
주 4일제의 단점(부작용)으로는 △급여 삭감 가능성 △기울어진 형평성 △짧은 근무 시간으로 인한 압박감 등이 대표적으로 지적됩니다.

우선 상황에 따라 주 4일 근무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일부 기업에서는 전체 급여를 기존보다 낮게 조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에 대해 직원들의 생각도 다를 수 있겠죠.

업종이나 고용 형태에 따라 노노 갈등이 나타날 소지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한 주 4일제는 모든 산업에 적용 가능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짧은 근무 시간에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압박감도 커질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추가 근무를 하면서 일을 더 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인데요. 기업의 생산성 측면에서 역효과가 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일부 기업에서 주 4일제를 도입했다가 유턴한 사례도 빈번히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영국 BBC는 “빡빡한 일정에 맞춰 업무를 완수하는 데 집중하다 보면 협업을 등한시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주 4일제가 확산할수록 채용시장에서의 기업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주 4일제를 도입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기에 대기업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워라밸을 좇는 젊은이들의 대기업 쏠림 현상이 더욱 커지고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죠. 대다수 중소기업에 근로시간은 생산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어려움이 더욱 커질 수 있겠고요.

AI, 로봇···기술이 돌파구되나
2024년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기업과 개인의 성과를 촉진시키는 ‘생산성 혁명’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올해 초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크게 높인다면서 “AI는 향후 10년 안에 전 세계적으로 연간 4조달러(약 5350조원)의 생산성을 창출할 것이다. 기업과 국가가 엄청난 경쟁력을 갖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생성형AI, 로보틱스 등 혁신 기술이 산업 전반에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사람들의 업무 시간 단축을 도울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습니다. 예컨대 생성AI 기술이 업무에 적용되면 단순 반복 업무는 AI가 하고 사람들은 창의력을 발휘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기술 전문 미디어 Tech.co가 최근 미국 내 비즈니스 리더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AI 사용 경험이 많은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생성형 AI 기술 발달로 개발팀 규모를 줄여 탄력적으로 운영하거나 1인 기업 형태를 띤 스타트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일부 AI 회사들의 높은 생산성이 화제가 되기도 햇죠.

AI로 인한 생산성 혁명 관련 그래픽. 매경DB
일주일 걸리는 작업 AI로 1시간에 끝내
실리콘밸리에서 클레이디스라는 생성형 AI 스타트업을 창업한 루크 안 대표는 “3D 아티스트가 수작업으로 일주일이 걸리는 작업을 이제는 생성형 AI로 1시간에 끝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숙련 근로자 1명이 AI를 활용해 여러 명과 동일한 성과를 내는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죠.

지난해 말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발표한 업무동향지표(Work Trend Index)에 따르면 MS의 대표 생성형AI 솔루션인 ‘코파일럿’을 활용한 기업 임직원 70%가 AI 도구를 도입한 뒤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답변했습니다.

근로자들은 AI를 통해 반복된 업무를 더 손쉽게 처리하는 대신, 대면 미팅과 같은 더 중요한 업무에 집중했다고 해요. MS는 “평균적으로 하루 14분 정도 시간을 단축했고, 22%는 하루에 30분 이상 시간을 아꼈다고 답했다”설명했고요.

예컨대 판매 마케팅 담당자 133명 중 68%는 고객 관계 관리(CRM) 솔루션을 활용하는 데 AI를 사용했습니다.

이들은 평균 일주일에 90분을 절약했는데, 남은 시간을 고객과 면담하는 데 사용하며 생산성을 높였다고 합니다.

이 같은 혁신이 가능한 것은 오늘날 근무 상당수가 웹상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AI기술 발전으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죠.

마치며
앞으로 AI를 무기로 만드는 기업(개인)과 그렇지 않은 이들의 차이는 극명하게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챗GPT’를 업무에 활용하는 것이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은 아닐겁니다.

실제로 업무에 따라서는 AI 이용이 오히려 생산성을 낮추는 사례도 많습니다. AI가 잘 못하는 복합적 성격의 업무까지 AI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나타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AI가 막상 도입되더라도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 효과로 이어지려면 업무와 조직, 보상체계 등 다양한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일주일에 4일만 일하는 세상이 오기 전에 우리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냐고요?

이에 대한 질문에 크리슈나 IBM CEO는 “인사, 재무, 공급망 계약부터 주문 처리까지 개별 작업을 AI가 수행한다고 해서 반드시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AI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AI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여러분의 직업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도 빼놓지 않았죠.

AI, 로봇과 같은 첨단 기술은 우리를 자유롭게 해줄 수 있을까요?

분명한 것은 우리가 일하고, 돈을 벌고, 살아가는 방식이 기술로 인해 변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황순민 기자의 더 인플루언서> 연재를 시작합니다. 바야흐로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구축하고 신선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플루언서 생태계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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