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스 향한 '불매' 움직임, 이정후가 막아준다…10경기 연속안타+시즌 7번째 멀티히트 대활약

이상희 기자 2024. 4. 2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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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중견수 이정후)

(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메이저리그 유명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판매한 제품(?)들이 시즌 초부터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의 선전이 보라스의 구겨진 체면을 세워주고 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왼손투수 블레이크 스넬(32)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메이저리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열릴때만해도 최대어로 꼽혔다. 실제로 뉴욕 양키스는 스넬에게 연평균 3000만 달러, 5년 총액 1억 5000만 달러(약 2067억원)의 빅딜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스넬과 그의 에이전트 보라스측은 '계약기간을 1년 더 늘리거나 더 많은 연봉총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의 버티기 전략은 실패했다. 결국 스넬은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후에 샌프란시스코와 2년 6200만 달러(약 854억원)에 계약했다.

예상보다 적은 금액이었지만 스넬의 2년 6200만 달러는 리그 최상급 대우에 속한다. 하지만 그는 20일(한국시간) 현재 올 시즌 2경기에 선발출전해 2패 평균자책점 12.86으로 자신의 몸 값을 전혀 해내지 못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스넬의 구위가 저 정도 밖에 안되면 나도 칠 수 있겠다"라고 조롱 섞인 댓글을 남길 정도다.

또 다른 보라스의 고객인 샌프란시스코 3루수 맷 채프먼(31)도 스넬과 별반 다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그 역시 1억 달러 이상의 대형계약을 요구하며 버텼지만 FA시장의 냉담 속에 결국 현 소속팀 샌프란시스코와 3년 5400만 달러(약 744억원)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야만 했다.

(지난해 김하성과 함께 샌디에이고에서 뛰었던 블레이크 스넬)
(샌프란시스코 3루수 맷 채프먼)

이 또한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채프먼도 팬들의 조롱을 들을만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그는 20일 현재 올 시즌 총 20경기에 나와 타율 0.200, 4홈런 12타점으로 부진하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0.655로 낮다. 몸 값을 전혀 못하고 있다.

보라스의 또 다른 고객 코디 벨린저(29. 시카고 컵스)도 언급이 안되면 섭섭할 정도로 바닥을 치고 있다. 그는 20일 현재 올 시즌 총 18경기에 나와 타율 0.200, 3홈런 12타점을 기록 중이다. OPS 또한 0.668로 부진하다.

벨리저도 당초 2억 달러 이상의 대형계약을 요구하다 찾아주는 팀이 없자 시카고 컵스와 3년 8000만 달러(약 1102억원)에 계약했다. 지금의 성적만 놓고 본다면 벨린저에게 저 금액은 터무니 없는 수준이자, 오버페이로 평가받을만하다.

심지어 보라스를 해고한 고객도 나왔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와 텍사스 두 팀에서 뛰며 자신의 커리어 하이(10승 11패)를 달성했던 왼손투수 조던 몽고메리(32)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텍사스에서 뛰었던 조던 몽고메리)

몽고메리 역시 FA시장 초기만 해도 스넬과 함께 투수 최대어로 분류됐지만 정규시즌 개막이 임박해서야 애리조나와 1년 2500만 달러(약 344억원)에 겨우 계약을 맺었다. 그 여파로 몽고메리는 시즌을 시작할 빌드업이 되지 않아 아직 정규시즌에 단 1경기도 등판하지 못하고 있다. 몽고메리는 이런 이유에서인지 최근 보라스를 해고하고 다른 에이전트의 손을 잡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보라스가 정규시즌 개막을 약 1주일 앞두고 뉴욕 메츠에 판매한 지명타자 J. D. 마르티네즈(37)는 아직도 메츠의 미국 플로리다주 스프링캠프에 남아 몸 만들기만 하고 있다. 최근에는 몸살과 허리쪽 근육문제로 주사치료까지 받았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다수의 구단들이 염려했던 그의 나이가 결국 현실적인 문제로 돌출된 것이다. 이쯤 되면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보라스 '마켓'에 대한 불매운동이라도 할 판이다.

(지난해 LA다저스에서 뛰었던 J. D. 마르티네즈)

이런 와중에 이정후의 선전은 구겨진 보라스 '마켓'의 체면을 세워주기에 충분하다.

이정후는 20일 현재 올 시즌 1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2(78타수 22안타), 1홈런 5타점 2도루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특히, 최근 10경기 연속 안타행진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올 시즌 7번이나 멀티히트를 기록했을 만큼 타격 상승세가 좋다.

물론, 이런 이정후에게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가 낮다. 그는 20일 현재 OPS 0.672를 기록 중이다. 냉정하게 이정후의 몸 값을 고려한다면 최소OPS 7할 중반 이상은 해줘야 한다. 장타율 또는 출루율을 더 끌어 올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 

타자들을 판단할 때 메이저리그에서 많이 이용되는 OPS+ 지표도 나쁘다. 20일 기준 이정후의 OPS+는 93이다. 리그평균(100) 보다 낮은 수치다. 하지만 최근 이정후의 활약을 참고하면 이 수치 또한 앞으로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종범의 현역시절 모습)

이정후를 가장 잘 안다고 볼 수 있는 그의 부친 이종범은 최근 국내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정후는 여름이 되면 더 잘 칠거다"라는 말을 남겼다. 새로운 리그에서 적응기도 필요없이 질주하고 있는 이정후가 과연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MHN스포츠 DB, 텍사스,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구단 홍보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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