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한장] 펄펄 끓는 바다! 산호초가 죽어간다.
호주 퀸즐랜드 북동부 해안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의 산호초 사이에서 한 잠수부가 수중카메라로 이곳저곳을 살피고 있습니다. 촬영할 곳을 찾고 있지만 하얗게 질려 죽어버린 산호들뿐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이곳에서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퀸즐랜드 주 해안 있는 산호초 지역으로 한자표기는 영어를 그대로 번역한 대보초(大堡礁)입니다. 해안을 따라 2600㎞를 넘는 길이에 2,900개 이상의 암초군과 약 900개의 섬을 가지고 있습니다. 총면적은 344,000㎢ 이상으로 세계 최대의 산호초 군락지입니다. 북쪽은 파푸아뉴기니 남안의 플라이강 어귀까지, 남쪽은 퀸즐랜드주의 레이디 엘리엇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자연의 불가사의’라고 불리는 이곳은 미국의 그랜드캐니언, 멕시코의 파리쿠틴 화산 분화구, 잠비아의 빅토리아 폭포 등과 함께 세계 7대 자연경관(world’s seven natural wonders) 중 한 곳입니다.
이 거대한 산호초 군락이 ‘바다의 사막화’라고 불리는 백화현상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바다의 온도 상승과 엘리뇨 현상으로 산호들이 하얗게 변해 죽는 현상을 말합니다.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 산호 내부에 서식하는 조류(藻類)가 외부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산호의 알록달록하고 선명한 색깔은 조류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산호는 색을 잃고 희게 변하는 것입니다. 이 백화현상이 일어난다고 해서 산호가 바로 죽는 것은 아니지만 높은 해수 온도가 지속되면 목숨을 잃게 되고, 결국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가 파괴됩니다. 이곳에는 산호 400여 종, 어류 1,500여 종, 연체동물 4,000여 종 등 매우 다양한 생물들과 멸종위기 종인 초록거북, 듀공 등 해양 동물들도 서식하고 있습니다. 과학적·생물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산호는 외양 때문에 식물로 오해하기 쉽지만, 말미잘 등과 같은 자포동물입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바다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지난해 3월 중순부터 매일 1982년 이후 최고 일일 온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023년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지난해보다 0.25℃ 상승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오른 온도가 1년 만에 이렇게 오른 것입니다. 17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해양공원 관리청(GBRMPA)은 보고서를 통해 항공 조사 결과 전체 산호의 73%에서 백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는 조만간 이 아름다운 곳을 더 이상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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