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들 뿔났다…'나는 솔로', PD 논란 속 권리침해 신고까지 [N초점]

안태현 기자 2024. 4. 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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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규홍 PD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SBS플러스·ENA '나는 솔로'(나는 SOLO)가 출연자들의 진정성 있는 로맨스를 그려내면서 호평을 받고 있지만, 프로그램 외적으로 연출자 남규홍 PD에 대한 방송작가들의 비판의 목소리들이 거세게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이하 방송작가유니온)는 문화체육관광부에 '나는 솔로' 제작사인 촌장엔터테인먼트를 서면계약위반과 방송작가에 대한 권리침해로 신고했다.

방송작가유니온은 "남규홍 대표 스스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계약서 미작성과 작가들의 권리 침해(재방송료 미지급)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라며 "그러나 법 제도를 위반했음에도 불구하고 반성은커녕 사실 왜곡과 궤변으로 작가들의 저작권과 노동 인권을 폄훼함에 따라 직접 신고에 나서게 됐다"라고 신고 배경을 설명했다.

방송작가유니온이 남 PD에 대해 반발을 하게 된 사건의 시작은 지난 8일부터였다. 남 PD가 지난 2월 21일 방송부터 자신의 딸 및 연출진 나상원, 백정훈 PD 등을 작가명단에 포함하는가 하면, 작가들의 표준계약서 작성을 거부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

이후 남 PD는 뉴스1에 "(딸이 크레딧에 오른 것은) 자막을 그 친구가 '나는 솔로' 처음부터 지금까지 써오고 있다"라며 "어쨌든 작가적인 영역이 있다고 생각을 해서 자막 작가라고 표기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남 PD는 표준계약서 작성 거부에 대해 "표준계약서는 '표준'이라고 하는 것일 뿐, 여기서 어떤 문구도 고치지 말라는 건 아니다"라며 "막내 작가가 와서 며칠 일을 해도 이 표준계약서대로라면 프로그램의 상당 부분 저작권이 이 작가에게 가는 시스템이 된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표준계약서는 아니더라도 용역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남 PD의 입장 이후 방송작가들은 남 PD가 표준계약서 작성을 거부한 것과 연출진을 작가 크레딧에 올린 건 결국 작가들에게 돌아가야하는 재방송료(재방송시 지급되는 일정의 저작권료)를 독식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방송작가들은 표준계약서 작성 위반의 경우를 가장 강하게 지적했다.

SBS플러스·ENA '나는 솔로'

한 방송작가 A 씨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뉴스1에 "방송작가가 작가표준계약서가 아닌 용역계약서를 쓴다는 건 들어보지 못한 경우"라며 "방송사, 제작사마다 작가들에게 지급되는 원고료 및 재방송료의 책정이 연차나 기여도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그 경우 모두 표준계약서에 근거해서 작성하는 것이 업계의 룰"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A 씨는 "방송작가도 엄연히 저작권법에 보호받는 작가라며 일반적인 근로계약서를 쓰는 업종과는 업무내용 자체가 아예 다른데 남규홍 PD가 주장하는 건 너무 자기중심적인 태도"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처럼 방송작가계에서 볼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 속 시청자들 사이에서 '나는 솔로'가 프로그램이 전달하는 의미를 뛰어넘어 남규홍 PD 중심으로 짜여있는 제작사도 다소 문제성이 있다는 지적이 등장했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참가자의 출연료와 일부 유튜브 콘텐츠의 유료화 추진이었다. '나는 솔로' 참가자들에게 지급되는 출연료는 각 100만 원아며, 프로그램 내에서 출연진들이 데이트를 할 때도 자비를 사용하는 측면이 너무 '가성비'를 추구하는 제작방식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더불어 촌장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일 '나는 솔로' 본방송 이후 진행되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과 미방송분 영상이 포함된 콘텐츠를 월 7990원의 유료 멤버십으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질타를 들었다. 이에 촌장엔터테인먼트는 결국 공지 3일 만에 멤버십 운용을 잠정 보류하겠다라고 발표했다.

이처럼 잇따라 남규홍 PD와 관련된 논란들이 지속되는 것에 대해 방송 관계자 B 씨는 "남 PD의 제작 운영 방식을 되돌아봐야 한다"라고 얘기했다. B 씨는 "최근 논란들은 결국 제작 방식이 현재 방송시장의 통념과는 달랐기 때문"이라며 "다시 한번 제작 시스템과 콘텐츠 활용 방식에 대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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