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호구역에 음주난동 골리앗…2초만에 제압한 다윗 경찰 [영상]

최지은 기자 2024. 4. 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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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걸리면 끝까지 간다.

한국에서 한 해 검거되는 범죄 사건은 113만건(2022년 기준). 사라진 범죄자를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경찰 베테랑을 만났다.

남성은 만취한 상태라 몸이 늘어져 더 무거운 상태였다.

김 경장은 "이번에 취객을 제압한 뒤 저를 바라보던 어린이들의 눈빛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관으로 항상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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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김현석 울산 울주경찰서 온양파출소 경장
[편집자주] 한 번 걸리면 끝까지 간다. 한국에서 한 해 검거되는 범죄 사건은 113만건(2022년 기준). 사라진 범죄자를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경찰 베테랑을 만났다.

지난 3월25일 오후 3시30분쯤 울산 울주경찰서에 112 신고가 연이어 접수됐다. 한 남성이 술에 취한 채 차도로 들어오더니 입고 있던 웃옷을 벗어던지고 도로 한중간에 누워버리는 등 소란을 부린다는 내용이었다. 신고를 접수한 울주경찰서 온양파출소 김현석 경장(40)이 남성을 제압하는데 걸린 시간은 단 2초에 불과했다./영상=경찰청 유튜브

"취객이 어린이보호구역 도로에 서서 웃옷을 벗은 채 난동을 부려서 일대가 마비됐어요."

지난 3월25일 오후 3시30분쯤 울산 울주경찰서에 112 신고가 연이어 접수됐다. 한 남성이 술에 취한 채 차도로 들어오더니 입고 있던 웃옷을 벗어 던지고 도로 한중간에 누워 소란을 부린다는 내용이다.

신고를 접수한 울주경찰서 온양파출소 김현석 경장(40)은 동료 경찰관과 함께 현장에 출동했다. 순찰차를 타고 남성이 있는 장소로 가려 했지만 남성이 일방통행 도로 중간에 서 있어 차량 10여대가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해당 도로는 어린이보호구역이었다. 마침 인근 초등학교의 하교 시간과 맞물려 남성이 학생들에게 위협을 가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김 경장은 순찰차를 다른 동료에게 맡겨두고 조수석에서 내려 급히 남성에게로 향했다.

김 경장은 도로 중간에서 양팔을 벌린 채 서 있던 남성의 팔을 낚아채 우선 차량이 없는 곳으로 밀어냈다. 그러자 남성은 김 경장의 양팔을 있는 힘껏 잡아 넘어뜨리려 했다.

남성은 190㎝에 달하는 거구로 김 경장보다 20㎝ 이상 컸다. 남성은 만취한 상태라 몸이 늘어져 더 무거운 상태였다.

체급으로 봤을 때 김 경장이 불리한 상황이었다. 남성은 190㎝에 달하는 거구로 김 경장보다 20㎝ 이상 컸다. 남성은 만취한 상태라 몸이 더 무거운 상태였다. 김 경장도 잠시 밀리는 듯했다. 김 경장과 남성이 대치하는 모습./사진=경찰청 유튜브


남성이 김 경장의 양손을 뿌리치고 등을 돌린 그 순간, 김 경장이 뒤에서 남성의 양팔 사이로 손을 집어넣더니 중심을 무너뜨렸다. 남성은 바닥으로 그대로 넘어졌다. 김 경장이 남성을 제압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초에 불과했다.

김 경장은 상황이 정리되자마자 막혀 있던 도로를 정리하고 온 동료 경찰과 함께 남성에게 수갑을 채웠다. 해당 남성은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약 1시간쯤 뒤 술에서 깨 점차 정신을 차린 남성은 "사는 게 힘들어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경장은 경찰서 교통관리계와 기동대를 거쳐 형사과에서 경력을 쌓았다. 형사과에서 일할 당시 배관을 타고 도망가는 수배범을 검거하거나 흉기를 든 난동범을 제압하기도 했다.

온양파출소로 온 뒤로는 음주 운전 사고를 낸 뒤 차를 버리고 달아나는 사람을 뒤쫓아가 검거했다. 음주운전자는 김 경장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골목을 돌아 도망가기 시작했다. 추격전을 벌인 끝에 음주운전자는 김 경장 손에 체포됐다. 당시 음주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 이상 0.08% 미만의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형사과에서 쌓은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그는 "언제쯤 선배들처럼 빠른 판단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기도 있었다"며 "형사과에서 일할 때 범인을 많이 잡아봤더니 이제 저절로 몸이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경장은 시민들로부터 감사 인사를 들을 때 경찰관으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김 경장은 "이번에 취객을 제압한 뒤 저를 바라보던 어린이들의 눈빛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관으로 항상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 선배 경찰관들과 온양파출소 직원들, 부모님과 아내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190㎝ 거구의 취객을 단숨에 제압한 울산 울주경찰서 온양파출소 김현석 경장./사진=본인 제공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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