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고의 발명품, 동물들도 환호”…털 안뽑혀도 된다니 이게 무슨 일 [Books]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39년 화학 기업 듀폰은 미국 뉴욕 세계 박람회에서 나일론 스타킹을 선보였다.
나일론은 2년 만에 여성 양말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나일론은 마모 없는 칫솔 소재로도 각광을 받았다.
오늘날 나일론이 얼마나 흔히 소비되는지 생각해보면 나일론은 그야말로 '기적의 섬유'가 아닐 수 없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간 ‘패브릭’은 직물이라는 렌즈로 인류 역사 전반에 걸쳐 축적된 문명과 과학기술, 산업, 소비, 혁신 등을 두루 살펴본 책이다. 최초의 섬유부터 산업혁명 시기 실의 대량생산, 직물과 염료의 등장, 상품으로 발전한 직물을 둘러싼 상인·소비자·혁신가의 이야기까지 지난 수백년 동안의 실과 엮인 인류사를 총망라했다.
일례로 고대 그리스인들은 아테나를 공예, 생산적 지식, 책략을 뜻하는 테크네의 여신으로 숭배했다. 아테나는 인간에게 올리브 나무, 배와 함께 직물을 선물하고 이를 수호하는 신이다. 그만큼 그리스인들은 직기를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기술로 여겼다. 중국 남송시대(1127~1279년) 실크는 권력과 평화 유지에 필수적이었다. 황제는 귀한 직물로 경쟁국을 매수하고 병사들의 옷을 입혔다. 충직한 신하들과 평민에게 하사하는 최고의 선물 역시 직물이었다.
이 같은 직물의 영향력은 근대와 현대에도 세계 곳곳에서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이어져 왔다. 직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지식은 상당히 보편적이었다는 평가다. 직조를 하지 않거나 직물과 관련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던 사회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직물을 향한 사람들의 욕망은 놀라울 정도로 강력했다. 직물을 구매하든, 직접 만들든, 심지어는 다른 이에게서 빼앗아 오기도 했다. 여기에는 권력과 부가 있었고 이를 쟁취하기 위해 사람들은 전쟁을 일으키거나 법을 어기며 체계를 뒤흔들었다. 단적인 예로 1742년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물레는 어떻게 만드는지, 직기는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어떻게 한 정부를 잘 이끌어 갈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지금도 연구실에서는 새로운 합성섬유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땀을 흡수하는 티셔츠, 발열 기능이 있는 내복, 놀라운 신축성을 가진 요가 바지, 얼룩과 구김 방지 기능이 있는 정장, 부드러운 모달 잠옷, 심리스 속옷 등 차고 넘친다. 방수 코팅 기술은 땀은 방출하면서도 빗물은 막아준다. 기존의 섬유 기능성은 강화하면서도 환경 영향을 줄인 친환경 신소재도 늘고 있다. 섬유 배터리, 광학 섬유는 차세대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일상적으로 계획을 짜고, 셔틀버스를 타며, 스핀오프 드라마를 본다. 모임을 조직하고 실력을 쌓아 성적을 거둔다. 모두 직물과 관련된 어원을 가진 말들이다. 직물의 세계를 여행하면서 익숙해서 지나친 것들의 의미를 한 번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이대로 가면 다 죽어”...중국 대도시 절반이 가라앉고 있다는데 - 매일경제
- 연예계 활동 중단하고 제주서 카페 차리더니…배우 박한별 ‘깜짝 근황’ - 매일경제
- “자기야, 요즘엔 이 차가 대세래”…1년만에 상황 역전됐다는데, 무슨 일 - 매일경제
- “탈원전하고 태양광 더 깔아”...모범생서 병자로 전락한 세계 3위 경제대국 [한중일 톺아보기]
- 데이트폭력 신고 받고 출동한 경찰관 3명, 괴한에 흉기 피습…얼굴 등 부상 - 매일경제
- “150층마저 무너졌다”...지하실 뚫고 내려가자 한국주식도 비명 - 매일경제
- [단독] 삼성, 엔비디아에 납품 초읽기...2분기로 앞당긴다 - 매일경제
- “알리·쿠팡만 신났네”…총선 결과에 대형마트들 울상인 이유 - 매일경제
- 병원서 사라진 60대 환자, 병원 외벽에 끼인 채 발견…결국 숨져 - 매일경제
- 故 유상철 감독 제자 설영우 “감독님은 나를 프로선수로 만들어 주신 분... 정말 많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