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인생 전환... 극기나 포기 아닌 준비의 문제” 조앤 리프먼

김지수 작가 2024. 4. 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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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에서 농부로 임원에서 작가로
인생 전환…극기나 포기 아닌 준비의 문제
변화를 결정하기 전에 변화를 시작했다
‘더 넥스트’ 저자 조앤 리프먼 인터뷰
▲경력 전환, 방향 전환은 잊고 있던 정체성 찾기라고 설명하는 ‘더 넥스트’의 저자 조앤 리프먼(Joanne Lipman).

어렸을 때 나는 ‘거미 소녀’가 되고 싶었다. 장터 서커스단 천막에서 로프를 타고 가뿐히 위로 솟아오르던 노란색 원피스를 입은 거미 소녀. 번쩍이는 의상을 입고 우아한 팔과 다리를 뻗어 세상 어디로든 점프하며 살기를 꿈꾸던 ‘거미 소녀’의 환상은, 그러나 ‘스파이더맨’의 낡은 여성 버전으로 유년의 창고에 처박혔다.

누구나 다른 자아, 다른 삶을 꿈꾼다. 격무에 시달리다 어느날 갑자기 벌레로 변해버린 카프카의 ‘변신’의 주인공처럼, 의미 없는 버둥거림으로 시간을 낭비해 버렸다는 ‘자기혐오’에 괴로워하다가도, 어딘가 ‘완전히 새로운 삶’ 나를 위한 ‘미지의 기회’가 남아 있을 거라고, 기대하며 살아간다.

‘더 넥스트’는 그렇게 삶의 방향 전환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전 월스트리트 저널 부편집장 출신으로 ‘USA투데이’에서 3,000명이 넘는 언론인을 지휘하며 여러 차례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 조앤 리프먼은 코로나 이후 대퇴사의 물결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인생과 커리어의 다음 단계로 도약하도록 만드는 힘은 무엇인가. 누가 성공하고 누가 실패했는가. 그 길은 행복했는가. 막다른 곳에서 전환기를 맞이할 때 우리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베스트셀러를 가장 많이 발표한 작가로 기네스북에 오른 소설가 제임스 패터슨은 광고대행사 임원으로 일하다 쉰 살에 경력 전환에 성공했다. 어느날 기차간에서 ‘해리포터’의 이야기가 완성된 형태로 찾아왔다는 JK 롤링에 이어, 그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부유한 작가다.

조앤 리프먼에 따르면 경력 전환은 잊었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식지 않는 열망과 어느 순간 희미하게 흩어졌던 사건들이 하나로 연결되는 조합의 문제라고 한다.

전환에 성공한 사람들은 늘 다른 일을 하는 자기 모습을 상상했으며, 반복적인 시도로 패턴을 만들어냈고, 자기만의 중단 기준에 이를 때까지 섣불리 직장이나 학교를 그만두지 않았다.

결정적인 성공 요인은 ‘끈기’도 ‘끊기’도 아닌 ‘준비’였다. 변화는 유기적이었고, 변화를 결정하기 전에 변화를 시작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도심을 활강하는 ‘거미 소녀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히어로와 초능력에 대한 상상을 잃지 않은 덕에, 최전선의 지혜자 곁에서 ‘자기 구원’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기자가 되었다.

▲인생의 다음 단계를 찾는 과정은 탐색 → 분투 → 멈춤 → 해결의 4단계를 따른다.

그렇게 지금 이 순간에도 인생의 다음 목적지를 상상하는 여러분을 위해, ‘더 넥스트’의 저자 조앤 리프먼을 인터뷰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더 넥스트’란 무엇인가요?

“인생의 다음 단계를 찾는 일이죠. 일종의 삶의 방향 전환을 뜻합니다. 직업이든, 환경이든 인생을 재조정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내려는 시도입니다.”

-저도 오십이 넘었지만 여전히 다른 인생 다른 커리어를 꿈꾸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왜 지속적으로 방향 전환을 원할까요?

“성장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음 스텝을 고민하고 밟아나갑니다. 시기적으로 2020년 팬데믹은 절묘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삶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직업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던 시기였죠. 꼭 팬데믹이 아니더라도 결혼(혹은 이혼) 혹은 이직과 같은 중요한 전환기를 다들 겪게 되지요.

저는 ‘더 넥스트’ 즉 인생 전환에 성공한 수백 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했습니다. 경력이나 회사를 재창조하는 데 성공한 사람, 벼랑 끝에서 삶을 재건한 사람, 트라우마를 이겨낸 사람들... 그들의 삶을 바꾸는 ‘아하!’의 순간에 뇌에서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 궁금증을 찾아갔어요.”

-변화의 불꽃은 어떻게 일어났습니까?

“그 순간을 가까이서 지켜본 신경과학자, 심리학자, 경영 전문가 등에 따르면 다음을 창조한 사람들은 일관되게 4개의 과정을 거칩니다. 바로 탐색, 분투, 멈춤, 해결의 4단계입니다. 저는 이걸 ‘재창조 로드맵’이라고 부릅니다.”

▲250권이 넘는 작품이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작가 제임스 패터슨. 포브스가 추산한 그의 출판 수익은 8억 달러 이상이다.

-광고인이었다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제임스 패터슨으로 책의 서두를 열었습니다. 패터슨의 이야기는 매우 설득력 있는 사례더군요. 특별히 그의 인생의 어떤 순간이 당신을 매료시켰지요?

“제임스 패터슨은 역사상 가장 성공한 작가 중 한 명이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기록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알렉스 크로스 형사와 같은 기억에 남는 캐릭터를 탄생시켰죠. 하지만 그가 광고회사 임원이었고 처음 작가가 되었을 때 고군분투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는 자신의 목소리를 찾기 전까지 여러 편의 실패작을 썼던 작가입니다. 그는 ‘재창조 로드맵’의 훌륭한 예입니다.

제가 패터슨을 처음 만난 것은 1980년대, 광고 대행사에서 일하면서 작가가 되기 위해 씨름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의 첫 번째 책 중 하나가 막 출판되었는데 ‘지루함의 심연’이라는 평을 받았죠. 최근에 그와 다시 연락을 취해 어떻게 그렇게 놀라운 변화를 이룰 수 있었는지 물었더니, 그는 자신을 재탄생시킨 과정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는 재창조 로드맵의 모든 단계를 충실히 따랐더군요.”

-4단계를 다 거쳤다는 건가요?

“네! 첫 번째 단계인 ‘탐색’은 광고 대행사에 다니면서 다양한 글쓰기 스타일을 실험하는 것이었어요. 자신의 전환으로 이어질 경험과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던 거죠. 그다음에는 오랜 ‘분투’가 이어졌는데, 수년간 책을 써도 반응이 좋지 않았죠. 마침내 책이 팔리기 시작하자 자신이 작가로서 성공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두려움이 찾아왔습니다.

패터슨의 멈춤은 갑작스러운 ‘아하!’의 순간과 함께 찾아왔습니다. 그는 50세에 이르렀고 책은 성공했지만, 여전히 광고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여름 일요일, 해변에서 사무실로 돌아오는 꽉 막힌 도로에 갇혀 있다가, 패터슨은 문득 해변으로 향하는 반대편 도로는 뻥 뚫려 있다는 걸 깨달았죠. ‘내가 길을 잘못 들었구나!’ 그 순간 결단을 내리고 사무실에 오자마자 사표를 냈습니다.”

▲도심을 활강하는 ‘거미 소녀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히어로와 초능력에 대한 상상을 잃지 않은 덕에, 나는 최전선의 지혜자 곁에서 ‘자기 구원’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기자가 되었다.

-인생의 다음 단계를 찾는 탐색 → 분투 → 멈춤 → 해결의 단계는 사실 모든 분야에서 도약을 위해 필요한 과정입니다. 당신이 관찰하기에 보통 사람은 어느 부분에서 가장 힘들어하나요?

“가장 어려운 단계이자 우리가 말하기 싫어하는 단계가 바로 ‘분투’입니다. 이전의 정체성을 버렸지만 새로운 정체성을 찾지 못했을 때죠. 비참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성공의 길로 순항하고 있는데 나만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 같아, 막막하지요.

문제는 우리가 위대한 변화를 원할 때 이러한 지저분한 중간 부분을 건너뛰고 바로 ‘탐색’에서 ‘해결책’으로 넘어가려고 한다는 겁니다.

“마크 저커버그, 대학생에서 억만장자가 되다니. 대박!” 이런 식이죠.

신데렐라, 스파이더맨, 슈퍼맨, 아메리칸 아이돌을 보면 다 그렇게 단번에 히어로가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를 쓰고 뭔가를 하려고 할 때, 잘 되지 않으면 ‘내가 문제가 있다’고 착각합니다. 절대 그렇지 않아요. 누구나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사실 ‘분투’야말로 ‘넥스트 로드맵’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그릿’의 안젤라 더크워스와 ‘큇’의 애니 듀크는 각각 극기와 포기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수백 명의 사람을 만나보니 ‘극기’과 ‘포기’ 중 무엇이 더 중요했습니까?

“선택은 ‘극기’나 ‘포기’가 아니라 준비의 문제입니다. 다음 커리어에 성공한 사람들은 전환을 하기 훨씬 전부터 그 여정을 시작하고 있었어요. 어떤 이들은 자신이 전환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시작한 경우도 있습니다. 취미, 부업 또는 단순한 관심사로 시작했을 수도 있죠. 경험을 수집하는 것, 첫 번째 단계인 ‘탐색’이 바로 이 단계죠.

예를 들어, 소 농장을 하는 윌 브라운은 하버드에서 교육받은 경제학자로 JP 모건에서만 30년을 일했습니다. 어떻게 그런 극단적인 전환을 하게 되었냐고 물었더니, 그는 처음부터 의도한 게 아니라 점진적인 과정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십 년 전에 그는 가족을 위한 주말 주택으로 오래된 농가를 구입했고, 수년 동안 주말을 이용해 조금씩 목장 일을 알아갔습니다.

그런 다음 농사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농사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 나머지 원래 하던 일을 그만두고 전업 농부가 된 거죠.”

▲우리 삶이 패턴에 의해 통제된다는 말은 곱씹어볼 만하다.

-한편 육감, 직관도 우리의 다음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더군요.

“맞습니다. 저는 최고의 신경과학자들을 인터뷰하면서 직감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를 살펴봤습니다. 직감과 직관은 옳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정말 그게 맞기 때문입니다! 직감은 사실 패턴 인식의 한 형태입니다. 체스 장인들은 반사적으로 다음 수를 둡니다. 그들은 굉장히 자주 체스를 두기 때문에 패턴이 뇌에 깊이 새겨져 있어요.

패턴 저장고에서 꺼내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두는 것처럼 보일 뿐이죠. 마찬가지로 최고 경영진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데이터를 무시하고 직감을 따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전의 풍부한 경험 데이터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JK 롤링에게 어느날 기차간에서 문득 해리포터 이야기가 완성된 형태로 떠올랐다는 사실은 신비롭습니다. 앞이 캄캄한 상황에서 어떻게 한 줄기 빛 같은 ‘아하!’의 순간을 맞았을까요?

“유레카는 창의성의 한 형태입니다. ‘아하!’의 순간은 갑자기 떠오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머릿속을 떠돌던 잠재의식적인 아이디어에서 비롯됩니다. 무의식적으로 떠다니는 이질적인 아이디어들이 서로 섞이고 합쳐져 완전히 새롭고 독특한 새로운 아이디어로 조합되는 거죠.

‘아하’의 순간을 맞으려면 생각을 정리하는 뇌의 실행 기능을 꺼야 합니다. 화장실이나 샤워 부스에서 훌륭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데는 그런 이유가 있어요. 아서 프라이도 교회에서 지루한 설교를 들으며 딴 생각을 하다가, 포스트잇을 상품화할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우리 삶은 패턴에 의해 통제된다는 말은 곱씹어볼 만해요.”

-그렇다면 직관의 은혜를 입기 위해서는 평소 좋은 패턴을 많이 입력하는 게 중요하겠군요. ‘모든 답이 별안간 하나로 꿰어지는 경험’이나 ‘뇌가 홀연히 사라진 뒤에 관련 정보 조각들을 엮어내는’ 마법 같은 순간이 보통 사람에게도 종종 찾아올까요?

“그럼요. ‘아하!’의 가능성을 높이는 조건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밝혀낸 세 가지 전략이 있는데요. 첫째 주의를 분산시키기(샤워나 산책을 하면서 생각의 배회에 빠지세요), 둘째 긴장 풀기(인지 통제 능력을 보류하면 시인이나 래퍼처럼 뇌에서 부유하던 정보 조각들이 소용돌이 쳐서 완전히 새롭게 엮입니다). 셋째 긍정적인 기분 유지하기(부정적인 생각은 뇌의 눈을 가리니까요)입니다.

폴 매카트니도 꿈을 꾸는 동안 ‘예스터데이’의 곡을 떠올렸습니다. 잠자는 동안 점들이 연결되고 패턴이 머릿속에 재구성됐다고 해요. 아인슈타인도 두려움 없이 논리적으로 크게 비약 후에, 거꾸로 풀어나가며 이론을 정립했습니다.”

▲인생과 커리어의 2막을 연 사람들의 다양한 스토리와 통찰을 담은 책 ‘더 넥스트’

-당신도 그런 순간이 있었나요? 어떤 기질의 사람이 그런 ‘아하’의 순간을 좀 더 자주 경험합니까?

“누구나 ‘아하’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지만, 고정관념이 없고 기분 좋은 공상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경험합니다. 저 또한 이 책의 아이디어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깊은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우리 모두 삶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커리어와의 관계를 재고하고 있으며 ‘새로운 표준’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 떠올랐어요. 게다가 제가 이런 중대한 변화를 돕는 글을 쓸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도 깨달았고요.”

▲“변화를 꿈꾼다면 일상에서도 정기적으로 걷고 쉬고 노는 것을 권합니다. 유능한 무의식이 일하도록 시간을 주세요.”

-돌이켜보면 코로나 시기에 일상적인 배열이 깨지고 다른 맥락에 노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대퇴사의 물결에 동참했습니다. 저도 재택근무로 단련하면서 자연스럽게 독립 저널리스트로 전환을 이룰 수 있었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데 이런 중간단계의 멈춤, 휴식은 필수적인가요?

“방향을 전환하는 데 필요한 관점은 일상에서 한 발짝 떨어져야 생깁니다. 그게 바로 재창조 로드맵의 세 번째 단계인 ‘멈춤’입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터널 앞에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얻는 것은 불가능해요. 문제에 과몰입하면 좌절만 깊어지죠.

만약 변화를 꿈꾼다면 일상에서도 정기적으로 걷고 쉬고 노는 것을 권합니다. 무의식은 꽤 유능하니 당신의 무의식이 일하도록 시간을 주세요. 자기 정체성을 실현하려는 위대한 탐색은 늘 딴짓할 때 나옵니다.”

-그런 맥락에서 일할 때도 90분 집중 후 강제 휴식하는 루틴을 하루에 3번씩 하라는 가이드는 매우 실용적이더군요. 당신도 그 방식을 신뢰합니까?

“네! 실제로 저는 책을 쓰거나 좀 어려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90분 법칙을 사용합니다. 또한 대학 학기 논문을 작성하는 자녀들과 업무 문제로 고민하는 동료들에게도 이 방법을 추천한 적이 있습니다. 마법 같은 효과가 있죠.

뛰어난 음악가들도 장시간 훈련해서가 아니라, 이렇게 하루에 90분 씩 3세트로 적정 시간 연습하고, 휴식에 엄격했기 때문에 대가로 성장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전환에 성공한 사람은 가족이나 우연히 만난 친구 등등 반드시 사려깊은 전문가 동반자의 도움을 받았다. 전문가 동반자는 편견없이 당신을 바라보면서 기회를 알아채도록 돕는다.

-문득 궁금합니다. 갑자기 깨달음을 얻어 실천한 사람들에게 발견된 더 보편적이고 분명한 공통점이 있었나요?

“그들은 가장 먼저 해로운 관계를 끊거나 나쁜 습관을 바꿨고, 상당수는 직업을 바꾸려는 동기를 부여받았어요. 무엇보다 모두 예상치 못한 일에 열려 있었습니다. 목표가 있더라도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졌어요. 미지를 허용했달까요.

또 다른 공통점은 방향을 전환하는 데 필요한 관점을 제시하는 ‘전문가 동반자’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사람이 머리를 비우고 다음 단계를 준비하기 위해 한 발짝 물러서는 휴식의 중요성을 이해했어요.”

-바깥에서 나를 봐주는 전문가 동반자는 어디서 만날 수 있습니까?

“비즈니스 코치나 심리치료사에게 전문가 동반자가 되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지만, 자연스럽게 배우자나 친구 또는 동료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어요. 전문가 동반자는 현실적인 관점을 제시해 줄 수 있어요. 우리 모두에게 전문가 동반자가 필요합니다. 각자 재능을 타고 났지만 너무 자연스러워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안타깝지만 변화에 실패한 사람들만의 공통점은 무엇이죠?

“너무 일찍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어요. ‘분투’의 과정이 짧았죠. 또 하나의 프로젝트에 실패하면 이를 폐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 점이 성공할 때까지 계속 수정해 나갔던 ‘성공한 실패자’들과 다른 점이었어요.”

-다른 삶을 시작한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행복해 보이던가요?

“다른 삶을 시작한다고 해서 반드시 더 행복해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방향에서 더 큰 성취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들은 모두 한 단계에서 다른 단계로 전환하는 것이 유기적이고 점진적이었다고 설명했어요.

넥타이를 맨 경제학자였던 윌 브라운은 소똥 묻은 옷을 입고 트랙터를 운전하면서 행복해 보였습니다. 과거엔 조직의 일부였지만 지금은 일의 전체 흐름을 경영할 수 있다면서요. 그 방향 전환은 재창조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자신을 더욱 온전히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조앤 리프먼은 월스트리트 저널 여성 최초 부편집장 출신으로 현재 CNN과 CNBC 등 여러 방송의 TV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다음 스텝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국인을 위해 실질적인 팁을 부탁드립니다.

“일단 분투하고 실천하는 분들에게 여러분의 분투가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무엇보다 당장 전문가를 동반자로 구하세요. 지금 바로 실천할 수 있는 팁을 드리죠. 약하거나 휴면 상태인 관계에 손을 내밀어 보세요. 약한 유대 관계는 우연히 알게 된 사람이고, 휴면 유대 관계는 전 직장 상사나 대학 동창처럼 연락이 끊겼을 수 있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연구자들은 이 넓은 네트워크가 가장 가까운 사람들보다 더 많은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실제로 Linkedin에서 자체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회원들은 가장 가까운 지인보다는 이러한 넓은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얻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두렵겠지만 시도해 보세요. 한 연구에 참여한 관리자들은 같이 일했던 전 동료에게 연락해 조언을 구해볼 것을 요청받았습니다. 연락하기 전까지 모두 불안한 심정이었으나 대부분은 그 만남이 유용했을 뿐만 아니라 즐겁고 재미있었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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