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99.57% 폭락…벼랑 끝 내몰렸던 中 교육기업, 다시 살았다

박수현 기자 2024. 4.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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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자오 차이나]
[편집자주]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하고 때로는 의존하는 관계가 수십세기 이어져 왔지만, 한국 투자자들에게 아직도 중국 시장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G2 국가로 성장한 기회의 땅. 중국에서 챙겨봐야 할 기업과 이슈를 머니투데이의 '자오자오 차이나' 시리즈에서 찾아드립니다.

최근 3년간 중국 교육업체 신동방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199.67달러→0.84달러→86.89달러(2021년 2월→2022년 3월→2024년 4월)

2021년 7월23일. 중국의 대표 교육기업인 신동방의 주가가 하루 만에 54.22% 폭락했다. 중국 정부가 필수 교과목의 방과 후 사교육을 전면 금지하는 '솽젠'(雙減·이중경감) 정책을 시행해서다. 이 정책으로 중국 사교육 시장은 급격하게 축소됐고, 한순간에 벼랑 끝에 몰린 교육 기업의 주가는 끝을 모르고 떨어졌다.

신동방의 시가총액은 일년만에 99.57% 날아갔다. 한때 주가가 199.67달러(2021년 2월)였지만 솽젠 정책 발표 이후 0.84달러(2022년 3월)까지 내려서다. 신동방은 중국 전역의 학습센터 900여개를 닫았고, 전체 직원의 60%에 이르는 6만명을 해고했다. 이듬해 영업손실은 11억달러(약 1조 5191억원)대였다.

한때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신동방이 살아났다. 기존의 교육 사업을 해외 시험이나 유학 컨설팅 위주로 재편하고 영어 강사들을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 투입해 신사업을 키워내서다. 신동방에 대한 평가를 멈췄던 증권가에서는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신동방(NYSE:EDU, 뉴오리엔탈에듀케이션)은 전일 대비 2.77% 오른 86.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이 약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신동방 주가는 최근 일년간 103% 올랐다. 역대 고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반토막이지만 0달러대에서 회복한 것이다.

위민홍 신동방그룹 회장과 직원들. /사진=바이두

현지에서 신동방의 부활은 신사업인 라이브 커머스의 덕분이라는 평이 나온다. 신동방은 교육 시장이 축소되자 강사들을 쇼호스트로 변신시켜 농산물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 사업을 했다. 이들은 영어와 중국어를 사용하며 교육과 세일즈를 동시에 하는 판매 방송을 진행했고, 중국 내에서 물건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새롭다는 평을 들으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를 기반으로 신동방은 자체 상품을 출시했다. 처음에는 다른 업체의 물건을 위탁 판매했지만, 이제는 찻잎, 블루베리, 비스킷 등 400여종에 이르는 자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신동방이 낸 자체 상품은 61종에 이른다. 이에 중국 내에서는 신동방이 라이브 커머스 업계에서 브랜드 프리미엄을 가지고 전자 상거래 업체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본다.

솽젠 정책으로 고꾸라졌던 실적도 오름세를 보인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신동방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44% 늘어난 19억7000만달러, 순이익은 192.88% 늘어난 1억9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에서 교육 서비스(60.89%)의 비중이 가장 컸고 온라인커머스(21.59%), 유학 상담 서비스(11.83%) 등이 뒤를 이었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23일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신동방의 전망을 밝게 전망한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기준으로 신동방에 대한 1200여개 리서치 업체의 평균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117달러였다. 최근 한달간 신동방에 대해 분석 보고서를 낸 중국계 증권사들도 '매수' 혹은 '비중 확대' 의견을 냈다.

주윈 화시증권 연구원은 "신동방은 솽젠 정책의 영향에서 벗어나 실적 강세를 회복하고 있다"라며 "라이브 커머스 사업과 함께 스마트 학습 솔루션 시장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이 2021년 동기의 85.5% 수준인 만큼 점차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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