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땐 표 달라 애원, 문제 생기면 영남 탓”

박국희 기자 2024. 4. 2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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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패 원인 분석 놓고 영남지역 당선자들 발끈

수도권 정서를 모르는 영남 일색 지도부 때문에 총선에서 참패했다는 국민의힘 일각 분석에 대해 19일 영남 내부에서 반발 기류가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출신 권영진(대구 달서병) 당선자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선거 때만 되면 영남에 와서 표 달라고 애걸복걸하고 문제만 생기면 영남 탓을 한다. 경우도 없고 모욕적”이라며 “수도권과 충청 패배가 왜 영남 탓인가. TK(대구·경북)에서 25석 전석을 석권하고, 부산·울산·경남에서 6석을 제외하고 34석을 얻어서 개헌 저지선이라도 지킬 수 있었다”고 했다.

전날 인천 출신 윤상현 의원이 세미나를 열고 영남 출신을 겨냥해 “당 지도부 핵심에 있는 사람들을 폭파해야 한다”고 하고, 외부 전문가들 역시 “국민의힘이 아니라 영남의힘” “전당대회에 영남 의원들은 안 나와야 한다”고 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한 영남 의원은 통화에서 “윤 의원은 전당대회에 나오려고 당대표 선거운동 하는 것 아니냐”며 평가절하했다. 실제 국민의힘 기저에는 ‘보수 정당의 중심은 영남’이라는 기류가 뚜렷하다. 지난 17일 경북 당선자 모임에서는 일부 무소속 후보를 꺾은 것을 두고 “당의 힘은 강력했다”며 서로 격려했던 분위기로 알려졌다. TK 의원들의 단체 채팅방에도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과 전국 득표 차는 5.4%포인트에 불과하다는 기사가 공유됐다고 한다.

정희용(경북 고령·성주·칠곡) 수석 대변인은 “선거 결과에 대해 다양한 생각이 나올 수 있지만, 영남권 당원과 주민들도 다들 걱정하는데 이렇게 거칠게 몰고 가면 불편한 마음들이 다들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홍석준(대구 달서갑) 의원은 “수도권 중심으로 봐야 한다는 말도 일리는 있지만, 영남은 지도부에 들어오지 말라는 식은 당 주요 지지 기반의 반발을 부를 것”이라고 했다. 한 TK 관계자는 “지난 총선 참패 때는 세상을 잃은 분위기였지만 이번에는 익숙하다. 4년간 의정 활동 잘하면 된다”며 “영남이라고 무조건 빠지라고 하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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