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벌찬의 차이나 온 에어] 초록 바나나=초조함 날려? 별난 이름 마케팅으로 돈버는 中
‘초조함(焦慮)을 먹어 없애요.’
중국 후난성 창사시에 사는 류모씨는 최근 인터넷 쇼핑몰에서 30위안(약 6000원)을 주고 이런 문구가 적힌 카드가 동봉된 광시산(産) 초록 바나나 한 송이를 샀다. ‘초록 바나나[蕉綠·자오뤼]’의 발음과 성조가 ‘초조’와 완전히 같다는 점에서 착안한 문구다. 덜 익은 바나나는 크기가 작고 줄기가 달린 채로 배송되는데, 15일 동안 줄기째 물병에 담가두면 천천히 노랑 바나나로 변해 먹을 수 있게 된다. 류씨는 “초록 바나나가 노랗게 변하는 과정은 초조함을 이겨내고 ‘성숙(成熟·숙성)’해진다는 의미고, 초록 바나나 껍질을 벗기면(剝開) 번뇌를 벗어던진단 뜻”이라고 했다.
18일 양청완보 등 중국 매체들이 현지에서 비슷한 발음을 이용한 ‘네이밍 마케팅’으로 과일이나 꽃 판매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비 침체 등으로 경제 회복이 더디고 취업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상인들이 위로나 응원의 메시지를 상품에 담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실제로 초록 바나나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인기 상품에 등극했다. 알리바바 계열 타오바오에서는 꽃이 달린 2.5㎏짜리 초록 바나나가 노랑 바나나의 12배 가격인 180위안(3만4000원)에 거래될 정도다.
지난달 말부터 상하이 일대에서 인기 상품이 된 유채 꽃다발도 대표적인 네이밍 마케팅 성공 사례다. ‘유채(油菜)’의 발음은 재물이 들어온다는 의미의 ‘유재(有財)’와 같다. 신장 개업 축하 화한은 ‘보리 화환’이 대세다. 보리의 중국어 발음(다마이·大麥)이 ‘많이 팔자’(大賣)와 같기 때문이다. 이런 상품들을 지칭하는 ‘전자 해열제(정신적 치료제)’란 신조어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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