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환영 “초당적 협력을”

이준석 “尹의 변화 긍정적”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후 3시 30분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화 통화를 통해 다음주 적당한 시기에 용산에서 회동할 것을 제안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사진은 22년 윤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하는 모습(왼쪽.대통령실 제공)과 이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뉴스1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만간 회담을 갖기로 하자 여야는 19일 공식 논평을 통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 대변인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대화의 물꼬를 튼 점에 대해 집권 여당으로서 환영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여야 간에 오직 국민을 위한 건설적 정책 논의와 초당적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정치가 그간 극한의 정쟁과 대결이 아닌 토론과 협상, 대화와 타협을 기반으로 민생 회복과 국민의 삶 개선을 위해 일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못했다”고 했다.

공식적으로는 환영 의사를 밝혔지만 여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여당은 그간 이재명 대표의 대통령 회담 제의에 대해 “대통령 바지라도 붙잡고 선처를 빌고 싶은 것”이라고 반대했고, 총선 기간에도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을 띄웠는데 태도를 바꿔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이조심판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신지호 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가 피고인으로서 재판을 받고 있고 대통령이 만나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으냐는 판단 때문에 만남을 꺼렸는데 총선 민의에는 ‘이제 이재명하고도 만나야 된다’는 것도 있었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어제까지 ‘범죄자’로 몰아붙였다가 ‘파트너’로 대우하려니 당 처지가 민망해진 건 사실”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제안을 환영한다”고 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민생이 어렵다’는 말로는 모자랄 만큼 국민 여러분의 하루하루가 고되고 지치는 상황”이라며 “여야 없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부디 국민의 삶을 위한 담대한 대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야당에서도 ‘국면 전환용’이라는 경계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자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영수 회담을 제안한 것 같다”며 “국정 쇄신을 사실상 거부하고 인선 방향도 제대로 정하지 못해 보수층까지 지지를 철회하자 윤 대통령이 위기라고 크게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대통령께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회동 이후 이 대표와의 회동을 잡은 것은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한다”며 “채 상병 특검과 같은 현안에 대한 실질적인 결과물이 도출되는 협치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