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호화 공존하는 땅 아프리카에서 사는 법
“항상 아프리카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언젠가 돌아가리라 굳게 믿고 있죠.”
‘슬기로운 아프리카 생활’(산지니)을 쓴 이은영(37)이 말했다. 그는 2018년 10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유엔환경계획(UNEP) 기후변화 적응관으로 코트디부아르 아비장에서 근무한 경험을 책으로 펴냈다. 개발 협력을 공부하고, 개발도상국의 수자원 거버넌스를 연구한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외교부 민간 의전관, 독일 드레스덴의 유엔대학교 인턴십 등을 거쳤다. 지금은 미국의 한 기후변화 관련 비정부기구(NGO)에서 근무 중이다.
책은 저자가 아비장에 발을 내디딘 첫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입국부터 녹록지 않다. 세관에서 돈을 뜯길 뻔하고, 택시비·월세 바가지 폭탄을 맞는다. 그래도 ‘디스 이즈 아프리카(This is Africa)’를 되뇌며 씩씩하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나간다. ‘한국 직장 생활보다는 낫다’고 위로하면서.
저자는 ‘서아프리카의 파리’로 불리는 아비장의 양면을 보여준다. 시내에는 1박에 20만~30만원 하는 고급 호텔이 다수 있고, 팝콘을 먹으며 3D 할리우드 영화를 볼 수 있다. 저자는 “아비장을 생각하면 달콤한 코코넛 음료의 맛이 떠오른다”고 했다. 하지만 건장하던 서른 살 청년이 말라리아에 걸려 며칠 만에 죽기도 한다. 돈이 없어 입원 대신 전통 요법을 택했기 때문이다. 극단적 빈곤과 화려함이 공존한다. 그는 “가난과 저개발, 환경오염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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