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삭막한 현실을 견디게 하는 상상… 언젠가 너도 나비처럼 날 수 있어
커스티는 다 알아
애널레나 매커피 지음 | 앤서니 브라운 그림 | 김서정 옮김 | 논장 | 40쪽 | 1만4000원
보석 금관을 쓴 커스티 공주는 오늘 아침도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는 중이다. ‘말 타러 갈까? 왕실 교사가 오기 전에 정원 꽃밭에 숨어야겠다!’ 그때 자명종처럼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커스티의 머릿속 상상을 산산조각 낸다. “어서 내려와! 아침 안 먹고 뭐 하니?” 출근 준비로 정신없는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된다. “학교 늦겠다고 내가 몇 번이나 말했니!” 학교에 가봐야 수업은 따분하고 심술쟁이 노라는 또 놀려댈 텐데.
어떤 가족도 조금 모자란 부분은 있게 마련. 아이라고 모든 날이 행복할 리도 없다. 커스티는 매일매일 파티처럼 떠들썩하게 과자와 케이크를 먹는 아침 식사를 그려 본다. 상상 속에서라면 가게 점원 엄마는 화려한 유명 가수, 지금은 일자리를 잃은 아빠도 뚝딱뚝딱 발명왕이 될 수 있다. 삭막한 등굣길, 지루한 교실도 조금은 더 흥미로워질지 모른다. 그럼 왕심술 부잣집 딸 노라는? “글쎄, 한번 두고 보라지!”
로알드 달의 책들에서 보던 영국적 풍자와 유머가 있는 그림책. ‘아동문학 노벨상’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받은 영국 작가 앤서니 브라운이 그림을 그렸다. ‘터널’ ‘고릴라’ 같은 그의 다른 책들처럼 완성도 높은 예술 작품 같다. 눈을 크게 뜨고 구석구석 살펴 보면 깨알 유머도 살아 있다. 아빠의 비밀 실험실 탁자 밑엔 생쥐가 날아오르고, 중국 도자기 그림 같은 풍경 한구석엔 심술쟁이 노라가 커스티가 탄 인력거를 끌고 있다.
글 작가 애널레나 매카피는 영국 유력지 문학 기자 출신. ‘암스테르담’ ‘속죄’의 소설가 이언 매큐언이 남편이다. 속표지에 뜬금없이 등장한 나비 유충을 유심히 본다면, 마지막 쪽에선 더 활짝 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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