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은 뭐했나” 펑펑 운 국민의힘 낙선자

김효성 2024. 4. 20.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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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한 국민의힘 후보들이 19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사죄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대파 논란이 불거졌을 때 우리는 속절없이 꺾였다. 그때 당은 무엇을 했나.”(윤희숙 전 의원)

“며칠 전 당선인 총회는 화기애애했다는 얘길 듣고 억장이 무너졌다. 과연 이게 맞는 거냐.”(이재영 전 의원)

19일 국회 본청 246호에선 국민의힘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가 열렸다. 4·10 총선에서 낙선한 120여 명 참석했다. 당 개선 방향을 듣겠다며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마련한 자리였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36명이 굳은 표정으로 발언했고, 듣는 이들도 입을 꾹 다문 채였다. 서로 축하하던 16일 당선인 총회와는 전혀 달랐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고배를 마신 후보들이 포문을 열었다. 서울 중-성동갑에서 낙선한 윤희숙 전 의원은 “돌이켜보면 갑자기 지지율이 휘청하는 순간이 있었다”며 “이종섭 전 호주대사와 대파 논란이 각각 불거졌을 때인데 그때 당은 아무런 수습도 안 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서울 광진을에서 낙선한 오신환 전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당 대표에서 쫓겨나는 과정이나 전당대회 과정에서의 비민주성 등이 누적되면서 심판받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경기 화성을에서 패배한 한정민 전 후보는 “시민들이 ‘대통령실은 왜 그 모양이냐’고 따져 물을 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죄송하다’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며 “유세 기간 내내 사죄만 하다가 끝난 선거”라고 토로했다.

서울 광진갑에서 낙선한 김병민 전 후보는 “4년 전 처절한 반성을 바탕으로 2021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지선을 이길 수 있었다”며 “그 정도의 처절함이 없다면 다음 지선과 대선을 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인천 연수을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김기흥 전 후보는 “이재명·조국 같은 사람에게조차 우리가 패배했다. 그런 상황을 만든 것에 국민께 정말 죄송하다”며 5분 남짓한 발언 시간 내내 펑펑 울기도 했다.

간담회에선 당원 투표 100%로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선출방식에 대한 의견도 쏟아졌다. 주로 민심 반영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쪽이었다.

원외조직위원장들은 간담회 후 결의문을 통해 ▶당의 쇄신 ▶민생정당화 ▶청년정치인 양성 등을 밝히며 카메라 앞에서 20여 초간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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