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인사들 연일 매파 발언…빨라야 올가을 첫 금리 인하 가능성

오효정 2024. 4. 20.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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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카시카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연일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올가을쯤에야 첫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을 비롯한 여타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이 덩달아 밀릴 거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아시아 각국 중앙은행이 연준보다 자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초점을 맞춰서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을 제언했다.

18일(현지시간) 닐 카시카리(사진)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금리 인하가 없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금리 인하가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어쩌면(potentially)”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필요한 만큼 지켜보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여기에 더해 금리 인상을 언급했다. 이날 마이애미대 강연에서 그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금리 인상으로) 여기에 대응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연준 인사들이 연일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는 건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더디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5% 올라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4월 2주차 신규실업수당청구 건수는 21만2000만 건으로 전망치(21만5000건)를 밑돌며 여전히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시장에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경제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4명이 9월에야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26명이 7월 인하, 4명만이 6월 인하를 내다봤다.

연준의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주요국 중앙은행은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이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18일 “아시아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자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을 과도하게 고려하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주요국의 통화 정책보다는 국제 유가 움직임을 (금리 인하 가능성의) 가장 큰 전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고려 시점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이 2% 중반 이하로 쭉 내려갈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CPI 추이를) 한두 달 더 보고, 그 뒤에도 높으면 (금리 인하 신호로서) 깜박이는 못 켜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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