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호의미술여행] 싸움은 이제 그만

2024. 4. 19.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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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물루스가 팔라티노 언덕에 로마를 건국할 때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들어오는 사람들 누구도 처벌하지 않는다고 공표했다.

해서 로물루스는 자손이 많아야 나라가 번창한다는 생각으로 이웃 사비니족 사람들을 초청했고, 로마 병사들이 사비니의 여인들을 약탈한 사건이 있었다.

로마에 가면 흔적이 남아 있는 뒤 배경의 성채와 절벽은 로마에서 반역자들을 처벌할 때 떨어뜨린 형벌의 장소인데, 마치 이 전쟁의 책임에 대한 형벌을 암시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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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물루스가 팔라티노 언덕에 로마를 건국할 때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들어오는 사람들 누구도 처벌하지 않는다고 공표했다. 그랬더니 범죄자나 도망자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는데, 그들 대부분이 남자였다. 해서 로물루스는 자손이 많아야 나라가 번창한다는 생각으로 이웃 사비니족 사람들을 초청했고, 로마 병사들이 사비니의 여인들을 약탈한 사건이 있었다. 그 후 로마와 사비니 사이에는 전쟁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 그림은 전쟁이 친정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한 여인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전쟁을 막으려는 장면이다. 늑대 젖을 먹는 아이를 새긴 방패를 든 로물루스가 반쯤 물러선 사비니족 지도자 타티우스를 향해 창을 던지려고 한다. 가운데 여인은 타티우스의 딸이며 로물루스의 아내인 헤르실리아인데, 두 팔을 벌려 두 사람을 진정시키고 있다. 아이를 안고 있는 여인, 아이들을 보호하는 여인, 싸움 중지를 절규하듯 외치는 노파의 모습도 보인다. 이 험악하고 끔찍한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아이들 모습은 그저 천진난만하기만 하다.
자크 루이 다비드 ‘사비니 여인들의 중재’(1799)
신고전주의 화가 자크 루이 다비드의 그림이다. 18세기 말 프랑스에서 유행한 신고전주의 양식은 프랑스 대혁명 후 계속된 혁명과 세기말의 혼란을 예술을 통해 정화한다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윤곽선과 형태를 두드러지게 하고 절제와 균형을 강조해서 고대 그리스 로마의 안정적인 고전적 형식의 정신을 사회에 보인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다비드가 로마 건국 신화를 다룬 것은 프랑스 대혁명 후 프랑스가 로마와 같은 공화정 수립으로 향한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였다.

날뛰는 말, 흥분한 병사들, 전투의 혼란한 모습 가운데 중재하는 여인들을 위치시켜 좌우 균형도 유지하려 했고, 혼란이 거듭되던 당시 사회를 향해서 전쟁 중지를 외치는 여인들의 용기와 현명함을 귀감으로 보여 주려 했다. 로마에 가면 흔적이 남아 있는 뒤 배경의 성채와 절벽은 로마에서 반역자들을 처벌할 때 떨어뜨린 형벌의 장소인데, 마치 이 전쟁의 책임에 대한 형벌을 암시하는 듯하다.

박일호 이화여대 교수·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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