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 ‘오염토’ 쫓아가 봤더니…그린벨트에 쏟았다 [현장K]

공민경 2024. 4. 19.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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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건설 현장에서 나온 흙과 모래를 농사 등에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KBS가 성분을 분석해 봤더니, 불소 같은 각종 중금속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습니다.

현장K, 공민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시 마포구의 한 재건축 현장, 무엇인가를 가득 실은 화물차가 줄지어 나옵니다.

어디로 향하는지 따라가 봤습니다.

화물차는 30분 정도를 달려 또 다른 공사 현장에 토사를 쏟아냅니다.

["오, 저기 버리네."]

같은 날, 인근의 한 농지에도 토사를 쏟아 부었습니다.

이곳은 5백 평 규모의 농지입니다.

하루 만에 제 키보다 높은 토사가 이렇게 옮겨졌습니다.

공사나 농사를 위해 토사를 받아 옮겨 놓은 건데, 문제는 이 토사의 상태였습니다.

화물차에 실린 토사를 정밀 분석해보니 불소가 기준치 이상 검출됐습니다.

이런 오염된 흙이 옮겨진 곳 가운데는 그린벨트에 위치한 농지도 있었습니다.

[해당 농지 주인/음성변조 : "(오염 여부를) 솔직히 모르죠. (토사가) 한 곳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사방팔방서 다 오는데 그래도 좋은 흙 보내달라 말하는 거지…."]

KBS가 환경실천연합과 함께 재건축 현장 3곳에서 나온 토사를 검사한 결과, 불소는 물론, 납이나 카드뮴과 같은 중금속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습니다.

[이경율/환경실천연합회 회장 : "(화물차) 열 대 중에서 거의 90%가 농지로 반입되어서 오염토인지 폐기물인지 구분이 안 되고 매립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의 대응은 미온적입니다.

오염이 드러나면 관할 지자체에서 정밀조사와 정화처리를 명령할 순 있지만, 환경단체의 검사 결과를 그대로 믿기 어렵단 겁니다.

[정승우/군산대 환경공학과 교수 : "굴착 해서 밖으로 나가는 토사를 실제로 토양 조사를 거쳐서 깨끗한 토양에 대해서만 재활용될 수 있게끔 토양환경보전법이 앞으로 좀 보완이 돼야 하지 않겠나…."]

심지어 오염토가 건설폐기물로 둔갑해 무단 반출되는 경우도 있어, 관련 대책이 시급해지고 있습니다.

현장K 공민경입니다.

촬영기자:김경민/영상편집:양다운/화면제공:환경실천연합회/그래픽제작: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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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민경 기자 (bal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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