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에 관절 경직까지‥발달장애인의 또 다른 고충 '조기 노화'

송재원 2024. 4. 1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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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우리 사회 장애인들에 대한 지원 정책, 많이 부족한 게 현실인데, 이 중에서도 특히 중고령 발달 장애인들에 대한 정책은 아직도 갈 길이 먼 상황입니다.

발달 장애인들의 노화는 비장애인에 비해서 10년에서 15년 정도 먼저 시작이 되는데요.

이들을 위한 전문 시설은 전국에 딱 한곳뿐이고, 관련 정책은커녕, 통계조차 많지 않다고 합니다.

송재원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 리포트 ▶

김정미 씨는 뇌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하는 소두증을 앓고 있습니다.

"엄마, 엄마, 엄마."

37살이 되던 지난 2019년, 정미 씨의 관절이 서서히 굳기 시작했습니다.

경직 속도를 늦추기 위해 재활 치료를 받고, 당뇨와 갑상선 등 먹는 약도 늘었습니다.

이른 노화가 찾아온 겁니다.

[김두환/김정미 씨 어머니] "나는 컸다고만 생각했지. 그랬는데 어느 날 갑자기 보니 그러더라고. 우리 정미가 이제 노년기에 들었구나. 슬프더라고 그게 많이."

비장애인보다 일찍 퇴행 증상을 겪는 건 정미 씨만이 아닙니다.

발달 장애인 노화가 시작되는 평균 연령은 43.8세로, 전체 발달장애인의 16.5%, 3만 6천여 명이 조기 노화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여전히 낯선 개념이어서 전체 발달장애인을 위한 시설 307개 중 중고령 발달장애인을 위한 곳은 단 한 곳뿐입니다.

그래서 장애와 노화를 구분하지 못한 채 일반 장애인 시설에서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황규인/중고령 발달장애인 시설 원장] "프로그램을 만들잖아요. 신나게 놀자 우리 신나게 캠핑 가자 이러는데 어디 그렇게 활발하게 가는 게 이제 힘들어지는 거거든요. 노화를 인식하지 못하면 왜 참여 안 하냐‥자꾸 부추기는 거죠."

조기 노화로 퇴직이 빨라진 이들은 생계도 버겁습니다.

발달장애인 취업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4년 11개월로 '장애 상태나 건강 악화'를 이유로 일을 그만둔 경우가 24.7%로 가장 많았습니다.

하지만, 노령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는 비장애인과 똑같은 65세이고 장애 연금은 월 30만 원 수준입니다.

장애에 조기노화, 생활고까지 삼중고에 시달리게 되는 셈입니다.

[김진우/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부의 무관심은 발달장애인의 희망의 싹을 꺾어버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조기 노화된 발달장애인에 대한 연금 수급 개시 연령부터 조정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이들 중고령 발달장애인과 관련한 연구나 통계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전문가들은 대책 마련을 위한 현황 파악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김두환/김정미 씨 어머니] "이제 막 세상도 장애인에 대해서 눈 떠서 그 편견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는데, 그 편견이 사라지자마자 노년이 돼서 이제 또 슬퍼지는구나 싶고‥"

MBC뉴스 송재원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한지은 / 영상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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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승우·한지은 / 영상편집: 류다예

송재원 기자(jwo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90969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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