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 변호사 수임료 높이는 '사건 브로커'…조직화까지

2024. 4. 19.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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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전관 변호사의 가격이 비싼 건 단지 전관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전관 변호사와 의뢰인을 연결해주는 사람들이 중간에서 수임료를 높이는 영향도 큰데요. 바로 사건 브로커 역할을 하는 사무장입니다. 그 실태를 현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초동 법조타운에는 '사무장'이란 직함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의뢰인을 찾아 전관 변호사를 소개해주는 '사건 브로커' 역할을 하는데, 알선의 대가로 보통 수임료의 30% 수수료를 받습니다.

▶ 스탠딩 : 현지호 / 기자 - "사무장 수수료를 떼고, 수임료의 절반은 소득세, 나머지를 사무실 임대료나 직원 임금 등으로 쓰게 되면 변호사에게 남는 건 많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전관 수임료를 높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 인터뷰(☎) : 검사 출신 변호사 - "사무장 몫의 소개비가 추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부담은 의뢰인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죠."

사건 알선을 대가로 돈을 받는 행위는 불법이기 때문에 사무장 활동은 암암리에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아예 조직적으로 활용하는 곳들도 생겼습니다.

법조계의 프랜차이즈로 불리는 이른바 '네트워크 펌'이 사실상 사무장 역할을 할 수있는 사람들을 대거 영입하고 있는 겁니다.

한 네트워크 펌 홈페이지 소개란에는 변호사가 아닌 각종 위원과 고문 등만 100명 가까이 올라와 있습니다.

대부분 경찰이나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사건을 갖고 오는 것은 물론, 수사 과정에서 의뢰인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변호사들이 잘 모르니까 (위원들이) 그걸 코치를 해 주더라고…. (자신들이) 조사를 해 봤으니 이런 사건에서는 이런 게 중점이다…."

기존의 로펌 사무장과 달리 새로운 브로커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 인터뷰(☎) : 비전관 변호사 - "수사에 대응하는 요령을 알려 주시거나 수사기관에 수사 좀 빨리 해 달라고 부탁도 할 수 있고…. 어떤 식으로든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죠."

법조계의 한 축이 되어 버린 브로커들, 전관예우 악순환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MBN뉴스 현지호입니다.

[hyun.jiho@mbn.co.kr]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김태형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그래픽 : 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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