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성의 헬스토리] 밤마다 잠이 안 오나요?… "불면증, 잠잘 걱정부터 버려라"
불면증을 겪는 사람들은 매일 밤 '오늘은 자야된다'는 강박과 불안에 휩싸인다. 자기 전에 수면에 좋은 차를 마시거나 반신욕, 족욕 등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매번 잠들지 못해 밤이 되면 무섭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잠을 자려고 노력하면 더 불안하고 긴장하기 때문에 더 잠을 못 잔다"면서 "습관적으로 누워 있는데도, 뇌는 깨어 있는 상태가 학습이 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만성 불면증 중 가장 흔한 패턴"이라고 덧붙였다. 의학적으로 이 같은 현상을 '생리적 불면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 증상을 가진 사람들의 대부분은 잠에 대한 과도한 걱정 때문에 잠을 못 자고, 잠을 조금이라도 더 자기 위해 잠이 안 와도 누워있는 습관을 자주 갖게 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원론적이지만, 잠을 억지로 자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잠을 설치거나 못 자면 다음 날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버린다는 생각을 버리고, 먼저 잠에 대한 갈망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잠에 대한 무심한 태도를 갖고, 조금씩 생활 습관을 개선해 주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불면증의 정의는 우리가 잠을 잘 수 있는 환경을 준비했는데도 불구하고 2주 이상 적절하게 수면을 이루지 못해 다음날 활동에 지장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여성의 경우 갱년기 이후에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고, 남성의 경우 야간 빈뇨 등으로 밤에 자주 깨어나서 수면 장애가 발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거나, 혈당 관리가 어려운 당뇨인들도 수면 장애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뇌는 잠을 자는 시간에도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우리 몸은 간에서 미리 포도당을 만들어 뇌신경에 공급할 준비를 하며 혈당을 높게 만들어 놓는데, 공복이 너무 오래 이어지거나, 혈당을 컨트롤하는 시스템이 고장난 당뇨인들은 포도당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뇌에서 계속 배고픈 신호를 보내 잠에서 깬다.
이런 증상에는 밤에 따듯한 두유나, 바나나 등을 챙겨 먹을 것을 권한다. 스트레스도 불면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특히 경제적 문제, 대인관계 등 고민을 해도 답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일수록 불면증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아동이나 청소년들도 불면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대부분 부모의 정서 상태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부부싸움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거나, 부모가 걱정하는 모습을 보면 자녀들도 같이 불안감이 높아지는 만큼 화목한 가정을 가꾸는 것도 중요하다.
스트레스가 지속돼 잠을 못 자는 경우 술을 먹어보거나, 수면제 처방을 먼저 떠올릴 수도 있지만, 수면제 등 약물 사용은 의존성이 생길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자율신경이 예민해지고, 교감신경이 과흥분된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심장이 뛰고, 이로 인해 혈압과 혈당이 오르고 두통과 어지럼증이 유발된다. 뇌신경이 과흥분되니까 불안하고 우울해 잠이 들어도 깨고, 다시 못 자는 상황이 반복된다.
과도한 불안과 걱정을 떨쳐내기 쉽지 않다면 저녁에 근력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것을 권한다. 한 한의학 전문가는 "며칠간 잠을 잘 못 자면 몸과 마음이 거의 버티질 못한다"며 "불면증은 한의학적 원리로 '뇌력'을 올려줘야 한다"고 말한다. 뇌력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하는 것이다. 꾸준하게 신체활동을 높이면 운동 신경이 길러져 뇌의 힘이 강해지게 된다. 운동을 하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혈액순환이 좋아지면 뇌에 공급되는 영양분이 충분해지는 만큼 뇌력도 강화된다는 원리다.
운동 외 또 다른 방법으로 '해파리수면법'도 추천되고 있다. 해파리수면법은 미국의 해군 운동 심리학자인 '버드 윈터'라는 사람이 개발한 방법이다. 이 방법을 통해 많은 군인들이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숙면을 잘 취했다고 한다. 해파리수면법은 '내가 침대에 걸쳐진 해파리다'라고 생각하고 온몸에 힘을 빼주는 것이다. 그냥 단순히 힘을 빼는게 아니라 마치 해파리가 늘어지듯이 얼굴, 팔, 다리 근육 하나하나가 축 늘어져 힘을 빼보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전문가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잠이 들기 어렵다면 방치하지 말고, 수면 검사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며 "검사 중 숨겨진 몸의 위험 신호를 파악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컨디션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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