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절대 운전대를 놓지 않는 노인들…노년행동 전문가가 밝힌 이유는?

임근호 2024. 4. 19. 17:3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책은 많다.

노인들의 마음을 다룬 책은 거의 없다.

노년행동학 전문가인 사토 신이치 오사카대 명예교수가 쓴 이 책은 왜 노인들은 주변에서 말려도 운전대를 놓지 않는지, 왜 화를 잘 내고 쉽게 버럭하는지 등을 심리학 관점에서 설명한다.

이 책은 노인들은 왜 자주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
사토 신이치 지음
우윤식 옮김 / 한겨레출판
256쪽|1만8000원

자라나는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책은 많다. 노인들의 마음을 다룬 책은 거의 없다. <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는 그래서 눈에 띄는 책이다.

노년행동학 전문가인 사토 신이치 오사카대 명예교수가 쓴 이 책은 왜 노인들은 주변에서 말려도 운전대를 놓지 않는지, 왜 화를 잘 내고 쉽게 버럭하는지 등을 심리학 관점에서 설명한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자신이 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체 능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여기서 괴리가 발생한다. 자존심이 상하고 자기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걸 계속 증명하려 한다.

자동차 운전도 그런 행위다. 고령이 되면 체력이 떨어지고 외출도 힘이 든다. 자동차를 이용하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운전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다. 일본 경시청이 75세 이상 운전자 1949명에게 물었더니 67.3%가 면허증을 자진 반납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저자는 “자기 효능감을 버리는 것이 고령자 씨에게 얼마나 저항감이 높은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아이를 타이르듯 노인들도 잘 타일러야 한다. 능력 저하를 인정하라는 듯 비난조로 말하기보다 ‘운전은 이제 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식으로 설득해야 한다. 운전 대신 취미와 자치회 활동, 봉사 활동 등 흥미를 끌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노인이 사기를 잘 당하는 까닭도 자기 능력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에 있다. 그런 노인에게 보이스피싱 전화가 걸려와 도와달라고 한다. 그러면 노인은 ‘힘들어하는 우리 아이에게 내가 도움이 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선뜻 나선다. ‘이득을 본다’라는 말에 약한 것도 노인의 특징이라고 한다. 연금에 의지하는 이들은 일해서 돈을 벌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솔깃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겐 너그럽다. 노인에겐 그렇지 못하다. 다 큰 성인인데 왜 어른답게 행동하지 못하느냐고 못마땅해한다. 이 책은 노인들은 왜 자주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노인의 심리와 행동을 연구하고 이해하는 일은 고령화시대에 필요한 작업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