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 “네타냐후, 복수 멈추라…중동의 북한 될 건가” 쓴소리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이 복수의 수단이 됐다며 자국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18일 이스라엘의 일간지 하레츠에 ‘네타냐후 정부가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태롭게 한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내고 “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그 정치적 동반자들이 복수라는 일념으로 근 수년 동안 이스라엘을 파멸 직전까지 몰아가고 있다. 계속 전쟁을 추진한다면 이스라엘과 중동 전체가 멸망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 이웃 아랍 국가들 사이에서 고립되면 결국 ‘중동의 북한’이 될 것”이라면서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경계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인질들을 해방하고 하마스를 무장 해제하는 것 외에도 서방과의 동맹을 공고히하고 온건한 아랍 세력과는 협력을 강화해 안정적인 지역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국민들에게도 전쟁의 승리에 대한 일념에서 벗어나라고 당부했다. 하라리는 “전쟁 시국엔 국민 전체가 자신들만의 그릇된 생각에 갇히게 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예를 들어 “일본인들은 1945년 8월 패전 직전까지 승리를 일구겠다는 일념으로 싸웠다. 그들은 두 발의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자신들이 신(神)이라고 생각했던 왕(천황)이 직접 패배를 시인하자 그제서야 패배를 깨달았다”고 했다.
하라리는 이어 “이스라엘이 도덕적 의무를 충분히 이행했다면 국제사회를 설득하기 더 쉬웠을 것”이라면서 가자지구 민간인들에게 충분한 구호와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수많은 무고한 민간인을 죽이지 않고 민간인들을 굶기지 않고도 이 일을 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이스라엘은 충분한 식량, 의약품, 기타 물자들을 투입했어야 했고 가자지구 남쪽 이집트 국경 근처에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한 피난처를 만들었어야 했다”고도 했다.
그는 성경을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하라리는 “네타냐후 정부의 최후는 복수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경 속 삼손과 같아 질 것”이라면서 “인도주의적 위기를 종식하고 국제적 위상을 재건할 새로운 정부를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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