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험에 흔들리는 원/달러 환율…"확전 위기 땐 1,400원"

민선희 2024. 4. 1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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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재보복에 위험회피 고조…美 연준 금리인하 지연도 영향
"중동 전면전 가능성 높진 않아…당국 개입 경계감도 유효"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원/달러 환율이 당국의 적극적 개입에 안정세를 보이는가 싶었지만, 대외 변수에 취약함을 드러냈다.

환율은 19일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공격했다는 보도에 장중 1,390원대까지 치솟았다.

지난 16일 장중 1,400원선을 터치했던 환율은 한미일 재무장관의 공동 구두개입까지 나오면서 전날에는 1,370원대 초반으로 밀렸지만, 단숨에 1,400선을 다시 위협했다.

이스라엘의 공격 수위가 제한적이라는 소식에 상승 폭은 축소됐으나, 시장에서는 중동 확전 여부에 따라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환율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코스피가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 소식에 장중 롤러코스터를 탄 끝에 1%대 하락 마감한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42.84포인트(1.63%) 내린 2,591.86으로 집계됐다. 2024.4.19 pdj6635@yna.co.kr

원/달러 환율, 이스라엘의 이란 재보복에 1,390원대로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이날 전일 대비 9.3원 오른 1,382.2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이날 전장보다 8.1원 오른 1,381.0원에 개장한 뒤 오전 10시 38분께 1,392.9원까지 올랐다.

이스라엘이 이날 이란의 보복 공습에 맞서 이란 본토에 대한 재보복을 감행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고조된 영향이다.

다만 핵시설을 포함해 피해가 알려지지 않고 있고, 공격 자체를 부인하는 듯한 보도도 나오면서 환율은 1,380원대로 내렸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CNN 방송에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지는 않았다며 이스라엘의 공습은 '제한된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 항공우주국 대변인 호세인 다릴리안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파한 일대에서 들린 폭음은 다수의 드론을 격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고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는 보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 TV 등 일부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 이란이 외국의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기도 했다.

점차 늦어지는 美 연준 금리 인하…달러 강세 지속

최근 환율 상승에는 미국의 정책 금리 인하 시점 지연에 달러가 강세를 나타낸 영향도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더디게 둔화하고, 미국 경제 성장세가 견조하게 나타나면서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시점은 일러도 7월 이후로 밀리는 분위기다.

이번 주에는 정책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연준 위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물가상승률이 2%로 낮아진다는 더 큰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존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7일 연준의 현재 통화 정책이 좋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만큼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지난 18일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공개 연설에서 "우리는 올해 연말 무렵까지(until toward the end of the year)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연준의 삼인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역시 추가 금리 인상은 자신의 기본 전망이 아니라면서도 "만약 경제지표가 연준의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확실히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했다.

"중동 확전 위기 때는 1,400원 갈 수도"

시장에서는 당분간 환율 상단을 1,400원 선으로 보는 분위기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오늘 이스라엘의 재보복 공습에도 1,400원은 넘지 않았다"며 "일단 1,400원이 상반기 중 고점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 연구위원은 환율이 1,400원 선을 넘어설 수 있을 전제조건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을 꼽았다.

그러면서 "전면전이 아니라 지금처럼 제한적인 공습을 주고받는 상황에서는 하루에 10원 정도 급등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연구위원은 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국민연금의 선물환매도도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언급했다.

그는 "한일 재무장관이 1,400원대를 넘어서고 나서 강하게 구두 개입을 했다"며 "비상 컨틴전시 플랜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연금의 선물환 매도도 1,400원이나 1,410원대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공식 구두 개입에 나선 데 이어 이튿날에는 한일 재무장관이 공동으로 원화와 엔화 통화 가치 급락에 우려를 표했다.

서 연구위원은 "배당 역송금 시즌도 끝나가는 상황에서, 5월에는 아래쪽으로 더 열려있다고 보지만, 당분간 1,350원대는 유지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도 "중동 사태가 확전되면 1,400원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중동사태가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원/달러 환율의 적정 수준은 1,370원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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