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가 함정인가 어머니의 끔찍한 주검 옆에 발견된 담배 꽁초와 머리카락

이은지 2024. 4. 19. 16: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4년 4월 19일 (금요일)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현우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원화 : 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절대 놓쳐선 안 될 키워드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수십 년간 범죄 현장을 누빈 베테랑 형사들이 1순위, 아니 0순위로 꼽는 이곳은 바로 사건 현장입니다. 범인이 현장에 남겼을지도 모를 증거들. 가령 지문 머리카락은 말할 것도 없고요. 컵이나 문고리 바닥에 버려진 담배꽁초나 수건까지, 뭐 하나 허투루 넘길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뭐가 됐든 사건 현장에서 나온 이 작은 실마리들은요. 겉보기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범인을 특정하는 것은 물론 추후 법정에서 용의자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아주 강력한 역할을 해내곤 합니다. 그런데 오늘 여러분께 들려드릴 이 사건은요. 현장에서 발견된 아주 강력한 증거가 오히려 사건 해결을 더 힘들게 만들어버렸던 그런 케이스입니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 안녕하세요. 저는 변호사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김현우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김현우 : 안녕하세요. 김현우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매주 금요일 사건 엑스파일에서는요 미제 사건 다루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사건 엑스파일 미제 전담반 오늘 그 세 번째 시간인데요. 오늘 다룰 미제 사건은 충남 부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충남 부여 70대 노파 살인 사건인데요. 김 변호사님께서는 충남지방경찰청에 계시지 않았습니까? 이 사건 원래 알고 계셨나요?

◆ 김현우 : 네 제가 충남청 천안경찰서에서 근무할 당시에 벌어졌던 일이고요. 부여에서 벌어진 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충남에서 떠들썩했었던 사건입니다.

◇ 이원화 : 어떤 일이 혹시 있었던 건가요? 그날?

◆ 김현우 : 부여에 살던 70대 할머니에게 발생했던 사건인데요. 당시 할머니는 집에 찾아온 막내 아들하고 삼계탕을 먹었고, 아들은 밥을 먹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그 아들이 다음 날 아침에 어머님 집에 찾아가 보니까 닫혀 있어야 할 현관문 안방문이 열려 있었고 집에 불이 다 꺼진 상태였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자신의 어머니의 주검을 발견한 것이죠.

◇ 이원화 : 전날 삼계탕까지 같이 먹었던 어머니가 다음 날 집에 가 보니까 주검으로 발견됐다는 건데 이 시신이 정말 입에 담기도 끔찍한 상태로 발견됐다고 하는데요. 어떤 상태였나요?

◆ 김현우 : 시신 상태가 참혹했는데 범인에게 심하게 구타를 당해서 입은 찢어진 상태였고 치아는 4개나 빠졌습니다. 그리고 발로 목을 짓이겨 놓아서 목은 새파랗게 멍든 상태였다고 합니다. 사인은 비구폐색과 경부 압박, 즉 코와 입을 맞고 목을 졸라서 사망에 이르렀다는 거죠.

◇ 이원화 : 정말 끔찍한 게 범인이 시신의 입을 찢어놨다고 하더라고요. 범죄심리학 측면에서 보면 이런 행위는 면식범 분노에 의한 살인 뭐 이런 이야기들 많이 하던데 김 변호사님 보시기에는 어떠세요?

◆ 김현우 : 맞습니다. 이제 살해당한 피해자한테 굉장한 분노를 표출한 걸로 보이고요. 입을 찢는다는 거는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서나 아니면 살인을 하기 위해서 치명타를 가하기 위해서 하는 행동은 아닙니다. 단순히 이젠 자신의 분노감을 표출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인데 그렇다면 이 사건 자체가 강도 살인이나 아니면 우발적인 살인 사건보다는 평소에 피해자에 대해서 굉장히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면식범이 계획적으로 살해를 한 거라고 봅니다.

◇ 이원화 : 그렇다면 이 사건 용의자는 그 당시에 특정이 혹시 됐었나요?

◆ 김현우 : 사위가 용의자로 지목이 되었었어요. 사위가 당시 아내에게 가정폭력과 학대를 일삼았는데 이 때문에 아내가 집을 나와서 이혼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사위가 자신의 장모인 이 피해자인 할머니를 수시로 찾아와서 집을 부수고 딸 내놓으라고 협박을 하고 했었다는 겁니다.

◇ 이원화 : 김 변호사님께서 경찰서에서 직접 수사를 지휘한 경험을 갖고 계시잖아요. 살인 사건이 발생한 현장이 정말 중요하다고 하는데 실제 현장에 나가면 어떻게 수사하고 어떤 것들을 조심하고 그러나요?

◆ 김현우 : 이제 사건이 발생하고 특히나 이제 단서가 중요한 수사를 계속 진행하기 위해서는 사건들이 많습니다. 현장에는 이제 범행의 단서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는 증거들이 남아있기 때문인데 그 현장을 보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보통 이제 지구대 경찰관분들께서 현장에 출동하면 폴리스라인을 쳐서 그 현장이 훼손되지 않게 합니다. 그러면 경찰서나 아니면 청 단위의 과학수사팀이 현장에 출동을 해서 거기에 남아 있을 만한 핵심적인 증거들. 여러 가지가 있죠. 지문도 있고 머리카락도 있을 수 있고요. 족적도 찾아보고 그리고 범인이 놓고 갔을 담배꽁초라든지 아니면 물건들 뭐 이런 증거들을 초기에 최대한 빠르게 수집을 합니다.

◇ 이원화 : 이 케이스 같은 경우에는 현장에서 아주 강력한 증거가 발견됐잖아요. 혹시 뭐가 나왔을까요?

◆ 김현우 : 담배하고 머리카락이 나왔는데요. 여기서 또 담배가 평소 사위가 담배 끄는 습관이 그대로 반영이 돼서 방바닥에 비벼 끈 흔적이 나왔다고 합니다.

◇ 이원화 : 그러면 여기 사위 DNA도 혹시 나왔나요?

◆ 김현우 : 그건 안 나왔습니다. 머리카락은 대부분 피해자였던 할머니의 것이었고 딱 두 가닥만 다른 사람 것이었는데 담배와 그 다른 두 가닥의 머리카락에서 경기도 안산에 사는 노숙자의 DNA가 발견이 됐습니다.

◇ 이원화 : 경기도 안산이요? 안산에 사는 노숙인의 DNA가 충남 부여에서 발견됐다 이게 이해가 잘 안 되거든요. 노숙인이 부여에 왔던 적이 있었던 겁니까?

◆ 김현우 : 노숙인은 자기가 이 사건하고 전혀 관련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습니다. 자신은 안산이나 수원 일대를 전전하기는 하지만 부여라는 곳은 간 적도 없고 범행 장소도 처음 보는 곳이라고 진술을 했는데요. 당연히 피해자 얼굴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대신 노숙인은 노숙 생활을 하고 있는 중에 자기한테 한 백발의 남성이 찾아와서 뭐 술과 담배 사주면서 새치를 뽑아줄 테니까 머리카락을 뽑아간 사실이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거짓말 탐지기를 했는데도 진실 반응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경찰이 의심을 하고 있었던 사위 사진을 보여주니까 그 노숙자는 그 사람이 맞다고까지 했습니다.

◇ 이원화 : 이게 사실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할 수가 없는 아주 특이한 기억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이 정도면 사위가 진범이 맞는 것 같은데요. 과연 노숙인의 진술로 미궁에 빠지는 듯했던 70대 노파 살인 사건의 범인은 잡혔을지 잠시 후 이어가겠습니다.

◇ 이원화 : 노숙인과 사위 대질 신문 혹시 했나요?

◆ 김현우 : 경찰은 당연히 대질 신문을 하자고 했는데 사위가 거부했습니다. 그럼 거짓말 탐지기라도 하자 했는데 그것도 거부했고요.

◇ 이원화 : 청취자분들 입장에서는 거짓말 탐지기를 거부할 수 있는지 그거 궁금할 것 같거든요. 하라고 했는데 안 한다고 그러면 왠지 죄를 인정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의심받는다는 생각도 들고 실제 법정에서는 이게 어떻게 작용하는지도 말씀해 주시죠.

◆ 김현우 : 네 거짓말 탐지기가 신뢰도가 높기는 합니다. 하지만 100%는 아니고 오류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심리 상태를 검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강제 수사를 하기에도 적합한 방법이 아닙니다. 불안한 상태에서는 신뢰도가 굉장히 떨어지고요. 그래서 실제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한다고 해도 그 결과가 법정에서는 증거 능력이 없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보조적인 지표로서만 사용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 이원화 : 그러면 어쨌든 그 사위가 현장에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를 하게 될 텐데 이 사위에게 현장 부재, 알리바이라고 하죠. 알리바이가 혹시 있었나요?

◆ 김현우 : 사위의 진술에 따르면 사위는 자신이 안산에서 오후 4시부터 친구하고 술을 마셨고 만취해서 오후 6시에 자기 집 원룸에 들어가서 잤고 다음 날 새벽 5시에 잠을 깨 다시 친구하고 술을 마셨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위와 술을 마신 친구에게 수사기관에서 물어봤는데 당일 사위와 술을 마신 것은 맞지만 당시 마신 술은 평소 주량이 반도 못 미치는 소주 한 병이었고 사위는 사위 자신의 어머니를 찾아간다며 술자리를 떴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그날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새벽 5시까지 사위의 휴대폰이 꺼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위치 추적도 불가능한 상태였고요.

◇ 이원화 : 사실 이 정도면 사위가 거짓말한 것도 일부 드러났고 범행 가능한 그 시간대에 휴대폰도 꺼져 있었고 그러면 다른 방법으로 행적을 좀 추적을 했었어야 하는 것 같은데 이 한 남성이 식당에서 노숙인에게 밥을 사줬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그때 경찰이 조사를 해봤더니 그 당시 상황을 식당 주인도 기억하고 있었던 거 아닙니까? 그리고 그 식당에 CCTV도 있었다고 하는데 이걸 보면 이 남성이 사위인지 아닌지 뭐 그 CCTV에 나오는 거 아닙니까?

◆ 김현우 : 경찰의 실수가 있었습니다. 경찰은 당시에 담배꽁초와 머리카락이 나왔으니까 당인 사위에 대한 증거가 확보가 됐을 거라고 생각을 했고, 사위의 범행 전후 행적에 대한 위사는 소홀했던 걸로 보입니다. 그런데 DNA 감식 결과가 나왔고 그리고 감식까지 나오는 시간이 있다 보니까 전후 행적에 대한 CCTV는 이미 지워져서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었고요.

◇ 이원화 : 그러면 지금 증거가 결국엔 하나도 안 나왔다는 건데 이 70대 노파가 끔찍하게 살해됐는데 아무도 살인죄로 기소가 안 된 건가요?

◆ 김현우 : 네 맞습니다. 굉장히 안타까운데 결국 범인을 특정하기 위한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살인죄로 기소가 안 된 것 같습니다.

◇ 이원화 : 알겠습니다. 그래서 미제 사건이라고 불리는 것 같습니다. 청취자분들 입장에서는 이게 굉장히 궁금하실 것 같아요. 뭐냐면 이 사위라는 사람이 70대 노파를 찾아와서 행패도 부리고 협박 편지도 있었고, 동네에서 이날 사위를 봤다는 목격자도 2명이 있었고, 물론 현장에서 DNA가 나왔다든지 CCTV가 있었다든지 이런 결정적 증거는 없습니다만 정황 증거는 충분해 보이거든요. 왜 검찰에서는 살인죄로 기소하지 않았을까? 변호사님 입장은 좀 다를까요? 어떤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 김현우 : 검찰에서는 사실상 사위가 범행 현장에 존재했다는 점을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고 본 것 같습니다. 당시 마을에 사는 목격자 2명이 빨간 차가 할머니 집 앞에 주차되어 있었고, 그 차에서 내린 것이 사위였다라는 진술을 했었습니다. 근데 이 진술이 문제가 뭐냐 하면 노숙인이 안산에서 사위를 만났다고 한 시간과 사위가 할머니 집 앞에서 목격되었다고 한 시간이 겹쳤던 거예요. 같은 시간대에 안산과 부여에서 동시에 목격되었다고 하니 어떻게 보면 굉장히 중요한 진술 증거였는데 증거로서의 가치가 사라져버린 거죠.

◇ 이원화 : 그럼 사위는 전혀 처벌을 안 받았나요?

◆ 김현우 : 다른 혐의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아내 폭행 및 협박 혐의 그리고 재물을 송괴한 혐의로 징역 1년 6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 이원화 : 감옥에서 가족들한테 협박 편지도 썼다면서요?

◆ 김현우 : 네. 살인범으로 자기를 이제 뒤집어 씌워서 영원히 죽이려고 했는데 그렇게 안 되어서 이제 보통 일이 아니지 않냐 어떻게 반성해야 되는지도 다음에 내가 나가서 가르쳐주겠다라는 내용으로 협박 편지를 보냈고요. 사위는 이전에도 협박 편지를 작성해서 집 앞에 붙여놓기도 했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이원화 : 물론 법적으로 봤을 때 사위는 이 사건의 범인이라고 특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만 전 부인을 폭행하고 협박한 혐의로 형을 살면서 전 부인의 가족들에게 협박 편지를 쓴다는 거 이거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없었던 건가요?

◆ 김현우 : 일반적으로 이제 형법상의 협박죄로도 문제를 삼을 수 있고요. 만약에 이제 사위에게 수사 단서를 제공한 사람들에 대해서 보복할 목적이 있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 협박죄라고 좀 더 강력하게 처벌도 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통상적인 협박범보다 더 강한 처벌을 받는다.

◆ 김현우 : 네 맞습니다.

◇ 이원화 : 이 사건 계속 미제로 남겨둘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까? 다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은 없는 건가요?

◆ 김현우 : 수사기관에서는 어쨌든 범행에 대한 단서를 계속 추가적으로 수집을 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미제 팀에서 계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목격자에 대한 추가 진술을 확보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유력한 용의자 그 사위에 대해서 추가 조사를 또 진행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계속적인 추가 조사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이원화 :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 미제 전담반 매주 금요일 잊혀져서는 안 될 미제 사건들 돌아보고 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도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