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협치 빙자한 협공”···박영선 총리설에 ‘NO’

李 “민주당, 농락당할만큼 어리석지 않아”
野 ‘김건희 비선 의혹’ 제기하며 공세 강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4.19 [한주형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실 일각에서 제기했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국무총리 기용설’에 대해 “협치를 빙자한 협공”이라며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지난 18일 밤 페이스북에 “협치를 빙자한 협공에 농락당할 만큼, 민주당이 어리석지 않다”는 짧은 메시지를 올렸다. 박 전 장관이 자신을 둘러싼 인사 소문에 대해 부정적 의사를 내비치면서도 “협치가 긴요하다”고 여운을 남긴 데 대한 반응이라는 해석이다. 정부·여당에서 러브콜을 받는 야권 인사들을 향한 경고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을 배신하고 떠난 자들을 국민의힘이 공천했을 때 어떤 참패를 야기하는지 알았을 것”이라며 “아직도 민주당 진영 빼내기 인사를 시도할 작정인지 황당한 하마평들로 무성하다”고 말했다.

국회의장직에 도전하는 추미애 당선인도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협치를 거부하는 쪽에서 야당 인사를 빼가서 협치의 포장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며 “협치는 기득권끼리 조용히 나눠 먹고 잘 지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비선 의혹’도 계속 제기하며 대여 공세를 강화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박영선 총리·양정철 비서실장 검토설’에 대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보도가 아니라고 했다”며 “이 보도는 K모, L모 비서관을 통해 나왔다는 것이다. 이들은 김건희 라인이라고 자자하게 소문이 나있다”고 했다.

야권의 이 같은 반응으로 박 전 장관의 총리 기용 가능성은 낮아진 분위기다. 총리 인선을 위해서는 국회 임명 동의가 필수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인선이 늦어지는 상황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이 피로감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신중한 선택을 하기 위해 길어진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신속보다도 신중한 게 더 중요한 상황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야권 인사 기용설을 놓고 야권에서 ‘비선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어떤 이야기든 대변인실 입장이 대통령실의 입장”이라며 어떤 이유에서 말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머지 개인들이 뭐라 하는 것은 개인의 의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