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與 낙선자 일성… “용산에 침묵한 黨도 문제”

4.10 총선에서 낙선한 국민의힘 원외조직위원장들이 19일 당 재건 및 수습책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다. 이들은 영남 중심 정당을 벗어난 ‘전국 정당’, ‘민생 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청년 정치인을 육성하는 데 당력을 집중해야 당의 미래가 있다”고 했다. 특히 이 자리에선 ‘수직적 당정 관계’와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이재명·조국 심판론’ 외 전략 부재 등이 패인으로 지목됐다.

4·10 총선에서 낙선한 손범규 전 아나운서 등 후보들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를 마치고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외조직위원장들은 이날 국회에서 간담회를 마치고 “총선 패배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당 쇄신에 모두 앞장서겠다”며 이러한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민생 중심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며 “당의 민주화와 유능한 정당으로서의 변모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원외위원장 회의를 정례화하고 중앙당에 민심을 전달하겠다고도 했다.

낙선자들은 총선 참패 원인으로 대통령실 책임론, 수직적 당정관계 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이 대통령실에 ‘할 말’을 못하고 직무를 유기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신환(서울 광진을) 전 의원은 “용산과의 관계, 이준석 대표가 당 대표에서 쫓겨나는 과정, 지난 전당대회에서 보인 비(非)민주성 등 여러 문제가 누적돼 국민의 심판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호준석(서울 구로갑) 전 후보도 “민심이 당심이 되고, 당심이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되는 구조가 돼야 한다”며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대통령실이 성찰해야 한다는 참석자 발언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핵심 이슈인 ‘전당대회 룰(규칙)’ 관련 내용은 결의문에 담기지 않았다. 총선 직후 당내에선 ‘당원 100% 투표’인 전당대회 룰부터 개정하고, 혁신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반면 영남 지역에선 당심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이날 간담회에선 30대~40대 위원장들을 중심으로 불만도 제기됐다고 한다. 당 쇄신을 위해 전당대회 룰 변경이 급선무인데, 정작 이런 내용은 결의문에 빠졌다는 것이다. 간담회 임시 대변인을 맡은 전주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미세한 내용에 대해 서로 의견이 다를 순 있다”면서도 “전반적으로는 동의했다”고 했다.

전 의원은 이어 “원외조직위원장과 당협위원장이 모이는 간담회가 정례화된다면, 3040대 젊은 당협위원장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그들의 목소리가 당에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