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없이 덩치만 커진 직방의 '알 수 없는 미래' [컴퍼니+]

최아름 기자 2024. 4. 1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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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컴퍼니 인사이트
2023년 실적 발표한 직방
1297억원대 매출 역대 최대
반면 영업이익 적자도 최대치
적자 낸 신사업 스마트도어록

부동산 플랫폼 직방의 2023년 실적은 '빛과 그림자'가 공존했다.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도 가장 컸기 때문이다. 자회사에 대준 대여금과 차입금도 커졌다. 그렇다고 미래가 밝은 것도 아니다.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삼성SDS의 홈 IoT 사업부를 인수했지만, 효과는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직방이 자회사에 대여한 금액만 851억원에 이른다.[사진=뉴시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지난해 최대 매출을 기록함과 동시에 가장 큰 영업손실도 냈다. 이런 직방을 두고 '덩치는 커졌을지 몰라도 내실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 400억원대를 맴돌던 직방의 매출은 지난해 1297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하지만 튼튼한 성장으로 보긴 어렵다. 2020년 이후 3년간 직방은 영업손실을 면치 못했다. 2023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은 407억원으로 전년 370억원보다 30억원 더 늘었다.

1년 내에 갚아야 할 차입금의 무게가 더해진 것도 문제다. 2022년 말 직방이 1년 안에 상환해야 했던 차입금은 100억원이었는데, 2023년 말엔 773억원으로 7.73배가 됐다. 이중 지난해 기준으로 직방이 3개월 안에 갚아야 하는 돈은 18억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회사에 빌려준 돈도 갈수록 쌓이고 있다. 직방은 자회사(임대관리) 로프트피엠씨에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총 88억원을 빌려줬다. 이 대여금은 2023년 로프트피엠씨를 흡수합병한 온하우스(공실정보 플랫폼)가 흡수했고, 직방은 온하우스에 2억5000만원을 추가로 빌려줬다.

또다른 자회사인 호갱노노(아파트 실거래가앱), 셰어하우스우주(공유주택), 상업부동산 중개플랫폼 네모를 운영하는 슈가힐, 온택트플러스(부동산 중개 컨설팅업체)에 빌려준 금액도 851억원에 이른다. 2023년 매출액(연결) 대비 65.6%의 돈을 자회사에 대여한 셈이다.

직방의 재무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건데, 문제는 마땅한 출구마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직방이 주요 수익원이던 '부동산 매물 광고비' 대신 새로운 사업으로 선택한 '스마트도어록'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22년 직방은 삼성SDS의 홈 IoT 사업부를 인수했다. 동시에 베이징北京 법인을 만들어 중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직방 베이징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181억원, 당기순손실은 26억원이었다.

[사진 | 금융감독원·직방] 

혹자는 '직방이 1년간 중국에서 바닥을 다졌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직방 스마트도어록 사업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현재 중국 스마트도어록 시장을 장악한 기업은 샤오미다. 휴대전화를 비롯해 가전 제품 대다수를 팔고 있어 홈 IoT 연동에 유리하다. 본업이 부동산 플랫폼인 직방으로선 불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데, 업체 간 경쟁까지 치열해 직방은 '가격경쟁력'도 갖춰야 한다.

중국 빅데이터 시장분석기관 AVC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 온라인 마켓에서 스마트도어록 평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6.9% 떨어졌다. 그렇다고 직방이 '기술력 좋은 삼성이 만든 스마트도어록'이란 후광 효과를 누릴 수도 없다. 제품에 더 이상 '삼성'이란 브랜드를 붙일 수 없어서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2023년 실적을 놓고 재무 건전성을 키운 해였다"며 "2024년은 본격적인 사업 강화를 통해 내실 있는 성장을 이뤄나가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직방은 그의 말대로 튼튼한 성장가도에 올라탈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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