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 만에 폐업 여관서 발견된 70대 백골 시신 ‘고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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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제주도 제주시 용담1동의 한 폐업 여관에서 홀로 살던 70대 김 모 씨로 추정되는 백골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였던 김 씨의 죽음을 2년여 만에 외부에 알린 건 건물 주인의 부탁을 받고 청소하던 남성이었습니다.
제주시 관계자는 "폐업 여관이었기에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육안으로 살펴봤을 때도 사람이 보이지 않아서 김 씨를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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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제주도 제주시 용담1동의 한 폐업 여관에서 홀로 살던 70대 김 모 씨로 추정되는 백골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였던 김 씨의 죽음을 2년여 만에 외부에 알린 건 건물 주인의 부탁을 받고 청소하던 남성이었습니다.
폐업 여관을 청소하던 남성이 객실 화장실에서 김 씨의 죽음을 처음 확인한 겁니다. 발견 당시 시신은 부패가 심하게 진행돼 뼈만 남은 백골 상태였습니다.
남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시신을 수습하고 DNA 대조 등을 거치며, 정확한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부검 결과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숨진 이후 2년 넘게 홀로 방치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 씨를 처음 발견한 남성은 "청소하기 위해 객실 앞에 갔는데, 객실 문이 열린 상태였다"며, "침대 위에 이불도 널브러져 있고 쓰레기도 많아서, 우선 문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던 화장실을 슬쩍 봤는데 시신이 바로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또, "누군가 김 씨가 살던 객실 안에 들어와 조금만 살펴보기만 했어도, 바로 김 씨의 죽음을 알았을 거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씨가 살던 객실 앞에는 김 씨에게 전달되지 못한 우편물들만 남아있었습니다. 5개월 전 김 씨에게 도착한 우편물부터, 설날을 맞아 우체국에서 보낸 김 선물까지 그대로 객실 앞에서 발견됐습니다.
2년 전인 2022년 4월 LH 제주지역본부에서 주거실태조사를 위해 김 씨가 살던 곳을 방문했으나, 김 씨의 부재로 만나지 못했다는 안내문도 있었습니다.
이 여관은 2021년 상반기 영업을 종료하며 폐업했습니다. 김 씨는 2019년부터 해당 여관 객실에서 거주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고독사' 70대 김 씨의 위기 징후 놓쳤다
홀로 사는 기초생활 수급자였던 김 씨의 죽음은 2년 넘도록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는데요.
김 씨는 2020년 기초생활 수급자 신청을 했습니다. 이후 2022년 김 씨는 사회복지공무원의 전화를 받지 않으면서, '위기 징후'를 보였습니다.
당시 제주시 사회복지업무 관계자는 김 씨가 전화를 받지 않자, 김 씨가 거주하던 객실에 방문했습니다. 제주시 관계자는 "폐업 여관이었기에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육안으로 살펴봤을 때도 사람이 보이지 않아서 김 씨를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사회복지공무원 인력 부족 문제로, 기초생활 수급자들을 세밀하게 살펴보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제주시는 오는 5월 말까지 기초생활 수급자로 등록된 지역 내 1만 7,579가구를 대상으로 거주 실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생계, 의료, 주거급여 수급 1인 가구 1만 1,077가구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계획입니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유럽은 공동 노인주택을 활용해 고독사를 예방하고 있다"며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노인끼리는 이웃과 열쇠를 교류하며 서로 안부를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고독사를 예방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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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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