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배당금 ‘엑소더스’에 중동 암운까지… 환율 다시 1390원까지 치솟아

신병남 기자 2024. 4. 1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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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당국 개입으로 진정세를 보였던 환율이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공격과 외국인 배당금에 따른 역송금으로 재자극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한때 1400원을 터치했던 원·달러 환율은 한·미·일 재무장관의 공동 구두개입 영향으로 1370원 선까지 떨어졌지만,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 소식과 대규모 외국인 배당금 지급 이슈 등으로 19일 다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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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 ‘시계제로’
이달 외국인 배당금 총 9.2조
해외송금위해 달러 수요 늘어
외국인 역송금 ‘상승 압력’에
이스라엘 보복 악재까지 겹쳐
안정세보였던 환율 다시 불안
코스피 주저앉고 환율 치솟고 외환 당국 구두 개입으로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이 19일 전일 대비 8.1원 오른 1381.0원에 출발하며 사흘 만에 오름세로 반등했다. 코스피 역시 1.6% 하락하면서 2600선을 내준 가운데,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전광판 앞에서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뉴시스

외환 당국 개입으로 진정세를 보였던 환율이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공격과 외국인 배당금에 따른 역송금으로 재자극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환 시장에 불안감이 커지면서 ‘강달러’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 원화 가치 하락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도 낙관적 전망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 16일 한때 1400원을 터치했던 원·달러 환율은 한·미·일 재무장관의 공동 구두개입 영향으로 1370원 선까지 떨어졌지만,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 소식과 대규모 외국인 배당금 지급 이슈 등으로 19일 다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72.9원)보다 8.1원 높아진 1381원에 개장해 오전 11시 30분 현재 전일 대비 10.0원(0.72%) 상승한 1390.0원까지 치솟았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외국인 주주들에게 지급될 배당금 규모도 총 9조24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날 삼성전자(약 1조1619억 원)와 현대자동차(약 6606억 원), 삼성화재(약 4059억 원) 등 외국인 배당금 상위 기업들의 배당지급일이 집중되면서 약 3조3000억 원에 달하는 배당금이 지급된다. 외국인 주주들이 배당금을 해외송금하기 위해 원화를 달러화로 바꾸면 달러 수요가 늘어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15일 배당금을 지급한 기아자동차의 경우, 배당금 9000억 원을 지급했지만, 기아차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400억 원에 그쳐 상당수 배당금이 해외로 송금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배당금을 지급한 삼성전자도 전장대비 2.64% 떨어진 7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불안한 환율 상황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이 급격한 환율 변동을 우려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18일(현지시간) 아·태 지역 경제 전망 브리핑에서 “현재의 변동성이 한국 경제에 큰 어려움을 주지 않는 수준”이라며 “과거와 비교하면 한국이 환율이 너무 크게 움직일 경우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대차대조표 불일치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통화 정책은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보다 높기 때문에 목표치로 내려올 때까지는 긴축 기조를 확고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외환 당국이 끌어내려 놓은 환율이 장기간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과 정책 공조 기대감에 원화 약세 기조가 완화된 듯 보이지만, 실질적 액션이 없는 한 단기적 영향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1400원을 넘어서는 구간에서 정부의 구두 개입이 강하게 나와 속도를 조절하겠지만, 상황별로 변동성 확대 및 1400원 이상 레벨에 대한 추가 시험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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