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善意가 지역 관광 살린다[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박경일 기자 2024. 4. 1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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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는 특별한 관광안내소가 있습니다.

울라(ULLA)는 '울릉도 고릴라'.

독도 입도(入島) 날짜를 즉석에서 도장으로 찍어주는 티셔츠도 있고, 울릉도를 여행하면서 즐길 수 있는 증강현실을 활용한 아웃도어 미션게임도 살 수 있습니다.

울라웰컴하우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엽서 절반 크기의 관광안내 카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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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는 특별한 관광안내소가 있습니다. 저동항의 ‘울라 웰컴하우스’입니다. 울라(ULLA)는 ‘울릉도 고릴라’. 울릉도의 송곳산이 고릴라 옆모습과 닮았다는데 착안해 만든 울릉도의 대표 캐릭터입니다. 울라하우스에서는 다양한 상품을 팝니다. 세련된 디자인의 엽서나 텀블러, 머그컵, 키링, 담요 등 소품은 물론이고 명이나물이나 부지깽이, 섬더덕 등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도 팝니다. 독도 입도(入島) 날짜를 즉석에서 도장으로 찍어주는 티셔츠도 있고, 울릉도를 여행하면서 즐길 수 있는 증강현실을 활용한 아웃도어 미션게임도 살 수 있습니다.

울라웰컴하우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엽서 절반 크기의 관광안내 카드였습니다. 울릉도의 여러 명소를 각각 한 장의 카드에 소개한 것인데, 그림이나 지도, 특징, 추천하는 이유 등 짧은 안내를 적어놓았더군요. ‘보다’ ‘놀다’ ‘먹다’로 구분해 놓은 이런 카드가 다양한 울릉도의 명소 숫자만큼 있습니다. 여행자는 그중 마음에 드는 카드만 골라 따로 마련된 봉투에 담아가는데, 일정에 따라 카드를 배열하면 그게 그대로 충실한 울릉도 여행일정이 됩니다.

울릉도 여행은 쉽지 않습니다. 안 가본 사람이 다녀온 사람보다 많고, 다녀온 사람도 일생에 단 한 번, 많이 가봤다 해도 두세 번이 고작인 여행지라서 정보를 얻기 어렵습니다. 울릉도 여행을 시작할 때 막막해지는 이유지요. 그런 이들에게 관광안내카드는, 훌륭한 가이드 역할을 합니다.

캐릭터를 개발하고, 관광안내소를 열고, 관광안내카드를 만든 건 코오롱그룹입니다. 코오롱이 울릉도에 몰두하고 있는 건 전적으로 최고경영자의 울릉도에 대한 애정 때문입니다. 울릉도에 작은 리조트를 갖고 있는 코오롱의 울릉도와의 인연은, 최고경영자가 지금은 사라진 한옥 펜션에 묵었던 경험을 잊지 못했던 데서 시작합니다. 기업인의 취향과 기업의 선의가 지역의 관광을 살리고 있는 것이지요.

비슷한 예가 다른 곳에도 있습니다. 태창철강 유재성 회장이 수십 년 동안 조성해 개방한 대구의 ‘사유원’도,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화담숲’도 비슷한 경우입니다. 이런 걸 보면 관광분야에서 ‘기업이 희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공공은 무능하거나 답답하고, 로컬의 시도는 더딘 상황에서 기업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경우 ‘사업’이 아니라 ‘선의’가 전제돼야 하는 건 물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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