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테슬라…머스크는 계획이 다 있구나?

임선우 외신캐스터 2024. 4. 1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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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때 시장의 총애를 받았던 기업, 테슬라가 요즘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오늘(19일) 기업 진단에서 면밀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임선우 캐스터, 테슬라 이슈 준비해 오셨는데, 요즘 산전수전 다 겪고 있습니다.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캐스터]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입니다. 

주가 흐름을 먼저 보면, 올해 들어서만 40% 가까이 빠졌는데요. 

최근엔 160달러 선도 무너지면서 시가총액은 5천억 달러 밑으로 주저앉았고, 올 초 65배로 시작한 PER은 현재 44배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무엇보다 판매가 부진한 것이 1차 원인입니다. 

비야디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분위기고, 너도나도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면서 시장 파이가 더욱 잘게 쪼개지고 있습니다. 

부랴부랴 내놓은 무인자율주행, 로보택시 출시 계획도 큰 관심을 끌지 못했고요. 

이런 분위기 속에 1분기 인도량은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악재가 거듭되는 가운데 테슬라는 전체 인력의 10%, 최소 1만 4천 명 감원 계획까지 발표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키웠습니다. 

[앵커] 

테슬라를 바라보는 월가의 시선도 걱정이 가득하죠? 

[캐스터] 

보시는 것처럼 월가는 줄줄이 투자의견을 낮춰 잡고 있고요, 미디어 노출 빈도수, 화제성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테슬라 찬양론자'인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마저 머스크가 납득할 수 있는 카드를 내놓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이 '하강행 엘리베이터'로 향할 수 있다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또 차트 분석의 대가로 유명한 케이티 스톡턴 페어리드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주가의 다음 지지선이 140달러까지 밀릴 것"이라며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경고했습니다.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월가 애널리스트 18명이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낮춰잡았고요.

향후 상승 전망을 제시한 이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앵커] 

심각하군요.

그런데 오늘 주제는 테슬라의 몰락이 아니잖아요.

앞서 제목 소개로 '머스크는 계획이 다 있구나'라고 하셨는데, 반전이 있다는 겁니까? 

[캐스터] 

이 모든 게 일론 머스크 CEO의 계획대로 가고 있다고 말하면 믿으실까요? 

[앵커] 

그러니까 머스크는 상황이 어려워질 걸 알고 있었다, 이런 얘기인가요? 

[캐스터]

허무맹랑한 소리 같이 들리지만, 곳곳에서 힌트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하나씩 들여다보겠습니다. 

그전에 앵커께서는 테슬라가 어떤 회사라고 생각하십니까? 

[앵커] 

물론 전기차 회사죠. 

[캐스터] 

모두가 그렇게 대답할 겁니다. 

그런데 이제는 테슬라가 전기차 회사라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할 타이밍이 왔습니다. 

먼저 머스크라는 괴짜가 그간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테슬라 이전에 머스크는 결제 플랫폼, 페이팔을 만들어 승승장구했는데 그 행보가 특이합니다. 

보통의 경영자라면 창립한 회사가 잘 나가고 수익을 내게 되면, 사업 확장을 고민할 텐데, 머스크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페이팔로 벌어들인 돈으로 다른데 올인해 볼까? 

그래, 전기차를 만들어보자! 이렇게 결정하고 테슬라를 세우게 됩니다. 

힌트가 좀 되셨나요? 

[앵커] 

그렇다면 전기차, 그다음이 있다는 거네요? 

[캐스터] 

실제 그간의 행보만 봐도 그렇습니다. 

경쟁사들이 페이스리프트다, 신 모델이다 하며 불꽃 튀는 경쟁을 펼치고 있을 때, 선두 테슬라는 창립 이후 지금까지 고작 몇 개 모델로 버텨왔습니다. 

왜 그럴까요? 

여기서 추론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는, 테슬라의 전기차가 앞선 페이팔처럼 종착역이 아니라는 겁니다. 

경쟁자가 늘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건 당연한 수순인데, 이 사실을 머스크만 몰랐을 리가 없겠죠. 

[앵커] 

그렇다면 머스크의 다음 시나리오는 뭔가요? 

[캐스터]

자, 이 시점에서 우린 테슬라의 '마스터플랜'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머스크는 마스터플랜을 통해 회사의 장기 로드맵을 제시해 왔는데요. 

지난 2006년 첫 발간 이후 현재까지 총 3단계에 걸쳐 청사진을 제시했는데, 그 흐름에 주목해야 합니다. 

먼저 첫 번째 마스터플랜을 보면, 전기차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약 10년 뒤 나온 두 번째 마스터플랜은 전기차를 활용한 수익구조, 또 전력 확보를 위한 배터리와 같은 여전히 전기차 관련 항목들이 나열돼 있고요. 

그런데 지난해 나온 세 번째 마스터플랜, 이걸 보시면, 테슬라가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화면에 보시는 것처럼 페이지를 가득 채운 내용 중 전기차 관련 언급은 딱 한 줄 뿐이고요. 

나머지는 온통 재생 에너지가 채우고 있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머스크가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유추해 볼 수 있는 큰 힌트입니다. 

[앵커] 

듣고 보니 작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시도에 나서려는 것 같은데, 뭘 준비 중인 겁니까? 

[캐스터]

머스크의 온 신경이 집중된 이곳, 바로 VFM, vision foundation model입니다. 

작년 테슬라가 CVPR23이라는 학회에서 발표한 연구성과를 보면 나와있는 대목인데요. 

최근 시장이 열광하고 있는 인공지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그런데 그 결이 조금 다릅니다. 

빅테크들, 너 나 할 것 없이 생성형 AI, 대규모언어모델에 집중 투자하고 있죠. 

챗GPT나 제미나이, 바드 등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데, 써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현재 이 인공지능 관련 서비스는 화면 안에서만 만나볼 수 있죠. 

텍스트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머스크가 집중하고 이 VFM 기술이 있으면 무엇이 가능하느냐.

모든 물리적 AI 행동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산업용 로봇 팔을 예를 들어보죠. 

앞에 놓인 종이를 잡으라고 명령할 때 현재는 이 단순한 한 동작을 위해서 대상을 고르고 위치를 정하는 각각의 절차마다 명령이 필요합니다. 

팔을 90도로 굽혀, 8시 방향으로 뻗어, 손가락 펼쳐… 매우 복잡하죠. 

그런데 이 VFM이 도입되면 "앞에 종이 짚어" 이 명령 하나면 한 방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SF영화에서만 보던 새로운 로봇 시장에 가장 먼저 발을 들이는 작업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겠죠. 

챗GPT는 할 수 없는, 훨씬 더 많은 돈이 도는 실물경제 곳곳에 도입될 수 있다는 건데, 

앞서 휴머노이드 옵티머스가 보여준 사람처럼 걷고 빨래를 개고 하는 모습들이 그저 기술력 자랑을 위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이제는 복잡한 과정 없이 그저 로봇에게 시키면 알아서 모든 걸 해내는 그런 미래를 이미 준비해나가고 있다는 걸 보여준 겁니다. 

[앵커] 

이게 재생 에너지랑 무슨 연관이 있나요? 

[캐스터] 

엄청난 전력을 먹어치우는 VFM을 구동하고 키워 나가기 위한 첫 단추로 볼 수 있는데, 결국 전기차부터 태양광, 자율주행, 하이퍼루프, 스페이스X의 우주산업 등 모든 아이템들이 VFM과 로봇으로 굴러가는 큰 그림을 위한 퍼즐 조각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테슬라의 신차 고민이 필요 없게 되는 거죠. 

시장은 테슬라의 전기차 성적표에만 집중하고 있지만, 머스크는 그럴 생각이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과정, 낯이 익죠?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테슬라 주가에서도 볼 수 있는데요. 

전기로 차가 간다고 하면 모두가 코웃음 치던 시절 머스크는 있는 돈, 없는 돈 들이부으며 전기차를 만들었는데, 당시 주가는 23달러에서 14달러까지 고꾸라 졌었죠. 

그런데 그다음 진짜 전기차가 나와 세상을 바꿨을 때 어떻게 됐나요? 모두가 아는 지금의 시장 선두가 됐죠. 

현재 상황이 당시와 매우 비슷해 보이는데, 이제 VFM과 로봇이라는 새 영역에서 아예 다른 차원의 수익화를 위한 추진력 단계에 진입했다 말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테슬라는 더 이상 전기차에 연연하지 않는다, 새로운 시각이군요. 

[캐스터] 

결론적으로 테슬라를 전기차 업체로 바라보는 시각은 이제 내려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전기차도, 자율주행도 아닌 완전히 새로운 영역 개척에 나서는 머스크의 목적과 결이 같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당장 다음 주 테슬라의 실적발표가 예고돼 있는데, 오늘 이야기 나눈 부분과 관련해 또 다른 힌트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흥미로운 내용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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