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월회비 1만5000원까지 간다? [The 5]

하어영 기자 2024. 4. 1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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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이브: The 5] 쿠팡 vs 탈팡, 선택 전에 알아야 할 것
연합뉴스
‘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기자가 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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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국내 유통업계 1위 쿠팡이 지난 12일 월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올렸습니다. 2년4개월 만의 회비 인상에 ‘탈팡’(쿠팡 회원 탈퇴)하겠다는 회원이 늘자, 경쟁 이커머스(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탈팡 소비자를 겨냥해 대대적인 할인 혜택을 내놓고 있습니다. 쿠팡은 회원이 1년에 회비 9만4680원을 내더라도 10가지 멤버십 서비스를 이용하면 평균 87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데요. 쿠팡 유료 멤버십(회원)은 소비자에게 정말 이득일까요? 소비자가 현명하게 이커머스 멤버십을 이용하는 방법은 뭘까요? 김상봉 한성대 교수에게 물었습니다.

[The 1] 쿠팡 멤버십에 가입하면 소비자는 돈을 버는 걸까요?

김상봉 교수: 개인마다 다르겠죠. 이론적으로 멤버십은 회원들이 여러 혜택을 누리기 위해 평소보다 많이 소비하게 만든다는 게 정설이에요. 기업엔 장점이지만 소비자에겐 그렇지 않죠. 그래서 이커머스 기업에 멤버십은 매우 중요한 요소예요.

쿠팡은 교과서적인 길을 걷고 있는 거예요. 소비자의 소비패턴을 읽고 개별화해서 소비를 더 일으킬 수 있단 점에서도 회원 수를 늘리는 건 중요하거든요. 멤버십으로 회비도 받고 상품도 더 파는 효과가 있는 거죠.

[The 2] 네이버, 신세계, 마켓컬리 같은 이커머스도 다양한 회원 혜택을 주고 있잖아요. 여러 개 이용하면 안 되나요?

김상봉 교수:내가 내는 월회비보다 혜택이 더 큰지 꼼꼼하게 따져보고, 가입하고 나서 상황에 맞게 적절히 쓴다면 그건 현명한 거죠. 근데 그러다 보면 소비 횟수가 늘어날 거고, 그게 습관이 되면 결국 소비량도 점차 늘어날 거예요. 자기 전 ‘1일 1쿠팡’이 습관이 된 분들은 느끼실 거에요. 꼭 필요하지 않은 상품도 주문하게 된다는 걸요. 결국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죠.

알리익스프레스 누리집.

[The 3] 정말 탈팡하는 회원이 많을까요?

김상봉 교수: 2021년 말 쿠팡이 월회비를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는데, 그 뒤로 회원들이 빠져나가지 않았잖아요. 당시 900만명이던 회원이 오히려 1400만명으로 늘었죠. 당장 소비자들은 불만을 드러내지만 속으론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생각하죠. 새벽 로켓배송, 무료 반품, 무료 배송. 쿠팡의 핵심 서비스 3가지를 얼마나 쓰는지,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쿠팡플레이나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를 얼마나 이용하는지 따져보겠죠.

쿠팡 서비스가 이미 생활 습관이 돼 있다면 이탈하기 쉽지 않을 거예요. 이런 걸 ‘록인 효과’(Lock-in·소비자가 특정 서비스에 매료돼 그걸 계속 이용하고자 하는 현상)라고 해요.

[The 4] 그걸 믿고 쿠팡이 회비를 인상한 거네요. 앞으로 얼마까지 올릴까요?

김상봉 교수: 제 생각엔 대략 1만5000원이 아닐까 싶어요. 아직은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진 않아 조심스럽긴 한데, 미국 아마존이 월 14.99달러(2만원) 또는 연 139달러(19만원)의 회비를 받고 있거든요. 그게 (쿠팡에) 기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쿠팡이 아마존을 벤치마킹했다는 점도 고려할 수 있고요.

이번 월회비 인상의 시기와 폭은 쿠팡이 회원 1400만명의 소비패턴을 보고 정한 거예요. 회비 7890원은 괜찮다고 본 거죠. 앞으로 꾸준히 그 선(1만5000원)까지는 올린다고 볼 수 있어요. 가격 인상은 이제 시작이죠.

[The 5] 쿠팡은 왜 올린 걸까요?

김상봉 교수: 아마존 성공사례를 따라가고 있는 걸로 보여요. 독점적 지위에 오른 다음 비용을 올려가는 방식 그대로죠. 실제로도 물류센터, 분류자동화시스템, 배송인력까지 누구도 쿠팡만큼 투자하겠다고 나설 수 없는 상황이잖아요. 쿠팡은 그걸 완성했고, 이제 본격적인 수익을 내야 할 시점이 된 거죠. 그게 월회비 인상으로 이어진 거고요.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이커머스도 등장했잖아요. 알리가 쿠팡과 같은 로드맵을 밟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둘이 ‘치킨게임’(어느 한쪽이 양보 안 하면 양쪽이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극단적 게임)을 벌일 가능성이 커요. 그러기 위해선 자금이 필요했겠죠.

▶️▶️[The 5]에 다 담지 못한 쿠팡의 월회비 인상 과정과 경쟁 이커머스의 대응 전략을 휘클리에서 읽어보세요.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하기. 검색창에 ‘휘클리’를 쳐보세요.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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