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라닉스 "차량용 통신 칩 내년 상반기 개발 목표"

배요한 기자 2024. 4. 1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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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닉스,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설계기업
V2X 통신칩 내년 상반기 출시…보안 사업 가시화
최승욱 라닉스 대표이사가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있다. (사진=배요한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한국이 반도체 강국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반도체 강국이 되려면 반도체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는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선점해야 합니다."

최승욱 라닉스 대표이사는 최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국가나 기업들은 앞으로 시장 규모가 급성장할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 집중 투자해야 할 때"라며 "라닉스는 차량용 통신용 칩과 보안 기술이 결합된 시스템 반도체 칩을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예상되는 반도체 매출 총 6328억 달러(약 864조원) 가운데 비메모리와 메모리 비중은 각각 76.12%, 23.8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설계기업…사업 다각화 추진

라닉스는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전문기업으로 통신 및 보안 칩과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주력사업은 하이패스(요금정산) 단말기 안에 데이터를 주고받는 핵심 칩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차량용 V2X(차량사물통신) 칩을 개발하고 있으며, 보안 솔루션이 결합된 제품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V2X는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간 통신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주변 사물 간의 통신을 가능하게 해준다. 양방향 데이터 전송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제공해 차세대 지능형 교통기술 및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와 더불어 라닉스는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사업을 확보하기 위해 스마트 헬스케어 디바이스 및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디바이스는 심박·호흡이 측정 가능한 60GHz 레이더(Radar)와 스마트 워치(Smart watch), 스마트 체중계 등이 있으며, 라닉스는 이 제품들을 병원과 보건소 등에 공급 중이다.

최승욱 대표는 12일 "상장 후 추진해온 스마트 헬스케어 디바이스 관련 사업들이 성과를 내면서 향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매출원인 하이패스 사업에서 WP.29 보안과 RF 트랜시버를 하나로 통합한 하이패스 칩 'MaaT-VI'을 출시해 국내와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며 "현재 두 곳의 중국 주문자상품부착(0EM) 기업과 제품의 성능 평가를 위한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고 전했다.

V2X 통신용 칩 내년 상반기 개발 목표…보안 사업 가시화

과거 라닉스는 국내외에서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 통신 방식에 대한 표준화 결정이 10년 넘게 표류하면서 기술 개발에 우여곡절을 겪었다.

V2X 통신 규격이 '5G-V2X'와 '웨이브(DSRC)'로 나뉘면서 양쪽 진영은 첨예하게 대립했고, 표준화를 기다린 업체들이 하나둘 업계를 떠나자 국내에선 라닉스만 남게 됐다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최근 V2X 통신 표준이 5G 기반으로 결정되면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교통 안전에서부터 자율주행까지 이어지는 주요 기술이다 보니 오랜 시간 전 세계적으로 표준 기술 선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국도 V2X 표준을 지정하고, 국가 교통체계 지능화 서비스(ITS) 발전 로드맵을 수립함하면서 관련 기업들도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V2X 통신 칩은 미국의 퀼컴, 이스라엘의 오토톡스(Autotalks), 한국의 라닉스, 그리고 중국의 2~3개 기업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올해 초 오토톡스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5G-NR-V2X' 통신 칩을 선보였다"며 "라닉스는 내년 상반기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닉스가 선제적으로 목표로 하는 V2X 통신 기술은 교통약자들을 위한 교통안전 시장이다. V2X 칩을 차량 뿐만 아니라 스쿠터와 자전거 등에 부착해 서로 통신을 주고받아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최 대표는 "교통 사망사고에서 70%는 운전자 부주의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교통약자들을 위한 교통 안전 시장을 첫 타겟으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자율주행차로 솔루션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V2X 통신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차량용 보안 시장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21년 유엔 유럽 경제위원회(UNECE)는 자동차 사이버보안 법규인 WP.29를 발효해 자동차 업계에선 차량용 보안 시장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WP.29는 네트워크 기술이 적용되는 커넥티드 카에 대한 사이버 보안 위협을 줄이고자 만들어졌는데, 유럽연합(EU)은 올 7월부터 모든 차량이 이 규격을 따르도록 의무화했다.

라닉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WP.29와 UNECE에서 요구하는 HSM(Hardware Security Module) 기술을 확보했다.

최 대표는 "차량용 통신시장은 차량 간의 통신이 다양해지고 널리 쓰이면서 통신 보안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올해 7월부터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양산 차량은 보안 법규를 만족하지 못하면 판매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HSM 보안 기술은 자동차 뿐만 아니라 다수의 무선통신 기술들이 사용되는 국방, 전력,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롭게 적용되는 기술로 업계에서 많은 기대를 하고있다"고 설명했다.

실적·주가 하락에 "성장 지켜봐 달라"

지난 2019년 9월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입성한 라닉스는 상장 후 흑자를 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라닉스의 최근 3년래 영업손실은 22억원(2021년), 18억원(2022년), 30억원(2023년)이다. 다만 매출액은 92억원, 110억원, 115억원으로 미미하지만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라닉스는 상장 후 적자 행진으로 지난 2021년 1월 1만845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3600원대로 주저앉으며, 3년3개월 만에 주가가 70% 넘게 폭락했다. 부진한 실적과 함께 주가도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소액주주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상장 이후 계속되는 적자에 대해 주주분들에게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첨단 기술 개발에 자금이 꾸준하게 투입되면서 실적 부진이 불가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라닉스가 개발하고 있는 V2C 통신 기술을 비롯한 보안 기술 등이 글로벌 유수의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봐 달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라닉스가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국내에서 시스템반도체 기업 최초로 상장한 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힘들고 험한 길을 걷고 있지만 회사의 기술을 인정받고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모든 기술진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by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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