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방출될 줄 알았는데” 4R 지명→2억 OK금융行, 성적은 지명순이 아니라더니…신장호의 꿈이 이뤄졌다 [MK인터뷰]
“저에게 이런 날이 올 거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꿈같습니다.”
성적은 지명순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4순위 출신 신장호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방출을 걱정하던 신장호, 이제는 선수라면 모두가 꿈꾸는 자유계약(FA) 신분 권리도 행사하는 선수가 되었다.
OK금융그룹은 17일 FA 자격을 얻은 신장호를 영입했다. 신장호와 보수 총액 2억원(연봉 1억 8천만원, 옵션 2천만원)에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삼성화재에 입단을 한 신장호는 피나는 노력을 하며 살을 빼고, 기회를 기다렸다. 그리고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잡았다. 프로 2년차 시즌인 2020-21시즌 주전으로 발돋움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공격과 서브에 강점을 보였다. 407점 공격 성공률 52.77%, 세트당 서브 0.211개를 기록했다. 5년차 시즌이었던 2023-24시즌에도 꾸준히 코트를 밟으며 삼성화재 아웃사이드 히터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때로는 원포인트 서버로서, 때로는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로서 삼성화재에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꾸준하게 매 시즌 27경기 이상을 소화했고, 2021-22시즌과 2022-23시즌에는 리그 전경기를 소화했다.
18일 MK스포츠와 전화 통화를 가진 신장호는 “새로운 팀으로 이적을 하게 되었다. 외국인 감독님에게서 배워보고 싶어 이적을 꿈꾸게 됐다. OK금융그룹이 오기노 감독님이 오고 나서 성적이 좋아졌다. 나 역시 성적에 대한 갈망이 있었기에 도전을 택하게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데뷔 시즌 때부터 함께 한 삼성화재를 떠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기자와 전화 통화를 나눌 당시, 신장호는 숙소에서 짐을 챙기고 있었다.
신장호는 “삼성화재가 나를 드래프트에서 뽑아줬기에, 내가 여기 있는 것이다. 이 팀에서 함께 하고 싶었다. 무언가 아쉬운 마음이 있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해 떠난다”라며 “감독님께도 인사를 드렸다. ‘고생 많았다’라고 하시더라. 나 역시 ‘감독님, 많이 챙겨주셨는데, 죄송합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드렸다. 가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또 내가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신장호는 4라운더 출신이다. 보통 하위 라운드 출신 선수는 자리를 잡지 못하고, 프로 무대를 떠나는 게 냉정한 현실이었다. 그러나 신장호는 포기하지 않았다. 피나는 훈련을 통해 기회가 오길 꿈꿨다. 그리고 그 기회를 잡았고, 프로 선수에게는 꿈인 FA 권리도 행사하게 됐다.
신장호는 “내가 FA 권리를 행사하는 날이 올 것이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꿈같다. 솔직히 처음에는 몇 년 하다가 방출될 줄 알았다. 그러나 사람이 하려고 마음을 먹으니 또 되더라. 지금까지 간절한 마음으로 운동하며 왔는데,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미소 지었다.
OK금융그룹에서 해야 될 역할에 대해 묻자 “일단 배구에는 보이지 않는 범실과 보이는 범실이 있다. 기록지에 드러나는 부분이 보이는 범실이라 말한다면, 보이지 않는 범실은 쉬운 플레이를 어렵게 하거나, 처리할 수 있는 볼을 어이없게 처리하는 것들을 말한다. OK금융그룹은 범실이 많이 없는 팀이다. 그 부분을 생각하며 배구를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성적은 지명순이 아니라는 말처럼, 하위 라운드 지명에도 포기하지 않은 신장호. OK금융그룹에서 새로운 출발을 알린 신장호,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 보자.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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