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4년만에 복귀, 사내벤처 전격 해체…전환점 맞은 빅테크 자율경영 [매경데스크]

장용승 기자(sc20max@mk.co.kr) 2024. 4. 1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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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업계의 혁신 상징으로 여겨져 오던 자율경영 기조에 변화 바람이 일고 있다.

하루 자고 나면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별동대 중심의 자율경영 대신 본사구심점 역할을 강화해 전사적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간을 능가하는 AI가 내년에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하는 등 AI 대전환 골든타임이 길어야 2년 정도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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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기존 성공방정식 한계
구글 창업자 브린 현업 복귀
네카오, 본사집중 조직개편
‘AI전환’ 이끌 리더십 시험대
혁신 뒷받침할 생태계 시급

정보기술(IT) 업계의 혁신 상징으로 여겨져 오던 자율경영 기조에 변화 바람이 일고 있다.

하루 자고 나면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별동대 중심의 자율경영 대신 본사구심점 역할을 강화해 전사적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생성형 AI로 그려낸 회사 자율경영 이미지
1998년 래리 페이지와 함께 구글을 공동 창업한 세르게이 브린은 2019년 페이지와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지난해 현업에 복귀했다. 인터넷과 검색 혁명을 주도했던 구글이 오픈AI의 챗GPT 출시 이후 AI패권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그는 AI개발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 [사진출처 = 연합뉴스]
한국 IT 업계를 대표하는 네이버와 카카오도 이달초 일제히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디테일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흩어졌던 AI 역량을 ‘본진’에 집중시켰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개별 부문별 단위가 아니라 본사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AI 개발에 나서고, 그 기술을 사내 모든 기술 분야에 탑재하기 위한 전략이다.

네이버는 사내독립기업(CIC) 5곳을 사실상 해산하고, 본사 소속 12개 전문 조직으로 개편했다. CIC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조직에 독립적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하고, 자립할 역량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독립시키는 모델이다. 이는 그동안 네이버의 성장 엔진으로 평가받아왔지만 AI시대를 맞아 정리 수순을 밟게 됐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사업영역간 경계가 다시 한번 허물어지고 있는 인터넷 환경과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전사 차원의 전략으로 대응하고자 지난 9년간 네이버를 성장시켜온 CIC 중심의 체계 또한 변화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자율경영 기조를 종료하고 책임경영을 공식화한 카카오는 관련팀을 모아 본사에 AI 통합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정신아 카카오 신임 대표는 회사가 보유한 플랫폼 개발 경험에 최신 기술을 더해 ‘일상속 AI’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정신아 카카오 대표 [사진출처 = 각사]
이와 관련 최근들어 전세계적으로 ‘최고 AI책임자(Chief AI Officer, CAIO)’ 신설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는 “AI 기술 발전 속도가 눈부시게 빠르기 때문에 기존 리더십으로 이를 제대로 챙기기 어려운 구조”라며 “기업의 AI 혁신을 체계적으로 주도할 CAIO가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AI가 게임체인저로 등장하면서 과거 인터넷·모바일 시대에 통했던 성공 방정식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테크 업체들이 변화에 나선 것이다.

관건은 속도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간을 능가하는 AI가 내년에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하는 등 AI 대전환 골든타임이 길어야 2년 정도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그런만큼 CEO의 과감한 결단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최근 구글 AI 경쟁에 뒤처진 배경에 대한 분석기사에서 “자원을 결집시키는 데 문제가 있었다”며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합의를 중요시하는 경영자인데, 오픈AI와 격차를 좁혀야 하는 현 상황에선 이같은 리더십이 적합하지 않다는 우려가 사내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과감한 결단력을 내릴 수 있는 ‘전시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대라는 진단이다.

AI대전환은 비단 테크업체뿐만 아니라 전 산업이 직면한 과제다.

사회 전반적으로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사적으로 자원을 집중시켜 AI대전환을 이끌어낼 CEO 리더십이 본격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과감한 결단력은 기업 CEO 몫이다. 다만 결단력이 통할 수 있는 혁신문화가 정착해 AI대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정부와 국회에 주어진 숙제다.

장용승 디지털테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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