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가득 채우는 ‘17가지 한국의 香’… 세계인 홀리는 K-전시관

박동미 기자 2024. 4. 1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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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개막하는 '미술 올림픽'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가 지난 17일 한국관 전시 프리뷰를 시작으로 대장정의 닻을 올렸다.

11월 24일까지 '이방인은 어디에나(Foreigners everywhere)'라는 주제로 약 7개월간 펼쳐질 비엔날레는 올해 88개국이 국가관을 설치했으며, 전 세계 330명의 작가들이 운집한다.

베네치아 곳곳에서 한국 작가들의 병행전시도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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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개막… 7개월간 대장정 시작
韓 떠올리는 향기·드라마 결합
관객과 교감하는 이색공간 열어
김윤신 등 해외 활동 작가부터
유영국·이배 등 개인전 ‘눈길’
11월 24일까지 ‘이방인…’ 주제
88개국 330명 작가 작품들 선봬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가 사전공개를 시작했다. 본전시장에서 장우성의 ‘화실’(큰 사진 맨 왼쪽)과 이쾌대의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왼쪽에서 두 번째 작품)을 관람객이 살펴보고 있다. 비엔날레 본전시장 입구(오른쪽 위). 김윤신(〃 아래) 작가가 자신의 나무 조각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개막하는 ‘미술 올림픽’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가 지난 17일 한국관 전시 프리뷰를 시작으로 대장정의 닻을 올렸다. 11월 24일까지 ‘이방인은 어디에나(Foreigners everywhere)’라는 주제로 약 7개월간 펼쳐질 비엔날레는 올해 88개국이 국가관을 설치했으며, 전 세계 330명의 작가들이 운집한다. 이날 한국관은 구정아 작가가 참여하고 이설희·야콥 파브리시우스 공동 예술감독이 기획한 ‘구정아-오도라마 시티’를 선보였다. 내년 개관 30주년을 앞둔 특별전으로, 600여 편의 사연을 바탕으로 개발한 17종류의 향이 감각적인 ‘사색의 공간’을 완성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따르면 ‘구정아-오도라마 시티’는 약 3개월간 진행한 ‘한국의 도시, 고향에 얽힌 향의 기억’이라는 설문 조사를 토대로 기획됐다. 오도라마는 오도(향)와 드라마를 결합한 단어로, 구 작가의 작업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제다. 그는 향이 기억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어떻게 공간을 감지하고 회상하는지 탐구해 왔다. 즉, ‘오도라마 시티’는 후각과 시각의 접점을 찾아,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것을 발견하는 공간인 셈. 특히 17개의 향엔 다양한 사람들의 ‘한국 기억’이 담겨서 의미를 더한다. 예를 들면, 옷장 속 나프탈렌 냄새, 밥 짓는 냄새, 여름밤 공기 냄새, 공중목욕탕의 냄새 등이다. 이날 정병국 위원장 등 200여 명이 참석한 한국관 개막식에서 구 작가는 “볼거리 많은 비엔날레에서 사색적이고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을 구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비엔날레의 백미는 역시 아드리아노 페드로사 총감독이 직접 선정해 초청한 작가들의 본전시. 한국 작가로는 아르헨티나에서 오래 활동한 조각가 김윤신(89)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 중인 이강승(46), 그리고 한국의 미켈란젤로로 불린 이쾌대(1913∼1965)와 장우성(1912∼2005)의 작품이 선택을 받았다. 40여 년 나무 조각 작업을 해 온 김윤신은 정작 한국에선 주목받지 못했으나, 페드로사 감독의 안목으로 ‘뒤늦게’ 발견됐으며, 전시장 한복판에서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성 소수자의 삶과 역사를 드러내는 작업을 이어온 이강승은 신작 ‘무제(별자리)’를 선보인다. 양피지 그림과 금실 자수로 잊히고 사라진 이들을 애도한 설치물이다.

구정아 작가의 개인전으로 연출한 한국관. 검은 형상의 우스(OUSSS)가 하늘에서 막 내려온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PKM 갤러리 제공

베네치아 곳곳에서 한국 작가들의 병행전시도 펼쳐진다. 한국 추상 선구자인 유영국(1916∼2002)의 첫 유럽 개인전, 올해 30주년을 맞는 광주비엔날레의 아카이브 특별전, 프랑스서 활동했던 이성자(1918∼2009)와 ‘숯의 작가’ 이배의 개인전이 열린다. 대규모 특별전시도 개최된다. 19일 베네치아 몰타기사단 수도원에서 개막하는 ‘모든 섬은 산이다’는 역대 한국관 작가 38명(팀)의 출품작부터 신작까지 총망라한 8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한국미술만의 역동성과 다종다양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남미 출신 최초 비엔날레 총감독에 선임돼 화제를 모은 페드로사 감독은 그간 서구 사회에서 조명받지 못했던 다양한 예술가의 작품들을 대거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방인’의 개념을 원주민과 소수자에까지 확장했다는 평이다.

2022년 전쟁 여파로 참여하지 못했던 러시아는 올해도 국가관 전시에 불참했으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이스라엘 참가 금지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 운동이 벌어졌으나, 이스라엘은 국가관 전시에 참여했다. 20일 개막일에는 최고의 국가관과 대표작가에게 주는 황금사자상 등의 시상식도 열린다. 한국관은 전수천(1995), 강익중(1997), 이불(1999)이 특별상을 받았다. 또 독일관 대표로 참여했던 백남준이 1993년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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