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에 뜬 90년생 쓴소리맨…“대통령, 권위주의 이미지 탈피해야” [금배지 원정대]
김용태 국민의힘 포천가평 당선인
국민의힘서 최연소로 지역구 승리
5자경선 뚫고 본선까지 올라 당선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검토 필요
영수회담은 선택 아닌 필수적 부분
‘90년생이 온다.’
임홍택 작가가 2018년 이 제목의 책을 출간할 당시 보수정당에는 90년대생 지역구 의원이 전무했다. 2020년 총선을 치른 뒤 구성된 21대 국회에서도 미래통합당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올해 총선 이후 국민의힘은 드디어 ‘90년대생 지역구 의원을 보유한 정당’이란 타이틀을 얻게 됐다. 1990년생 김용태 경기 포천가평 당선인 덕분이다.
김 당선인은 이번 총선에서 생환한 여당 후보 108명 가운데 최연소다. 27살에 바른정당에 입당하며 일찌감치 정계에 발을 들였고 이준석계 4인방인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총선 과정에서 4인방 중 유일하게 개혁신당에 합류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에 남아서 5자 경선을 힙겹게 뚫고 본선에 진출했고, 피말리는 승부 끝에 포천가평에서 금배지를 달게 됐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이 이철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3.57%포인트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이번 총선에서는 김용태 당선인이 출구조사 패배 전망을 뒤집고 박윤국 민주당 후보를 2477표(2.1%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정권심판 바람이 강하게 불었지만 지역 주민들은 김 당선인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김 당선인은 “경기북부 지역이 전통적으로 여당이 우세한 지역인데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준엄한 목소리가 컸던 선거였다”며 “제가 계속해서 당을 향해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메시지를 내왔던 것이 반영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포천가평이 평균 연령이 높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께서 젊은 정치인을 만들어서 대한민국 정치를 바꿔보자는 생각들이 있으셨던 듯하다”고 부연했다.
김 당선인은 “대통령께서 권위주의적 이미지를 탈피해야 한다”며 “지난 2년간 국정 운영을 하시면서 국민 생각과 괴리된 부분이 있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 등에 대해서도 여당이 전향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당선인은 “국민적인 요구와 의혹이 있기 때문에 여당도 특검법을 무조건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했다. 다만 그는 “(특검을) 야당이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반대한다.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풀 수 있도록 여야가 더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당선인은 수직적인 당정관계를 개선하고 윤 대통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영수회담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정 일체란 대통령이 지시해서 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이 많은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통령실과 정부에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당선인은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나는 건 선택의 영역이 아니라 필수”라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개혁입법과 국정과제를 추진하려면 야당 동의가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그가 개혁신당 합류가 아닌 국민의힘 잔류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당선인은 “이준석 대표의 신당 창당론 역시 국민의힘이 잘 되길 바라는 협상 전략이라고 생각했다”며 “실제로 이 대표가 창당한다고 해서 가지 않겠다고 말씀을 드렸고, 국민의힘이 정말 세계적으로 모범적인 보수 정당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국민의힘을 정말 국민들께서 자랑스러워할 만한 건강한 보수정당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총선 이후 김 당선인은 이준석 대표에게 먼저 축하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김 당선인은 “이준석 대표에게 통화를 먼저 드렸고, 천하람 당선인과도 통화를 했다”며 “이 대표한테는 제3정당 후보로 지역구에 당선되는 일이 헌정사에서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말씀을 드렸고, 이 대표도 제가 경선을 뚫고 올라가는 과정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에 입성하면 지역구인 포천·가평을 위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특별법을 우선 챙기겠다고 했다. 김 당선인은 “포천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많고 가평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묶여있기 때문에 규제 측면에서 각종 산업이 발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자치권을 강화하고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대안이 경기북부 특별자치도”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긴밀히 협업하겠다고 덧붙였다.
보수정당 일원으로서 기후와 관련한 목소리를 내겠다고도 다짐했다. 김 당선인은 고려대학교 그린스쿨대학원에서 에너지환경정책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기후변화 현상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왔다. 김 당선인은 “국민의힘이 에너지 믹스에 있어서 원전을 강조하는 부분에는 동의하지만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여가는 것도 필요하다”며 “분산에너지 특별법이라든지 재생에너지(RE)100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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