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켈리 심리전' 황성빈이 밝힌 진심 "상대팀이 불편한 존재라고 생각해도..."

잠실=심혜진 기자 2024. 4. 1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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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황성빈이 1회초 1사 후 안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잠실=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27)이 연패 탈출의 선봉장이 됐다.

황성빈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 2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2득점을 올렸다. 공격과 주루에서 존재감을 보인 황성빈의 활약에 힘입어 롯데는 LG를 9-2로 제압하고 8연패를 탈출했다.

첫 타석부터 거침 없이 내달렸다.

1사 후 상대 선발 케이시 켈리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전 안타를 친 황성빈은 후속 빅터 레이예스의 타석에서 2루를 훔쳤다. 이어 레이예스의 2루수 방면 내야 안타에 3루를 거쳐 홈으로 전력질주했다. 타구를 잡은 2루수 신민재가 3루 승부를 택했지만 황성빈은 이미 3루를 돈 뒤 홈까지 내달리고 있었다. 그렇게 황성빈은 홈에서 세이프되며 선제 득점을 올렸다.

2024년 4월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2루 주자 황성빈이 1회초 1사 2루서 레이예스의 2루수 왼쪽 내야안타 때 홈으로 들어가고 있다./잠실=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팀이 2-0으로 앞선 3회초 1사에서도 켈리에게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누상에서는 켈리의 신경을 건드렸다. 켈리는 리드폭을 크게 가져가는 황성빈을 잡기 위해 1루로 견제구를 던졌다. 아웃 타이밍이었지만, 견제구가 빠지면서 오히려 황성빈은 2루까지 쉽게 진루할 수 있었다.

2-2로 맞선 5회 1사 1, 3루에서 투수 땅볼로 물러난 황성빈은 팀이 3-2로 역전한 7회 무사 2루에서 상대 실책으로 출루했다. 바뀐 투수 김유영을 상대로 내야 땅볼을 쳤는데, 유격수 오지환이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발 빠른 황성빈을 의식하다 서두른 듯 했다.

실책은 나비효과로 이어졌다. 롯데에게는 찬스였다. 무사 1, 3루에서 빅터 레이예스도 땅볼을 쳤다. 타구를 잡은 신민재는 병살로 처리하기 위해 2루를 밟고 1루로 송구하려 했다. 하지만 2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한 1루 주자 황성빈과 충돌하면서 공을 뿌리지 못했다. 결국 타자 주자와 1루 주자 황성빈이 모두 세이프됐고, 3루 주자 윤동희는 홈을 밟아 한 점을 더 올렸다.

이어진 무사 1, 2루 찬스를 놓치지 않은 롯데는 7회에만 5점을 더 추가하며 승부를 완전히 갈랐다.

2024년 4월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종료 후 LG 켈리가 롯데 황성빈에게 앞선 타석에서 파울 이후 타석에 천천히 복귀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고 이에 황성빈이 맞받아치면서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잠실=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몸을 사리지 않고 의욕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는 황성빈은 상대팀에게는 얄미운 존재다.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황성빈은 지난달 2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5회초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KIA 투수 양현종을 바라보며 2루로 가려는 동작을 여러 차례 취했다. 문제는 그 동작이 약을 올리는 듯한 깐족거리는 스텝이었다. 양현종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고, 황성빈이 과도하게 투수를 자극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후 김태형 감독의 제재로 그 동작을 하지 않기로 했다.

황성빈은 이날도 상대 선발인 켈리와 신경전을 벌였다. 3회 두 번째 타석 때였다. 황성빈은 파울 타구를 친 뒤 1루까지 내달렸다 천천히 타석으로 돌아왔다. 이때 불만 섞인 표정을 지었던 켈리는 이닝이 종료될 때 황성빈을 향해 쏘아붙였다.

이를 시작으로 양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와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허도환이 크게 분노를 표출하긴 했지만 다행히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경기 후 황성빈은 벤치클리어링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연패 기간이 길어져서 힘들었다.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연패를 끊을 수 있어서 기분이 많이 좋다"고 이야기했다.

황성빈은 "그동안 우리 팀이 경기 초반에 점수를 먼저 주고 따라가다가 경기가 끝나더라. 초반에 더 집중해서 출루했던 것이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의욕이 넘치는 플레이는 분명 팀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상대팀에게는 얄미운 존재다. 이러한 이미지에 대해 황성빈은 "제가 열심히 안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하는 이미지가 상대팀에게는 불편한 존재라는 것에 신경쓰면 내가 준비한 것을 못한다고 생각한다. 크게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 선배들도 '네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해서 좋다'고 해주시며, 많이 밀어주시고 응원해주신다"고 강조했다.

2024년 4월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황성빈이 3회초 1사 후 파울 타구를 친 뒤 천천하 타석에 복귀하고 있다./잠실=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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