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은행·보험은 쓰고 카드사는 못쓰는 '카톡' 왜

강지수 2024. 4. 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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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금융권보다 발송 메시지 많아 데이터 부담 민원
고객 동의 받아야만 '알림톡' 보낼 수 있어
카드업계, 지난해 말 당국에 규제 완화 요청

여러분들은 카드 사용 알림을 어떻게 받고 계신가요? 아마 어떤 분들은 문자로, 어떤 분들은 카드사 애플리케이션으로, 또 다른 분들은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로 알림을 받고 계실 텐데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결제 내역 등 카드사가 발송하는 대부분의 알림은 카톡보다는 문자나 앱을 통해 오는 경우가 더 많았던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에서 카드사를 더 자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카드사가 지난해 말 금융당국에 이와 같은 내용을 건의했기 때문인데요.

카드사들은 그동안 카카오톡 알림톡 등 모바일 메시지를 발송하는 데 있어 제한이 없는 은행 및 보험사 등과 비교해 차별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의 모바일 메시지 발송을 허용할 경우 고객들의 모바일 데이터가 과도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유독 카드사들의 모바일 메신저 발송을 제한하고 있다는 건데요.

카드사가 발송하는 메시지에는 결제 내역 등이 포함돼 있어 은행이나 증권사 등 다른 금융사들에서 보내는 메시지보다 그 숫자가 확연히 많다고 하는데요.

문자를 확인하는 데는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반면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하려면 데이터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비용이 듭니다. 이 때문에 관련 민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당국은 이런 소비자 후생을 이유로 그동안 카드사의 모바일 메신저 발송에 제한을 둬 왔습니다.

은행·보험사는 OK…카드사 "알림톡, 우리만 못해"

물론 고객 동의를 받으면 카드사들도 중요한 공지나 결제 내역 등을 카카오톡으로 발송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요구하는 것은 '고객의 동의 없이도' 모바일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권한입니다.

은행 등 타 금융업권과 비교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여기서 제기됩니다. 은행이나 보험사들은 이미 카카오톡 알림톡으로 여러 공지 등을 발송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알림톡은 옵트아웃(opt-out) 방식입니다. 은행이나 보험사가 고객에게 알림톡을 보냅니다. 이를 받은 고객이 수신을 원하지 않을 경우 거부를 하면 됩니다. 거부를 하지 않은 고객들은 계속해서 메시지를 받게 됩니다. 

반면 카드사들은 아예 처음부터 메시지 발송에 제한을 받습니다. 애초 가입당시 모바일 메시지 수신을 거부한 고객에게는 알림톡을 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법령으로 정해진 내용은 아니지만, 고객 동의 없이 알림톡을 보냈다가는 당국으로부터 눈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나 은행 등 다른 업권에서 이미 하고 있는 것들을 카드사들도 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광고성? 정보성? 어디까지 보낼 수 있나

카드업계는 지난해 말 금융당국에 이를 해소해달라는 건의했는데요.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한 범위 등을 정하며 막바지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카드업계와 당국이 중점적으로 논의 중인 내용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가장 먼저 카드사들이 고객 동의를 받지 않고 알림톡을 발송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법령에 명확히 정해진 내용이 없어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당국에 건의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는 카드사들이 알림톡으로 발송할 수 있는 메시지의 범위입니다. 알림톡으로 중요한 공지 등 정보성 메시지만 발송할 수 있는지, 마케팅 메시지도 보낼 수 있는지 등등 범위를 정해야 하는 건데요.

카드업계는 지난 2019년에도 금융당국에 모바일로 정보성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당시 당국은 이를 허용하되 모바일로 발송할 수 있는 메시지의 범위를 카드신청 확인안내, 카드발급 여부 안내, 카드배송 안내 등 비교적 경미한 내용으로 제한했습니다.

이번에는 모바일 메시지로 보낼 수 있는 내용의 범위가 이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카드사들은 현재 문자로 발송하고 있는 모든 알림을 알림톡으로 보낼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비용이 절약되기 때문이죠.

결제 내역을 알림톡으로 받아볼 수 있는지 여부는 이번 논의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카드사들도 이미 결제 내역을 카톡이나 문자 등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해 둔 상태여서 결제 내역보단 신상품 등을 소개할 수 있는 광고성 메시지(고객 수신 동의시 문자메시지만 가능)를 알림톡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큰 듯 합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발송하는 메시지가 워낙 많다 보니 당국과 범위를 정하고 있다"라며 "결제 내역의 경우 고객들이 회원 가입 시 수신 방법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결제 내역보다는 공지사항 등 정보성 메시지를 모바일 메시지로 발송할 수 있을지 여부를 당국과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광고성 메시지도 정보성 메시지에 포함할지에 대해선 당국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어 보입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카드사에서 정보성 메시지에 한해서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로 발송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요청했고 이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강지수 (jiso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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