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SK네트웍스 '렌터카 매각' 승부수 띄운 이유

강민경 2024. 4. 1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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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비용 911억·부채비율 573% 달해…모회사 부담 가중
재무개선·AI사업 드라이브…AI 관련 추가 M&A 가능성도
/그래픽=비즈워치

SK네트웍스가 자회사 SK렌터가 매각을 단행했습니다. SK네트웍스는 2018년 AJ렌터카 지분 42% 인수 후 SK렌터카로 사명을 변경, 지난해까지 73% 지분을 보유하다 올해 초 지분 100% 인수 마무리를 지으며 완전자회사로 보유하고 있었죠.

이번 매각은 지난달 말께 매각 관련 풍문이 한 차례 돈 후 2주 만에 구체화 된 건데요. SK네트웍스는 지난 16일 공시를 통해 SK렌터카의 우선 매각 협상 대상자로 홍콩계 사모 펀드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를 선정,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SK네트웍스가 보유한 SK렌터카 지분 100%를 8500억원 내외로 매매 계약을 맺는다는 게 골자입니다.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SK렌터카가 SK네트웍스의 '캐시카우'란 점에 있습니다. SK렌터카가 SK네트웍스 영업이익의 절반 가량을 책임지는 주요 자회사이기 때문이죠. 

실제 지난해 SK네트웍스 및 SK렌터카 영업이익은 각각 2372억원, 1219억원입니다. SK네트웍스 영업이익의 51% 이상이 SK렌터카에서 나왔습니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7.6%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도 지난해엔 8.6%로 1%포인트 오르며 상승세를 탔습니다.

SK네트웍스 및 SK렌터카 연간 실적 변화./그래픽=비즈워치

"SK렌터카만 팔아도 부채비율 절반될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SK네트웍스가 매각 결단을 내린 까닭으로 몇 가지 지목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재무구조 개선'입니다. 렌터카 사업은 대부분 차입을 통해 완성차를 대량 구매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요. 때문에 그간 SK렌터카는 SK네트웍스 연결 기준 차입금을 늘리는 원인이었습니다. 지난해부터 고금리가 지속, 자금조달 부담도 커졌습니다.

이호정 SK네트웍스 대표도 이러한 상황을 심각히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이 대표는 "지난해부터 지속된 고금리 기조에 렌탈 부문 이자부담이 늘어나 순이익이 급감했다"며 "올해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 재무건전성 강화를 목표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차입금의 이자부담을 이르는 '금융비용'을 살펴보면 보다 극명합니다. SK렌터카의 금융비용은 2021년 416억원에서 지난해 911억원으로 2년만에 119%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491.4%에서 573.6%로 80%p 이상 크게 늘었죠.

이에 지난해 SK네트웍스 금융비용은 1849억원, 부채비율은 322.6%에 달했습니다. "SK네트웍스는 이번 결정으로 수천억원대 매각대금으로 현금을 확보하는 것 외 매각 자체만으로도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인 이유입니다. 매각 후 SK네트웍스 부채비율이 현 기준 절반가량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한국기업평가는 "SK렌터카 매각으로 수익 기반이 약화하는 점은 다소 부담"이라면서도 "대규모 매각대금 유입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SK렌터카 차입금이 이관되는 등 재무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도 "이번 매각 건이 완료되면 SK네트웍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감소하지만 부채비율이 200% 미만으로 하락하며 이자비용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SK네트웍스 및 SK렌터카 재무현황 변화./그래픽=비즈워치

'렌터카'가 '매직'보다 덜 매력적인 까닭

또 다른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사업으로의 무게추 이동이 꼽힙니다. 전통 종합상사서 '렌탈 기업'으로 변신을 꾀했던 SK네트웍스는 향후 사업방향으로 'AI 중심 사업형 투자회사'를 표방하고 있는데요.

앞서 말했듯 렌터카 사업은 '완성차 기업으로부터 차량 구매→렌탈사업 영위'로 이뤄진 단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방식에 AI를 접목하긴 상당히 힘들 것이란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일각선 자회사 SK매직과 비교하기도 합니다. SK매직은 제품을 직접 생산함으로써 필요에 따라 AI를 녹일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이에 비해 SK렌터카는 제한적이라는 주장입니다.

지난 3월 16일 SK네트웍스 기업설명회 당시 SK렌터카 관련 언급이 없었는데, 이미 사업구조 재편서 걸러진 방증이었던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한편 SK네트웍스와 어피니티는 세부 실사 후 매각 본계약을 체결합니다. 본계약이 무난히 진행될 경우, 5000억원 가량을 투입해 SK렌터카 지분을 산 SK네트웍스로선 40% 이상 높은 가격에 매각하게 되는 건데요.

이에 SK네트웍스의 사업구조 재편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내에선 이를 기반으로 AI 사업 관련 추가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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