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접전, 짜릿한 승리, 김상준 감독은 미안하다고 했다

조원규 2024. 4. 19. 06: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성균관대 3학년 이건영

 

꼭 이겨야 하는 경기가 있다.

18일 열린 ‘2024 KUSF 대학농구 U-리그’(이하 대학리그) 성균관대와 중앙대 경기가 그랬다. 더 절실한 건 성균관대다.

현재 1승 2패다. 1승 상대는 조선대다. 조선대는 최근 6년간 대학리그에서 승리가 없었다. 2패는 중앙대와 동국대에게 당했다. 플레이오프 시드 순위 경쟁을 할 가능성이 큰 팀들이다. 이미 한번 졌는데 다시 질 수는 없다.

출발은 성균관대가 좋았다. 가드 이건영은 본인이 놓친 슛을 잡아 경기 첫 득점을 신고했다. 지난 중앙대와 경기에서 4득점에 그쳤던 이건영은 이날 1쿼터에만 9득점을 올렸다. 3개의 어시스트로 동료들의 득점을 도왔으니 팀의 쿼터 득점(22점) 중 2/3 이상은 이건영의 손에서 나왔다.

김상준 성균관대 감독은 동계 훈련 기간 “이건영이 재능은 있는데 소심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이날은 소심하지 않았다. 1쿼터에 양 팀 선수 중 가장 많은 5개의 슛을 시도했고, 가장 많은 4개의 자유투를 얻었다.

중앙대 양형석 감독은 경기 시작 1분 12초 만에 원건을 투입했다. 원건은 연속 5득점으로 2-4의 점수를 7-4로 바꿨다. 원건은 3쿼터까지 25분을 소화하며 3점 슛 2개 포함 19득점을 올렸다. 필드골 성공률 67%로 효율도 높았다. 

 

▲ 벤치가 더 익숙했던 중앙대 2년 원건 

 

성균관대도 벤치에서 나온 김윤성의 자유투로 역전에 성공했다. 김윤성은 부상으로 지난 중앙대와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김윤성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성균관대 경기력의 차이가 있다. 김윤성은 작년 대학리그 팀 내 블록슛 1위, 평균 리바운드 1위였다.

1쿼터는 성균관대가 22-18로 앞섰다. 구민교(4점), 이주민, 강성욱, 김윤성(이상 3점)의 고른 득점이 이건영의 공격적인 경기 운영과 조화를 이뤘다.

중앙대는 원건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의 슛이 말을 듣지 않았다. 1쿼터 6분 28초, 임동언의 슛 성공 이전에 강현수만 자유투로 4점을 올렸다. 임동언의 슛 성공 이후로 서정구와 고찬유의 슛이 들어가며 점수 차를 좁힌 것은 다행이었다.

2쿼터는 좀처럼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1쿼터 10분 동안 40점을 합작한 두 팀은 2쿼터 5분 51초가 지날 때까지 6점만 합작했다. 먼저 치고 나간 것은 중앙대다. 원건과 강현수의 속공을 앞세워 리드를 잡았다.

문제는 속공 외에 필드골 성공이 없었다는 점이다. 서지우의 2점을 제외하면 속공과 자유투 득점이 전부였다. 세트오펜스에서 던진 13개의 슛 중 단 하나만 림을 통과했다. 5개의 많은 턴오버도 부담이 됐다.

3쿼터에 중앙대의 턴오버는 6개로 늘었다. 성균관대는 3쿼터에만 6개의 스틸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주민과 구민교, 김태형이 득점 사냥에 나섰다. 세 선수는 3쿼터에만 20점을 합작했다. 중앙대의 3쿼터 득점(19점)보다 많다. 성균관대는 2점을 앞서며 쿼터를 마무리했다.

2쿼터에 4개를 성공했던 중앙대의 속공은 1개로 줄었다. 속공 외의 득점이 살아난 것은 다행이었다. 그러나 3점 슛은 살아나지 않았다. 2쿼터와 3쿼터에 8개의 3점 슛을 던졌는데 림을 통과한 것은 단 하나였다.

성균관대도 사정은 같았다. 3쿼터까지 21개의 3점 슛을 던져 2개만 성공했다. 4쿼터에도 3점 슛이 문제가 됐다. 6개를 던져서 1개만 들어갔다.


▲ 4쿼터를 지배한 구민교

 

그런데 구민교가 있었다. 구민교는 4쿼터에만 12점을 몰아넣었다. 2쿼터까지 6점 2어시스트를 기록했던 당찬 새내기가 3쿼터 이후 19점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4쿼터에만 4개의 리바운드와 1개의 블록슛을 추가했다.

2분 22초를 남기고 9점을 뒤진 상황에서 중앙대가 작전타임을 요청했다. 작전타임 후 고찬유가 2개의 3점 슛을 성공시키며 점수 차를 3점으로 좁혔다. 거기까지였다. 이후 중앙대의 3점 슛이 연거푸 림을 외면했고 경기는 4점 차 성균관대 승리로 끝났다.

경기 후 구민교는 “감독님이 적극적인 공격을 원하셨다. 믿어주셔서 감사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겨울에 준비했던 외곽에서의 플레이를 많이 못 보여준 아쉬움도 있지만, 오늘은 꼭 이겨야 하는 경기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김상준 감독도 “오늘도 지면 패배에 익숙해질 수 있다. 오늘은 꼭 이겨야 했다”며 “경험 없는 선수들을 넣으면 흐름을 뺏길 수 있어서 많이 뛰었던 선수들 위주로 갔다. 많이 못 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 성균관대 김상준 감독과 구민교

 

성균관대는 2쿼터까지 공격 진영부터 상대를 압박하는 수비를 했다. 3쿼터에는 수비 진영으로 압박의 범위를 좁혔고, 성공했다. 중앙대는 이날 18개의 턴오버를 범했는데 3쿼터가 6개로 가장 많았다.


중앙대는 원건 카드를 준비했다. 작년 대학리그 출전 시간이 전혀 없는 2학년 선수다. 올해도 이 경기 전까지 조선대전만 뛰었다. 그런데 이날은 30분 25초를 뛰며 20득점을 기록했다.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이고, 57%의 필드골 성공률로 효율도 높았다.

턴오버와 자유투가 아쉬웠다. 3쿼터 이후에만 8개의 스틸을 당하고 6개의 속공을 허용하며 상대의 기를 살려줬다. 자유투 성공률도 59%(10/17)에 그쳤다. 24개를 던진 성균관대보다 자유투 실패가 1개 더 많았다. 성균관대는 자유투로만 8점을 더 넣었다.

중앙대도 성과는 있다. 1차전에서 9점 차로 승리하여 맞대결 득실마진이 +5다. 리그가 끝나고 성균관대와 승점이 같으면 중앙대가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 이후 일정은 4월 30일 조선대, 5월 8일 동국대다. 팀을 정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저학년 선수들이 경험을 축적해가는 것도 긍정적이다. 백코트의 이경민과 유형우, 프론트코트의 서지우와 서정구는 이미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임동일, 원건 등 새 얼굴이 나타났고 김두진, 정세영, 진현민 등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4쿼터까지 선수들에게 주어진 출전 시간은 총 200분이다. 성균관대의 1, 2학년 선수들은 134분 44초를 소화했다. 팀 출전 시간의 67%다. 중앙대는 69%로 더 높았다. 경험 부족도 드러났다. 슛을 던질 때 특히 그랬다. 두 팀이 공통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성균관대는 반전에 성공했다. 중앙대는 정비가 필요하다. 두 팀의 사령탑은 대학 무대만큼은 검증됐다. 양형석 감독은 2014년 정규리그 8위였던 팀을 부임 첫해부터 5위, 3위, 2위로 성적을 끌어올렸다. 2017년에는 정규리그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멀어졌다.

 

▲ 중앙대 양형석 감독

김상준 감독은 2014년부터 성균관대를 맡았다. 부임 후 첫 3년은 10위, 12위, 10위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4년 차에 5위로 성적이 급등했다. 다음 해는 3위로 올렸다. 2019년에는 플레이오프 결승에 올랐다. 왕조를 구축했던 중앙대, 경희대, 고려대, 연세대를 제외한 최초의 결승 진출이었다.

검증된 두 감독이 다음 경기를 어떻게 준비할지 지켜보자.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 조건은 충분하다.

#사진_신혜수 인터넷 기자, 점프볼DB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